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근래의 생활은 더없이 행복하였다.
살아가는 현실에 도피해서, 희망으로 점철된 프롬갤에 시선을 두는 것은, 참으로 이상적인 낙원과 다름없던 순간이었다.
돈 걱정 여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어, 장장 몇 년을 뚜렷한 의미도 없이 방황하던 나다.
그러한 나에게 fromsoftware gallery는 둘도 없이 훌륭한 피난처이자, 또한 여호와가 신자들에게 약속한 안식의 땅과도 같았다.
나는 다시금 등장한 모세였다.
이것은 단지 세속의 유흥적인 의미를 초월하여, 오롯하게 자아를 실현하고 실존적인 의미를 스스로 들여다보려는 신념의 발로일 것이다...... 그것이 천부당만하였다.
물론, 단지 그뿐은 아니었다.
으레 모든 게임들이 그렇듯, 완벽할 수는 없는 법.
잠자코 생각하여 보건대, 그것이 지극히 일반적이기는 하였으나. 겨우 1할, 아니 몇 푼, 고작이나마 몇 리를 차지할 정도의 잡념이 있기는 했었다.
나는 이따금씩 불안감이 들었다.
기원을 알 수 없는. 미지에서 발원한, 스스로도 그 이유를 모를. 다만 왜인지 긴가민가한 까닭으로 한밤중 이불을 끌어안게 될 정도의 불안감.
종종 그렇기는 하였다.
살아온 삶 전체가 불안과 우울로 얼룩져 있지 않았나?
생경토록 익숙한 일이겠지만, 도저히. 구역질이 치밀 정도로 익숙해질 수 없는 감각이기도 했다.
나는 어떻게 해야 하지? 뭘 더 할 수 있지? 내가 꿈꾸던 것은? 잘 하고 있던가.
의문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나는 단지, 다만 단세포 유기체처럼, 그저 멍하니 밤하늘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불안에서 벗어나는 방법에 대해서는 들은 바가 있었다.
어릴적, 어머니께서 지나가듯 읊조리신 그 이야기.
"어쩌다 이유없이 불안해진다면, 필시 그 원인과 똑바로 맞서야 한단다. 시선을 돌려서는 안 돼."
나는 그것을 떠올리고, 필사적으로 불안감의 원인을 찾으려 안간힘을 썼다. 듣자 하니 도망친 곳에 낙원이란 없는 법이었다.
그리고 마침내, 엘든링과 엘밤통의 모든 도전과제를 끝내고도 며칠이 훌쩍 지나서야. 내 생각의 허점을, 또한 염원처럼 깃든 한 가지 의문점을 발견해낼 수 있었다.
미켈라가 똥을 푸다닥❗+싼다면, 영체에 불과한 그지만, 과연 소프트 아이스크림 기계의 초콜릿 아이스크림처럼 뿜어져 나오게 될까.
직후 바깥의 상온에 노출되어, 이내 딱딱하던 것이 연해지는 작용까지도 변함이 없을까?
혹, 골프장의 스프링쿨러처럼 처연히, 또 동시에 격렬히 그 흙색의 액체와 고체 혼합물이 뿜어지듯...... 시오후키처럼 그 인공적인 잔디에 수분과 영양을 공급할까.
도저히 답을 찾을 수 없는 난제.
세계의 불가사의들 중 당당히 한 자리를 꿰차는 것을 넘어서, 오직 하나의 권위 혹은 지위, 그러한 위치까지 오를 수 있는 근본적인 의심.
어떤 아름다운 것도 언젠가는 쇠퇴하고, 우연이나 자연의 무상한 이치로 모습이 망가지지만.
그러나 미켈라의 영원한 엉덩이만은 절대로 시들지 않을 터.... 그러니 턱을 짚고 고민할 시간은 충분하리라 여겼다.
나는 몇 초, 몇 분, 몇 시간, 며칠, 몇 달을 일찍이 고민했다. 밥 먹을 때, 잠을 잘 때, 게임을 할 때, 자위를 할 때, 넘어서 의식하는 시간, 의식하지 않는 시간까지도.
다만 여전히 진리라 부를 법한 답안을 찾아내지 못하였을 뿐이다.
그저 나는 하루라도 빨리 알고 싶었다.
이것은 지식에 대한 욕망. 또 욕망에 대한 욕망이자, 나 자신에 대한 호기심이었다.
시간은 전혀 흘러가는 것 같지 않았고, 그래서 마치 미지근한 웅덩이 같았다. 미켈라의 설사똥이 모이면 정작 어떠할지. 닫힌 방 안의 공기처럼 모든 게 조용하고 가만히 있었다.
그게 나의 세계였다. 난 그게 좋았다.
미켈라의 탱글탱글한 엉덩이. 그 튼실한 구멍에서 쏟아질 그것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이 좋았다.
그래. 나는 미켈라의 똥, 혹은 엉덩이를 사모한 것이 아니다.
그저 그것을 고뇌하는 나 자신, 더하여 그러한 감각. 그것이 따뜻하고 안락한, 불 꺼진 채 모니터 불빛만이 점멸하는, 나의 거처가 어릴적의 화목하던 가정을 수면 위로 오르게 하여서.
나는 미켈라를 좋아했던 것이다. 사랑하고 사모했던 것이다.
나는 고작 차가운 반신을 사랑한 것을 넘어서, 나의 빛바랬으나 찬란하였던 과거를 그리워했던 것이다. 아아.......
초라한, 라단 캐릭터가 그려진 기억 속의 낡은 벽지가, 어째서 해가 지기 직전의 그 잠시간 황홀할 정도로 사랑스러워지는지.
그 풍경을 멍하니 회상하며 내 안에 새겨지는 고요, 또 영문을 알 수 없는 고립이 달달하고 또 답답하여 울고 싶었다.
그러니 미켈라. 그녀가 부디 스스로 알려주었으면 한다.
너는 똥을 어찌 싸느냐.
어떤 과정을 거쳐서, 또 어떻게 배출하는 것이더냐.
나는 단지 알고만 싶을 뿐이다.
유언장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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