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도 평소와 다름없이 새벽까지 휴대폰을 붙잡고 있었습니다.

창문 밖에는 비가 오고 있었고
방 안은 모니터 불빛만 희미하게 깜빡이고 있었지요.

언제 잠들었는지도 모른 채 눈을 감았는데
꿈 속에서 나는 끝없이 이어지는 지하철역에 서 있었습니다.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전광판은 고장난 듯 같은 문장만 반복하고 있었고
플랫폼에는 바람 소리만 메아리쳤습니다.

곧이어 어디선가 안내방송 같은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막차가 곧 도착합니다."

처음에는 별 생각 없었습니다.
그저 이상한 꿈이구나 싶었지요.

하지만 방송은 점점 가까워졌습니다.

"막차가 곧 도착합니다."
"곧 도착합니다."
"도착합니다."

마치 내 귓가 바로 옆에서 속삭이는 것처럼.

나는 두려워 도망치기 시작했습니다.

계단을 뛰어오르고
닫힌 개찰구를 넘고
끝없는 복도를 지나쳤지만

어째서인지 역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를 즈음
저 멀리 어둠 속에서 전조등 하나가 보였습니다.

그리고 나는 잠에서 깨어났습니다.

새벽 네 시였습니다.

목은 바짝 말라 있었고
손끝은 식은땀 때문에 축축했습니다.

괜히 답답해서 편의/점에라도 다녀오려 밖으로 나갔습니다.

비는 이미 그쳐 있었고
거리는 이상할 정도로 조용했습니다.

가로등 아래 젖은 아스팔트만 희미하게 빛나고 있었지요.

나는 멍하니 하늘을 올려다보았습니다.

구름이 걷힌 밤하늘에는 별이 몇 개 떠 있었습니다.

그 순간
문득 깨달았습니다.

그 목소리는 나를 부른 것이 아니었습니다.

잊혀진 것들이
자신들을 기억해달라고 외치고 있었던 것입니다.

먼 옛날
이 도시에는 마지막 열차가 끊기지 않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술에 취한 청춘들이 웃으며 거리를 걸었고
새벽의 편의/점에는 라면 냄새와 음악 소리가 가득했습니다.

불 꺼지지 않는 간판 아래에서
누군가는 사랑을 고백했고
누군가는 울었고
누군가는 미래를 이야기했습니다.

그 시절 사람들은 믿었습니다.

내일이 반드시 올 것이라고.

하지만 시간은 너무 빨랐습니다.

자주 가던 가게는 사라지고
친구들의 번호는 더 이상 연결되지 않고
매일 지나던 거리조차 낯선 건물들로 바뀌어 갔습니다.

그리고 어느새
그 시절은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 과거가 되어버렸습니다.

별들은 내게 속삭였습니다.

"우리를 기억해달라" 고.

새벽 공기의 냄새를 기억하는 너라면
비 오는 골목의 불빛을 기억하는 너라면
한때 이 거리를 채웠던 웃음소리를 기억해줄 수 있지 않겠느냐고.

나는 그 말을 듣고 괜히 울 것만 같았습니다.

사람은 사라져도
기억은 어딘가에 남는다고 하지 않습니까.

언젠가 우리도 모두 잊혀지겠지만
누군가의 머릿속에서 단 한 번이라도 떠오를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한 것 아닐까요.

그래서 부탁드립니다.

늦은 밤
편의/점 삼각김밥을 들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괜히 옛날 생각이 날 때면

우리를 잠시 떠올려주세요.

새벽 두 시의 감성에 취해
쓸데없는 음악을 듣던 사람들도 있었다는 걸 기억해주세요.

그리고…

제 추억 속 선조들은
무엇보다도 다크소울 리마스터의 복지소를 좋아하셨습니다.

부디 그분들을 위해
장대, 생지도, 쇠스랑, 쐐기의 자우, 성수의 꼬리를 풀강으로 복지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태양제단 적납 moonlight 긋 했습니다.

고맙습니다.

- dc official A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