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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너무 늦었구나, 영웅이여."


제사장에 도착한 군다에게 루드레스가 말하였다.


"이번 대의 화방녀는 금기를 어겨버렸단다."


"?"


"호기심을 못 이겨 불을 꺼뜨려 버리다니, 내 그렇게 늘 경고했거늘..."


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 것일까.


"이해가 잘 안되나 보구나. 이미 불은 꺼져버렸단다."


"!"


"지금 당장 네가 할 일은 없을 것 같구나."


그렇게 말하며 루드레스는 제사장의 문을 닫았다.


"잠깐만요!"


당황한 군다는 문을 두드리며 소리쳤다.


"그렇다면 전 뭘 해야 하나요?"


"잘 생각해보려무나. 지금 당장은 필요없어도 먼 훗날, 그대는 반드시 필요한 존재가 될 테니까 말이야."


군다의 물음에 루드레스는 알쏭달쏭한 말을 던졌다. 군다는 문을 두드리며 몇번 더 질문을 해 봤지만 더 이상은 대답이 돌아오지 않았다.


'먼 훗날 내가 반드시 필요한 존재가 된다고?'


"그렇다면 나는 앞으로 대체 뭘 해야 하는 건가..."


제사장 근처에서 고민하며 중얼거리던 군다는 갑자기 앞쪽에서 강렬한 살기를 느꼈다.


"누구냐!"


군다가 벌떡 일어나자 그의 시선 앞에는 한 인물이 서 있었다. 불이 꺼져 깊고 어두컴컴한 세상 속에서도 그는 붉은 형광색으로 강렬하게 빛나고 있었다.


'저자는 대체 누구지?'


그는 그저 아랫도리만 가릴 수 있는 넝마 한조각만 걸쳐입은 상태로, 훤히 드러나는 그의 맨살이 환한 붉은색을 내뿜고 있었다. 그리고 오른손에는 부러지고 이가 다 빠진 검이 들려 있었다. 얼굴 부분은 훨씬 더 심각했는데 마치 세상의 모든 고통을 받은 것처럼 심각하게 일그러져 있었다.


'밖에 있던 망자들 중 한명인가? 하지만 그들과는 분위기가 많이 달라. 대체 누구지?'


군다가 그를 보며 생각에 빠져 있을 때쯤,


파앗!


그는 순식간에 군다 앞으로 뛰어들어 그의 몸에 칼을 꽂아넣었다.


'!'


너무나 빠른 속도에 반응을 못한 군다는 그의 공격을 허용시켰지만, 그의 부러진 검쪼가리로는 군다의 갑옷을 뚫기에는 한참 역부족이었다.


'지금!'


공격이 막혀버려 허점이 생긴 순간이 반격의 기회라 여긴 군다는 오른손에 있는 커다란 도끼창을 그에게 휘둘렀다. 그러나...


텅!


'어?'


분명히 회심의 일격이 들어갔다고 생각한 군다였지만, 그의 왼손 하나에 무너졌다. 무너진 것뿐만이 아니라 오히려 팔이 휘두른 방향의 반대방향으로 꺾여 넘어갔다.


마치 그를 향해 휘둘렀던 오른팔의 힘이 거꾸로 그의 팔을 밀치는 듯 했다.


'그 짧은 시간에 내 공격을 흘렸다고? 그것도 맨손으로?'


제정신이 아니고서야 자기 몸집보다 커다란 도끼창의 날 부분을 맨손으로 막으려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런 말도 안되는 그의 기행에 자세가 무너진 군다는 한쪽 무릎을 꿇고 비틀거렸다. 그 틈을 타 상대는 그에게 접근하였다.


'하지만 저 녀석의 검으로는 내 갑옷을 뚫지 못해.'


그렇게 생각한 군다는 공격을 한번 받아내고, 다시 자세를 취하고 반격할 생각을 하였다.


그러나 군다를 향해 다가오는 그의 손에는 부러진 검 따위는 없고, 아무것도 없는 맨손이었다.


'대체 무슨 짓을 하려는 거지?'


군다는 한 가지 사실을 간과한 점이 있었다. 분명 그의 갑옷은 튼튼하지만, 어느 한 부분은 상대적으로 얇을 수밖에 없다. 상대는 그곳을 파고들었다.


