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녕하세오 어제 막 장작의 왕 잡은 닼린이애오.


사실 제가 TRPG를 8년 정도 해먹은 RPG 충이라서 념글에 RPG 소리 듣고 발끈해서 반박하러 왔어오.




다크 소울이 RPG 요소가 적다, 없다 하는건 말도 안되는 소리임.


일단 심플하게 RPG의 개념 정의부터 하고 가자.


Roll Playing Game. 이걸 제일 심플하게 말하는 법은 '역할놀이 게임'임.


그러니까 가상 공간에서 플레이어인 '너'가 아닌 다른 누군가가 되서 노는게 RPG라는 말이지.



근데 사실 RP / G는 서로 다른 두가지 요소로 보는게 맞음. 그러니까 '역할놀이'를 얼마나 잘 할 수 있느냐랑. 몹잡고 장비 맞추고 강해지느냐는 조금 다른거고.


이건 RPG의 시초라고 할 수 있는 dnd에서도 그래.



이게 뭔소리인가 하면 '니가 게임하면서 주인공이 된 기분으로 몰입할 수 있는지'랑 '몹 잡고 돈 벌어서 스탯 올리는 거'랑은 완전 별개라는 뜻이야!


역할놀이는 그냥 자기가 얼마나 분위기에 취해서 즐길 수 있느냐 고


게임은 그렇게 열심히 놀았으면 보상을 받아서 니가 원하는대로 캐릭터를 강하게 만들어서 만족해봐! 지.



이 게임에 레벨링 요소는 몹 잡고 소울 벌어서 근력 기량 지성 신앙 딸쳐서 더 쎄게 떄려잡는거 밖에 없다고?


디앤디도 그래! 몹 잡고 exp랑 gp 벌어서 스탯 올리고 1턴 2회 공격 이나 파이어볼 같은걸로 딸치는 게임이야!





그럼 RPG 요소가 많다, 적다는 어떻게 판별해야 할까?


플레이어 에게 실제 등장인물이 된 듯한 플레이 경험(느낌)을 얼마나 잘 제공하는가, 가 맞겠지.


그런 면에서 다크소울 3 는 RPG 요소가 꽤 괜찮은 게임이야.


일단 내가 들크는 아직 안깨서 들크까지 판별하기는 좀 그런데, 적어도 본편기준으로는



왜냐면,



1. 다크소울3의 플레이 경험은 철저하게 PC의 시야에 맞춰져 있음.


다른 게임 처럼 지금 이 순간 어딘가 멀리에서 일어나는 무슨 일을 트레일러로 틀어주지 않고, 탑뷰로 전지적 시점에서 게임을 보여주지도 않음, 플레이어의 시야에 안보이는 건 그냥 안보이는거지.


이런 게 나쁘다는건 아닌데, 적어도 RPG 적인 요소라는 면에서는 이 쪽이 더 실제 캐릭터의 입장에서 보고 있는 것 처럼 만들어주는 쪽이 더 '몰입도'가 높음.


특히 다크소울3는 이 'PC의 시야한계' 덕분에 플레이어가 적극적으로 상상할 여지를 늘리고, 좆같고 암울한 세계관 분위기를 좀 더 가깝게 체감하게 되는 장점도 있지.


그만큼 존나 불편하긴 한데.




2. 플레이어가 할 수 있는 일은 한정되어 있지만, 그 안에서는 가능한한 몰입도를 제공함.


다크소울 3는 폴아웃이나 스카이림 같은 오픈월드형 게임처럼, 수많은 이야기나 자신의 손에 변하는 세계의 모습 같은걸 즐길 수는 없고, 정해진 이야기를 따라가면서 그 안에서 세부적인 내용을 조금 바꾸는 정도의 자유도만 가지고 있지만


(= 즉 뭔지랄을 해도 다크 소울 3에서 할 수 있는건 장작의 왕들 쳐잡고 장작의 왕 잡고 엔딩 볼 수 있는게 끝이지만)


사실 자유도가 꼭 RPG적 요소 인건 아니야.


다같이 던전 털고 나쁜 왕을 무찌르자. 하고 모인 파티에서 갑자기 전사새끼가 난 이거 안할거야. 가서 음악과 술로 인민 복지를 할거라구! 할 수 있는걸 생각해보자.



의외성이나 자유로운 재미는 있겠지만 그게 역할놀이에 몰입한 플레이가 맞을까? 덤으로 기본적인 게임의 배경과 전제를 깨부수는거기도 하겠지.


물론 '그렇게 할 수 있는 게임'이 나쁘다는건 아니고, 어떤 RPG건 간에 '배경'이 허락하는 한의 '한계'를 가지고 있다는 말이야.


다크소울은 그 '한계'가 빡빡한 편이긴 하지만, 그게 빡빡하다고 RPG 요소가 적은건 아니란 말이지.


대충 보스만 어렵게 던져놓고 끝내는게 아니라, 그 '과정'에도 충분히 시련을 제공하고 있거든. 그래서 이 여정이 '왜' '어떻게' 어려운 과정인지 플레이어가 납득하게 만들어.




3. 나쁘지 않은 선택지 제공.



플레이어는 대충 망한 세상에서 추노질 하라고 끌려나온 시체 쭂. 정도의 '설정'을 가지고 있고, 이 '설정'이 허락하는 한에서 몇몇 인물들의 운명이 PC의 선택에 따라 바뀌지.


근데 이 과정에 의도성이 없는게 긍정적으로 작용해.


로자리아 젖이 커서 혓바닥 헌납 했더니 시리스라는 년이 사실 혓바닥 혐오자였네?


= 시리스라는 애는 너랑은 별개로 혓바닥을 싫어하는데, 니가 혓바닥을 바치기로 선택했으니 넌 얘랑은 갈라설 운명이야.


플레이어는 원하지는 않았겠지만, 어쨌든 본인의 선택에 책임을 지는 경험을 얻을 수 있지.



그리고 숨겨진 길 같은 것도 그래.


'사실 몰라도 상관없는 곳이지만, 니가 여기저기 뒤져보다가 비밀 장소를 발견했어, 안에 좆같은 영웅 군다 새끼가 있긴 하지만. 고난을 이겨내면 넌 추가적인 보상을 받지'


다크소울3 의 숨겨진 장소 같은건 대충 이런식임. 그리고 이건 플레이어에게 선택의 여지를 제공하지.


이것저것 뒤져보고 탐험하는 재미를 즐기던가. 일단 닥돌한다음 나중에 느긋하게 털어보던가, 걍 신경 끄던가, 다 죽이고 지나가던가.


다들 선택지하면

=> 젖큰 애랑 사귄다

=> 젖 작은 애랑 사귄다.



이런 걸 떠올리지만, 사실 이런것도 플레이에 있어서 충분한 선택지야.








세줄 요약.



1. 경험치벌고 돈 벌어서 캐릭터 스텟 올리고 장비 맞추는건 RPG 성분이 낮은게 아님.


2. 플레이가 깝깝한 면이 있는건 RPG 요소가 낮은게 아님.


3. 다크소울3이 디비니티 같은 퍼펙트 RPG 요소겜은 아니지만, 망해가는 세계의 쭂이라는 분위기를 잘 살린 RPG 겜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