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미켈라와 라단이 맺은 '약속'은 무엇일까.

각종 대사, 정보를 통해 다음과 같은 추측을 할 수 있다.


a15714ab041eb360be3335625683746f0253452ed6a6e989d63c66f89d12cd6ed9e256f5e76be1b16de3ac2efc


a15714ab041eb360be3335625683746f0253452ed6a6e989d63c66f89d15cd6e23f8ed002d2510c0a7ae427471



약속이 지켜지면(조건) -> 약속이 이행되리라(결과)


이 약속이라는 말이 조건과 결과 양쪽에서 쓰여서 상당히 골치아프게 만들어놨지만

어쨌든 후자의 '약속의 이행'은 라단이 약속의 왕이 되는 것으로 이해해도 틀림이 없을 것 같다.


그럼 전자의 '약속의 지켜짐'은 무얼까.

미켈라는 주체를 '우리'로 하고 있으며, 미켈라가 우리라고 할 만한 건 말레니아밖에 없다.

말레니아가 라단과 싸운 것이 이 약속과 관련이 있다는 것은 이를 뒷받침한다.


그럼 결론은


미켈라와 말레니아가 라단을 죽이면(조건) -> 라단이 약속의 왕이 된다(결과)


로 내릴 수 있을 것 같다.

즉, 말레니아가 마지막에 한 말은 '내가 이김'에 해당하는 일종의 티배깅으로도 볼 수 있을 것 같다.



a15714ab041eb360be3335625683746f0253452ed6a6e989d53560f09d12cd6edbd4b1f57df66635918cf9396d


그런데 문제는 라단은 죽지 않았다.

라단은 시네마틱에서도 볼 수 있듯 불로 몸을 태우며 명백히 붉은 부패에 저항했고

부패에 시달리면서 이성을 잃어가도 살아있었다.

부패에 대한 저항은 라단의 거대한 룬에서도 드러난다. 

다시 말하면 라단은 말레니아에게 죽지 않았고, 스스로도 그럴 생각이 없었다.



a15714ab041eb360be3335625683746f0253452ed6a6e989d53560f09f14cd6e9403f19c168436da3edf924d2a


라단을 쓰러트린 것은 주인공 빛바랜 자다. 전쟁축제 종료 이후 블라이드는 전쟁의 주연을 주인공과 라단이라고 말한다.

게임 스토리 상으로서도, 주인공이 라단을 직접 쓰러트린 것이다(이지 영감도, 주인공이 라단을 쓰러트렸다며 놀라운 전과라고 말한다).


그런데 미켈라는 등장 대사에서 축제의 영웅이라면서 라단만을 언급하고 주인공은 생깐다.

(처음에 이 대사가 트레일러에서 나왔을 때는 축제의 영웅을 주인공을 언급하는 것이라는 추측도 있었다. 축제의 영웅에는 주인공이 빠질 수 없다는 소리)

위에서 보았듯 미켈라는 '약속의 지켜짐'이라는 조건이 만족되었다고 보고 있다. 그래서 '약속의 이행'이 그림자땅에서 일어날 것이라고 선언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조건은 사실 만족되지 않았다. 미켈라와 말레니아가 라단을 죽이지 못했기 때문이다. 

즉, 미켈라는 라단을 죽인 축제의 영웅 주인공을 의도적으로 무시함으로서 약속의 조건이 맞춰졌다고 주장하고 있다는 추측이 가능하다.


이는 별로 이상한 일이 아니다. 당장 같은 그림자땅에 있는 메스메르도 그렇듯 데미갓들은 빛바랜자를 깔보는게 종특이다.


2)

메타적으로, 신성 속성 약점은 '잘못된 생명'에 대해 나타난다.

라단의 신성약점은 그 문맥에서 이해되어야 한다.


간혹 뿔내림에 의해 신성약점이 생긴 게 아니냐는 주장도 있는데

사자무가 신성약점이 없듯, 뿔내림은 신성약점이 없고, 오히려 고문노인들을 비롯, 신성속성을 쓴다.


신성약점이 있는 얘들은 죽음에 사는 자들이나 지금은 없어졌어야 할 옛 죽음의 권속(죽음새, 티비아의 배)들이다(대 언데드 기믹과는 다르다).

그리고 설명문에서 '비정상적인 생명'등으로 비하되는 백금인들이다.

선조령 또한, 사라졌어야 하는 옛 신앙의 대표격으로 신성저항이 낮다.


그런데 라단은 신성약점이 있으며, 미켈라와 결합해 신이 되어도 신성저항은 다른 속성과 같을 뿐이다.

이는 매우 이상한 일이다. 


a15714ab041eb360be3335625683746f0253452ed6a6e989d53560f29e17cd6e4274f6f908a53b76b333ad4d2a


다른 모든 데미갓들은 신성저항이 다른 속성보다 많이 높으며, 미켈라는 레다에 의해 '그야말로 황금의 총아'라고 불릴 정도로 빛과 신앙의 대표격이다.

그런데 신성저항이 낮거나 같은 것은 무언가 문제가 있는 것이다.


이는 위에서 살펴보았듯, 라단이 '잘못된 생명'을 가지고 있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미켈라의 계획, 즉 라단이 약속의 왕이 되고 그 영매로서 신이 귀환하는 이 일련의 과정은 매우 정제된 의식으로 느껴진다. 그러면 이런 문제가 있어서는 안된다.

어쩌면 이는 약속의 조건부터가 이미 글러먹었기 때문이 아닐까?


따라서 나는 라단이 1페에는 이성 없는 망자와 비슷한 상태고, 2페는 미켈라에 의해 조종당한다고 추측한다.

그가 약속을 지킬 이유가 없기 때문이고, 애초에 과정부터 틀렸기 때문이다.


3)

게임 외적으로는 가이드북에 보이듯, 라단이 제 정신으로 미켈라에 협력헀다고 하는 근거들도 있고, 나도 일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라단의 개전 대사가 짤린 것을 보듯, 프롬은 이를 뒤집거나 불명확하게 만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각종 증거들이 중구난방 잘 아귀가 맞지 않는다. 프롬 내적으로도 갑론을박이 있었을 수도 있지만, 우리가 알 수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