푹!


"크헉!'


붉은 형광빛으로 빛나던 손가락이 군다의 가장 약한 부분을 찔러 들어갔다.


"이 자식! 대체 무슨 짓... 크윽!"


치밀어오르는 혐오감과 고통에 군다는 소리쳤지만 그는 묵묵히 계속 진행하였다.


"젠장, 당장 그만..."


이물질이 몸속으로 들어오는 불쾌함에 군다는 온 힘을 내어 그를 뿌리치려고 하였지만


"!"


그가 몸 속에서 손가락을 움직이자 군다는 온몸이 굳어버렸다.


"허억, 허억. 위험해..."


그는 계속 손가락을 움직여대며 여기저기를 찔러대는 움직임에 군다는 혐오감과 고통 대신 갑자기 뒤쪽에서 무언가 차오르는 느낌이 들었다.


"어떻게든 벗어나야... 아아아아아아앗!"


엉거주춤한 자세로 빠져나가려는 군다는 밑에서 올라오는 강렬한 느낌에 눈앞에 섬광이 번쩍이며 그대로 엎어졌다.


"허어억, 허억... 대체 무슨... 읏!"


눈앞은 안개가 낀듯 흐리고, 온 몸은 방전된 것처럼 찌릿찌릿하며 힘이 들어가지 않는다. 마치 자신의 몸이 아닌 것 같았다.


그렇게 엉거주춤한 자세로 엎드려 있는 군다를 보며 그는 아래를 가리고 있던 거적대기를 집어던지고, 그 무엇보다도 크고 강렬하게 빛나는 분홍빛의 봉을 들고 다가갔다.


푸우우우욱!


"으흐윽!"


생에 처음 느껴보는 감각에 정신이 팔려 뒤를 돌아보지 못한 군다는 그의 봉을 간단히 출입시켜버렸다. 갑작스러운 불청객의 침입에 몸이 굳어버린 군다를 무시한 채, 그는 군다의 양 팔을 잡고 허리를 흔들어댔다.


탁! 탁! 푹! 푹!


서로가 연결되어 있는 상태에서 그가 허리를 움직이자 군다의 몸 전체도 같이 움직였으며, 이 행위는 안 그래도 예민해져 있는 군다의 몸에 기름을 붓는 꼴이었다.


"아..아... 아아아아아아아!!"


아까와 같은 느낌이 몸 속 가득 차오르면서 허리가 활처럼 꺾였다가 쓰러졌다. 그러나 군다의 상태는 아랑곳하지 않은 채, 그는 계속 허리를 흔들어대었다.


"크흡, 크흐으으읏..."


계속해서 찾아오는 강렬한 느낌에 제 몸의 통제권을 잃어버린 듯, 바닥에 쳐박힌 군다의 입에서 침이 조금씩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이 감각이 계속된다면 정말 미칠 것 같았다. 더 이상의 저항의 의지가 사라진 군다는 침을 흘리며 그에게 애원하였다.


"대...대체 언제까지... 이제.. 읏. 그만..."


그러나 그런 군다의 간절한 부탁에도 그는 무심한 표정으로 그저 묵묵히 허리를 흔들어대었다. 계속... 계속...


.

.

.



푹! 푹! 푹! 푹!


"핫. 응. 하앙. 흑"


해도 뜨지 않는 어두컴컴한 불 꺼진 세계에서 얼마나 많은 시간이 흐른 것일까, 영겹의 시간동안 끊임없이 절정을 느낀 군다는 오히려 그것이 이제 익숙해져버렸다.


"하아. 으응. 좀 더.. 계속 해줘!"


너무나 오랜 시간동안 반복해온 행위는 군다의 정신을 파괴시켜버렸다. 투구는 오래 전에 벗겨졌고, 눈은 초점이 사라진 채 흐리멍텅해졌으며, 코과 입에서는 끊임없이 액체가 줄줄 흘러나왔다. 두 팔은 여전히 뒤로 붙잡힌 상태이며, 하반

신 역시 흘러나온 액체범벅이었다.


이제 계승의 의식따위 군다에겐 중요한 것이 아니다. 그에게 중요한 건 오직 찬란하게 빛나는 붉은 형광빛을 지닌 남자의 봉 뿐이었다.


