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장막이 내려앉은 림벨드의 폐허 위로 차가운 바람이 불었다.
무뢰한은 늘 그랬듯 거친 손으로 도끼를 어깨에 걸친 채 앞을 걸었다. 뒤에서는 학자가 낡은 마도서를 품에 안고 조용히 따라왔다.
"조금만 천천히 가면 안 되겠나."
학자의 투덜거림에 무뢰한은 고개도 돌리지 않았다.
"적이 기다려 주진 않으니까."
무뚝뚝한 대답이었다. 학자는 못마땅한 표정을 지었지만 더 말하지 않았다. 사실 그는 알고 있었다. 무뢰한이 앞장서는 이유는 단순히 성격 때문만이 아니라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라는 것을.
얼마 지나지 않아 그림자 속에서 밤의 괴물이 튀어나왔다. 학자가 주문을 외우려는 순간, 무뢰한이 먼저 몸을 던졌다. 거대한 도끼가 허공을 갈랐고 괴물은 비명을 지르며 쓰러졌다.
하지만 그 대가로 무뢰한의 팔에는 깊은 상처가 남았다.
"멍청한 인간."
학자는 다급히 다가가 치유 마법을 펼쳤다.
푸른 빛이 상처를 감싸자 무뢰한은 어색한 표정을 지었다.
"이 정도는 괜찮은데."
"괜찮긴. 조금만 늦었어도 팔을 잃었을 걸세."
학자의 목소리는 평소보다 낮고 떨리고 있었다.
무뢰한은 그제야 그 얼굴을 바라보았다. 차갑고 이성적이기만 하던 학자의 눈에 걱정이 선명하게 담겨 있었다.
순간 가슴 한구석이 묘하게 저려 왔다.
"왜 그렇게까지 신경 쓰지?"
무심코 나온 질문에 학자는 말을 잃었다.
한참 뒤에야 그가 작게 웃었다.
"자네가 없으면 내 연구도, 여행도 끝이니까."
"그것뿐인가?"
무뢰한의 재촉에 학자는 시선을 피했다.
모닥불이 타오르며 둘 사이를 붉게 물들였다.
"...아니."
짧은 대답.
무뢰한은 더 묻지 않았다. 대신 조용히 학자의 곁에 앉았다.
침묵은 길었지만 불편하지 않았다.
밤의 통치자가 지배하는 잔혹한 세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둘은 수많은 전장을 함께 지나왔다. 처음에는 이해관계뿐인 동료였지만, 어느새 서로의 빈자리를 상상하기 어려워졌다.
학자는 조심스럽게 무뢰한의 어깨에 기대었다.
평소라면 밀어냈을 남자였지만, 무뢰한은 아무 말 없이 그 무게를 받아들였다.
멀리서 밤의 괴성들이 울려 퍼졌다.
그러나 그 순간만큼은 두 사람 모두 두렵지 않았다.
어둠은 여전히 깊었지만, 적어도 서로가 곁에 있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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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자 철의눈으로 바꿔와라 당장
야스 어디감
한줄요약좀
걍디지셈
왠진모르겠는데 플라토닉한게 더 좆같은 거 같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