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탁의 중앙홀은 마치 헤비급 챔피언 아레나처럼 폭발 직전의 열기로 가득 차 있었다. 수녀의 멱살을 잡아 밀어붙이는 앳된 무녀의 목소리에는 평소답지 않은 노기가 잔뜩 서려 무섭게 갈라져 있었다.


이번 달만 3번째로 '원탁에서는 싸우면 안 된다' 는 규정이 무너지는 순간은 평소의 무녀였다면 입에 담기 어려웠을 육두문자로 시작되었다. 


무녀에게 멱살을 잡힌 수녀는 귀엽다는 듯이 피식 웃으며 대꾸했다. 



" 니 오빠가 니 물건이냐? 내가 긴빠이를 쳐? 니 오라버니가 제 발로 밧줄이랑 아날플래그 들고 맨날 밤마다 내 침대로 기어오는 게 언제부터 긴빠이였냐? 이 패배자위환자야.   "


그 말에 이성이 끊어진 무녀가 수녀의 얼굴을 있는 힘껏 후려쳤지만, 이미 그녀의 오빠와의 10판의 레슬링으로 온 몸의 음기를 사혈해낸 수녀의 몸은 매우 가볍고 건강한 상태였다.



" 네가 제일 좋아하는 선물이야. 이건 긴빠이 쳐온게 맞긴 해~  " 



수녀가 근력 D따리에 불과한 무녀의 작고 하얀 주먹을 가볍게 잡아채고는, 무녀의 얼굴에다 잽싸게 갈색 얼룩이 묻은 유목민족 청년의 속옷을 덮어씌웠다.



" 맛이 달달하지? "



푹 삭1은 밤꽃과 퀴퀴한 해산물 냄새, 그리고 희미하게 풍기는 누구의 것인지 모를 오줌과 배설물 찌린내가 흥분한 무녀의 코를 찔렀다. 고약하면서도 왠지 페로몬을 자극하는 거부할 수 없는 냄새에 당황해, 몸에 힘이 빠진 무녀가 풀썩 주저앉았다.


무녀는 본능적으로 얼굴에 묻은 팬티를 탐욕스럽게 잡아챘으나, 차마 자기 손으로 코에서 그것을 떼어내진 못했다. 속옷의 냄새를 흡입할수록 무녀의 정신이 조금씩 무너져내렸다. 슬픔과 패배감, 배덕감이 뒤섞인 쾌락 , 상실감, 오라버니와 어릴 때 서로 음부를 만지며 놀던 기억... 온갖가지 희노애락이 교차하는 추악한 감정이 무녀의 얼굴에 흉측하고 비참한 음영을 드리웠다. 수녀가 그 모습을 보며 가슴골 사이에서 시가를 꺼내 불을 붙이고는, 무녀의 얼굴에 담배연기를 훅 뿜어냈다. 



" 너는 이래서 늘 뺏기는 쪽인 거야, 이 트.위터나 하는 찐따 학생회장 년아. 니 오빠는 이제 다 큰 어른이야. 꼬맹이랑 노는 건 재미없을거라고~ 내가 니 오빠를 어른으로 개조시켜놨으니까. "


" 우으으... 으으... 우으아아아앍!!! "



정신이 완전히 무너진 무녀가 실성하여 신음인지 괴성인지 모를 비명을 질렀다. 무녀의 목소리는 분명십 대 후반 소녀의 모습에 어울리는 앳되고 명랑한 소리였으나, 이 절규에 섞인 감정은 소리를 듣는 원탁의 모두에게 마치 잔해의 왕의 그것과 같은 느낌을 연상시켰다.


이성을 잃은 무녀는 결국 '원탁에서 분쟁이 일어나면 최소한 주먹 대 주먹 선에서 해결하라' 는 마지막 최후의 룰을 깨버리고, 엉덩이에 꽂아둔 지팡이를 뽑아 카리아의 속검으로 수녀의 얼굴을 그어버리고 말았다. 평소 무녀가 선보이던 춤사위 같은 우아한 단검술은 온데간데 없고, 마치 정신이 불안정한 말라깽이 중학생이 덩치큰 양아치 동급생에게 커터칼을 휘두르듯 어설프고 포악스런 움직임이었다. 



" 우아아아아아아!!! "



기어이 피를 보고 만 수녀의 눈도 점점 진짜로 살기를 띠기 시작했다. 수녀도 이어 완전히 진심으로 하겠다는 듯 비장한 얼굴로 엉덩이에서 구슬 여러개를 후두둑 잡아 뽑았다. 



" 아, 이게 아니지. "


  

그리고는 뽑은 구슬을 옆으로 던지고 입속에서 흉측하게 생긴 뼈를 뽑아 치켜들었다. 그녀가 바닥에 던진 비즈는 옆에서 구경하던 무뢰한이 황급히 주워서 혀로 핥아보았다. 




" 맛이 달달하구나... "







여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