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흑 악플보다 무관심이 더 나쁜거야 망자새끼들아



http://m.dcinside.com/board/fromsoftware/675931
갤럼이 쓴 념글 보고 그냥 생각나서 몇줄 적어본다. 3줄 요약 있음

일단 해당 념글에서 말 했듯 블본은 잘 만든 게임임. 그냥 잘 만든것도 아니고 존나 잘 만들었음. 블본 스토리와 코스믹 호러라는 장르에 대한 지식이 깊다면 훨씬 그렇게 느낄거임.


일단 들어가기 전에 코스믹 호러라는 장르가 뭔지 정확히 얘기해야 할거같다. 념글 댓글들 보니 다들 코스믹 호러가 뭔지는 대충 아는거같은데 정확히 알고 있는거같진 않더라. 념글 내용에 맞춰 쓰느라 그렇게 말 한걸수도 있다만 진짜 코스믹 호러가 그런 장르인줄 아는 갤럼이 있을지도 모르니 정확히 설명 하자면,

코스믹 호러의 핵심은 '인간이 어찌 할 수 없는, 인간의 이해 범주를 벗어난 우주적(Cosmic) 존재로부터 오는 공포(Horror)'가 핵심임. 단순히 미지의 존재에 대한 공포에서 끝나는게 아니라. 만약 미지의 존재에 대한 공포가 핵심이라면 mysterious horror라는 표현을 썼겠지. 왜 코스믹이라는 단어를 쓴건지 생각해 봐.
물론 그렇다고 해서 미지의 존재에 대한 공포가 코스믹 호러의 범주에 들어가지 않는다 라는 말은 아님. 미지의 존재에 관한 대목은 코스믹 호러에서 빠지지 않는 요소기도 하니까. 그리고 Cosmic이란 단어에는 우주적이란 뜻만 있는게 아니라 장엄한, 어마어마한, 하여튼 저런 뉘앙스의 의미도 있으니 공포의 대상이 신이든 외계인이든 귀신이든 미지의 존재든 뭐가 되었든 Cosmic이란 단어의 의미가 포함되어 있다면 제대로 된 코스믹 호러라고 말 할 수 있음.


그럼 누군가는 이렇게 물을거임. "블본에선 야수고 위대한자고 다 때려잡을수 있는데 그게 무슨 코스믹 호러냐?"

틀린 말은 아닌데 맞는 말도 아님. 일단 그냥 딱 봤을때 블본은 코스믹 호러라고 보기 어려움. 위대한자든 달존이든 다 때려잡을수 있으니 '인간이 어찌 할 수 없는 공포'라는 전제 조건이랑 완전 반대되니까. 액션게임인데 어쩔수 없이 포기한 요소일까? 당연히 아님. 프롬이 얼마나 변태새끼들인지 니들이 더 잘 알거 아니냐. 그런 얄팍한 꼼수로 코스믹 호러라는 장르를 갇다붙일 놈들이 아님. 분명 코스믹 호러라고 부를 만한 요소가 있기 때문에 그렇게 부르는거다.

아미그달라, 코스, 달존을 비롯한 위대한자? 코스믹 호러 스러운 느낌을 주기는 하지만 이것들 때문에 코스믹 호러라고 부르긴 어렵다. 일단 앞서 밀했듯 때려잡을 수 있으니 '인간이 대적할 수 없는 공포'와는 거리가 있지. 물론 피의 유지와 계몽을 쌓아서 위대한자나 다름 없는 상태가 되었으니 가능했다는 설정이 존재하긴 하지만 어쨌든 코스믹 호러의 전제랑 안맞는건 여전함. 야수나 권속은 말 할 것도 없고. 뭐 일반인(인게임 npc)들 입장에서야 위대한자고 야수고 죄다 코스믹 호러일테지만 어쨌든 플레이어 입장에서 그렇게 느끼기 어려움. 그럼 뭐가 코스믹 호러의 요소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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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수사냥의 밤이다. 블본의 3가지 엔딩중 어느 엔딩을 봐도 절대 해결되지 않고 지속되는, '인간(플레이어)의 힘으로는 대적 할 수도 없고 이해조차 할 수 없는' 코스믹 호러의 핵심 전제에 딱 드러맞는 요소지. 공포라는건 반드시 대상이 존재해야만 하는건 아니다. 자연에서 오는 재앙, 흑사병같은 전염병, 이러한 현상들이 인간에게 가져다 주는 공포도 분명 존재하니까.
그리고 이건 위 념글에서 이어지는 얘기기도 한데, 게임 내에서 야수사냥에 대한 단서는 제공하지만 그 해결책은 제시하지 않지? 이건 코스믹 호러에서 가장 흔하게 쓰는 서술법이기도 함. 뭔지는 알겠는데 알아도 당해낼 수 없다는 느낌을 조성해주거든. 실제로 게임 내에서 야수사냥의 밤의 취급도 그렇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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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블오 센세가 정확히 파악함.

'코스믹은 알겠는데 호러는 어딨냐?'라고 물을수도 있을거같아서 얘기하는데, 코스믹 호러가 공포소설 장르로 굳어지긴 했지만 마냥 공포라고 보긴 또 어렵다. 실제로 러브크래프트 소설들 읽어보면 별로 안무섭다 생각할 갤럼들 존나 많을걸? 그 시대 사람들이 느끼는 공포랑 현대인들이 느끼는 공포는 분명 다를테니 당연한 얘기임. 지금이야 르뤼에에서 자고있는 크툴루든 인스머스 앞바다에 사는 딥원이든 다 허구인줄 알고 있지만 옛날 사람들은 그런것들의 존재가 확인이 안 되었으니 '오 그런거 실제로 있으면 좀 무서울듯ㅋ' 할수도 있는거니까. 하여튼 이런건 좀 감안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임.



프롬은 진짜 대단한 변태새끼들임. 액션게임에 전혀 맞지 않아보이는 코스믹 호러라는 장르를 이런식으로 녹여낼 줄은 몰랐음. 처음에 얼핏 스토리 들었을때는 나도 그게 뭔 코스믹 호러냐 하고 생각했고 블본이 코스믹 호러리면 반쪽짜리 코스믹 호러일거라 생각했는데 좀 깊게 생각해보니 이렇더라고.
물론 동의 못하는 갤럼들 있을수도 있는데 딱히 이게 맞다고 강요하거나 설득할 생각은 없음. 내 감상이랑 그사람 감상이랑 같을수는 없으니까.


3줄요약

1. 코스믹 호러의 정확한 의미는 '인간이 대적할 수 없고 이해 할 수 없는 공포'다.

2. 위대한자든 야수든 다 때려잡을수 있으니 블본이 코스믹 호러로 보이지 않을수도 있지만 코스믹 호러라 부를만한 요소는 분명 존재한다.

3. 코스믹 호러의 의미에 정확히 부합하는 요소는 야수사냥의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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