꺾여버린 황금나무 아래에
1장
역겨운 유황 냄새가 코를 찌르는 날이다.
오늘은 더욱 그것이 심하다.
아침부터 진(陣) 안이 매우 소란스러웠다.
선두에 자리 잡은 부대의 황금나무 대장기(大將旗)가 거센 바람에 부러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로데일군의 사기는 꺾이지 않았다. 오히려 이를 화산관의
도발로 받아들여 군사들 사이의 분위기는 더욱 격양되었다.
최근 갤미어에서 황금나무에 반기를 들고 그곳에 있는 작은 황금나무를 불태운 것이 화근이었다.
우리는 그 죄를 물어 갤미어에 왔고 이
원정이 끝나면 역적 라이커드는 목이 잘려
흉조가 버려진 지하에 그 시체와 함께 던져질 것이다.
황금나무를 모독하는 것은 결코 용납될 수 없다.
아침 식사가 끝나자 조향사 타르만이 나에게 다가왔다.
“이봐 리안, 몸도 좋지 않으면서…자네 홀어머니도 생각해야지”
저번 작은 황금나무의 불씨가 도미눌라까지 날아와 풍차 목장 여러 채가 불타고 있을 때
그곳에서 시체를 거두고 잔해를 치우며 새로 알게 된 사람이었다.
당시엔 몰랐는데, 이번 원정에 오면서 그가 조향사로 이 전쟁에 지원했다는 것을 알았다.
“예, 그렇지만 이 전쟁에서 공을 세우면 그 보상이 꽤 짭짤하다나 봐요.
무엇보다도 요즈음 로데일에 사람이 너무 몰려서 오죽하면 하층 교회에서조차 감당을 못한다니까요. 살고 있던 집조차 뺏길 지경이에요.”
얼마 전 전쟁의 신이 이끄는 붉은 군대와의 싸움 이후 성 밖에선 매일 비명소리와 시체를 태우는 냄새가 진동하였다. 불안해진 사람들은 점차 도읍 안으로 몰려들었고 이내
하층은 사람들로 가득 차버리게 되어 원래 있던 사람들과 거주권을 갖고 갈등을 빚게 되었다.
“그래서 좀 더 나은 집으로 배정받을 겸 이곳에 왔다? 허 참.”
타르만은 어이가 없다는 듯 헛웃음을 치며 먼 산을 바라봤다.
“내가 자네보다 연장자로서 그리고 전쟁 경험이 많은 사람으로서 충고하나 하지.”
그 후 타르만은 내 귀에 딱지가 앉도록 전쟁을 가볍게 보아선 안 된다는 말을 몇 번이고 되풀이했다. 늙은이의 지겨운 충고가 끝난 것은 집합 명령이 떨어졌을 때였다. 급히
자리를 떠나려던 나에게 그가 작은 유리병 하나를 건넸다.
“마음만은 감사하지만 이런건 전투중에 쉽게 깨져서 파편이 몸에 박힐 거에요. 다음에 받을게요”
“아니, 이건 광열의 향약이라 부르는 건데 나 같은 조향사들이 격렬한 전투로 가망이 없는 부상병들에게 쓰는 약이야. 마시면 감각이 둔해져 다친 것도 모르고 싸우게 되지만
그만큼 상처 부위는 크게 무리가 가기 때문에 복용자는 얼마 못 가 죽게 되고 말아. 자네가 이 약을 쓰게 되는 상황이 오지 않았으면 좋겠지만…만약 쓰더라도 싸우기 위해서
가 아닌 도망치기 위해 썼으면 하는 바람이야. 꼭 살아서 돌아오게.”
이 말을 끝으로 그는 조향사들이 모인 곳에 돌아갔다. 내 손에는 마시면 죽는 향약이 들려있었지만, 이것을 써도 되는지 확신이 서진 않았다. 급히 허리춤에 약을 숨기고 집합
장소로 이동하여
새로운 명령을 기다렸다. 황금색 잔디가 있는 이 땅도 어쩌면 지금이 마지막으로 밟는 것일지도 모른다.
2장
끊어진 죄인교의 복구가 다 끝났다는 말이 무섭게 진군하라는 명령이 떨어졌다.
나무판자로 그럴듯한 모양을 만들고 줄로 엮어놓아 제법 모양이 나온 다리는
무거운 공성 자재들이 하나하나 건너갈 때마다 기분 나쁜 소리를 내었으나
다행히 끊어지는 일은 없었다.
며칠 전 우리보다 빨리 화산관을 향한 선발대와의 연락을 취하기 위해
부대에서 발이 빠른 자 몇몇은 날이 밝기도 전에 떠난 모양이었다.
“거기 절름발이, 좀 비키지 그래?”
오르막길이 심해 돌부리에 자꾸 넘어지려던 내 뒤에서 누군가의 짜증 섞인 목소리가 났다.
뒤를 돌아보자 빛나는 나무가 그려진 황금 코트를 입은 병사가 보였다. 대열에서 점차 뒤처지고
있었기에 나는 아무 말 없이 걸음을 멈추고 옆으로 믈러섰지만 불만은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
“도대체 얼마나 급했으면 이딴 놈까지 데리고 가는 거야? 다 타버린 황금나무 살리려고 온 거냐?”
“형님, 말씀이 심하십니다. 그만하고 가시지요.”
뒤에서 일행으로 보이는 남자가 나와 그를 말렸다.
“아우야, 내 말이 맞지 않느냐? 우리가 올라오면서 팔다리 하나 병신인 놈들 여럿 보지 않았니?
어디 제대로 싸우기나 하겠어? 이게 우리더러 죽으라고 보내는 거지 싸우라고 보내는 거냐?”
그는 노골적으로 내 쪽을 바라보며 눈을 부라렸다. 그러고선 일행의 말에도 아랑곳하지 않은 체 침을 뱉고는 나를 잠깐 째려보다 다시 산을 올라갔다.
분명 사정이 있겠지. 한순간 감정이 격해져서 그랬을 거야. 라고 생각하며 애써 아무렇지 않은 척해보았지만, 일개 창잡이 졸개인 내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안 아픈 척 더
열심히 걷는 수밖에 없었다.
“거기 무슨일이야?”
말없이 고개를 숙인 상태로 땅만 바라보고 있자니 나에게 말을 걸어준 사람의 두 발이 다가오는게 보였다.
고개를 들자, 앞엔 콧수염이 덥수룩한 한 중년 남성이 인자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방금 그 자식 말은 무시해. 꼴에 도읍인이라고 졸개가 아닌 병사로 왔나 본데 그런 놈들한텐 축복한 줄기조차 아까워. 그쪽이 어쩌다 여기에 지원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우리
모두 각자 사정이 있어 여기에 모인 것이니 그리 괘념치 말아요.”
자신을 칼슨이라 소개한 남자는 위로의 말을 건넨 후 내 어깨를 가볍게 두드리며 앞으로 나아갔다. 내색하진 않았지만 그의 뒷모습 역시 어깨가 무거워 보인다. 나 역시 발걸
음을 내딛을수록 아무런 생각도 하기 싫어졌다.
지금 7장 쓰는 중임
우선 1장과 2장부터 올림
원본은 화산관을 토벌하러 온 로데일 군이 처참한 결말을 맞이하는 문학인데, 그거 후속작임
복붙해서 띄어쓰기랑 들여쓰기 오류가 많음
줄바꾸먄서 엔터 한번씩 더친거같은데
개추
그러고 보니 왜 겔미어 작은 황금 나무만 꼴이 말이 아닌가 했는데 이거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