"..."


그런 군다의 모습을 확인한 그는 지금까지 연결되어 있던 고리를 빼고, 무언가를 집어들었다.


"아..안돼! 멈추지 마! 좀 더, 좀 더!"


이미 봉의 노예가 된 군다는 계속 애원하였고, 그것을 보며 그는 집어들었던 그것을 들고 군다에게 다가갔다.


"얼른, 어서... 어.. 으으으으으윽!"


그는 들고있던 것을 그대로 군다의 하반신에 꽂아버렸다. 이질적인 감촉에 깜짝 놀란 군다는 고개를 돌렸다.


"나..선의 검 파편?"


분명히 불 꺼진 제사장에 있어야 할 나선의 검이 군다의 하반신에 조금씩 들어가고 있었다.


"으윽, 무슨 생각... 윽, 윽... 흐아아아아아앗!"


오랜 시간에 걸친 출입으로 인해 그 통로는 넓어졌지만, 나선의 검이 들어가기엔 부족했다. 하지만 그의 하반신에 나선 방향으로 빙글빙글 돌려가며 밀어넣는 그의 손놀림은 그것을 충분히 가능케 했다.


"나선 돌기가... 몸 속 구석구석까지 느껴져... 너무 기분 좋아... 응기이이잇!"


그렇게 나선의 검을 한계까지 밀어넣은 후, 그 입구에서 맑고 투명한 액체를 흘러대며 헐떡거리는 군다를 보며 그는 기괴한 얼굴을 끔찍하게 찡그린 채 만족스러운 듯 팔짱을 끼고 서 있었다.


"xxx"


그가 주문을 외자, 나선의 검이 작게 떨리기 시작했다.


"으아아아아아아아앗!!"


삽입한 것만으로도 최고조에 달한 군다에게 그것은 너무나 큰 쾌감이었다.


"흐으, 으아으으윽..."


나선의 검과 같이 온몸을 부르르 떠는 군다를 보며 그는 특이한 뼛조각을 쥐고 유유히 사라졌다.


그는 이미 떠났지만, 나선의 검에 걸린 진동주문은 계속 이어졌고 군다는 다만 그 진동에 맞추어 하반신을 흔들어댈 수밖에 없었다.


어떻게든 나선의 검을 뽑으려고도 했지만, 그것이 주는 충격이 너무나 커서 온 몸에 힘이 하나도 들어가지 않았다.


"마..말도 안돼... 이 상태로 계속 있어야 한다고? 언제까지고?"


군다는 하반신에 나선의 검이 꽂혀있는 자신의 모습이 아니라, 언제까지고 이렇게 간질간질한 느낌을 가지고 영원히 살아야 한다는 것에 절망했다. 이미 그에게 길들여진 군다에게 이 사실은 그 어떤 고문보다도 잔인하게 느껴진 것이다. 이것이 그가 노렸던 것일까? 군다는 경계선에 걸친 듯한 이 아슬아슬한 줄다리기를 계속 겪을 것이다. 끊임없이, 그리고 영원히...


.

.

.



그렇게 또 세월이 흘러, 영원히 지속될 것 같은 불 꺼진 어두컴컴한 세계는 다시 제사장에 불씨가 살아나면서 환히 빛나게 되었다. 시꺼먼 하늘에는 다시 태양이 생기고, 그리고 종이 울렸다.

이미 예전에 태초의 화로에서 한번 불타버린 재, 관 속에 잠들어있던 그가 사명을 띄고 일어난다.


세월이 흘러 군다에게 꽂혀있는 나선의 검이 가지고 있는 원래의 붉은색은 긴 시간동안 그의 하반신에서 흘러나온 오물로 인해 회색빛으로 변하였으며, 한참을 오랫동안 오물밭에서 뒹굴어 찬란한 은색빛으로 빛나던 그의 갑옷은 시커먼 먼지투성이로 변하였다.


"하아,,, 하아,,,"


군다는 기다릴 것이다. 언젠가 자신에게 꽂혀 있는 나선의 검을 뽑아줄 누군가를, 그리고 자신을 만족시켜줄 사람을...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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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에 몇개 더 구상했었는데 쓰다보니 자살충동 일어나서 걍 대충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