닼소 모르는 사람의 입장에서
이해가 잘 가는지 안 가는지 알려주면 고맙겠다 진심으로
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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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로 가신다고요?” 그 젊은 뱃사공은 수다스러웠다.
“로스릭의 장벽으로 가네.” 지크가 말했다.
“제정신이십니까?” 지크가 대답하지 않자 사공은 노를 천천히 저으며 설명에 집중했다. “로스릭의 장벽은 죽은 자들이 득실거린답디다. 망자亡者가 몰려다닌다니까요, 망자!”
노에 부서지는 강의 물결에는 생기가 없었다. 이 세계에서는 강도 죽었구나…… 지크는 그렇게 한탄했다.
“으음…… 로스릭에는 훌륭한 기사들이 많을 텐데. 젊은 친구여.”
뱃사공은 기가 막힌다는 표정으로 지크를 뚫어져라 보았다. “저…… 어디서 오셨다고 하셨지요?”
“카타리나.” 술과 노래의 도시는 변방이었고, 아는 이가 적었다.
작은 나룻배는 새벽 강물의 죽은 물결을 미끄러지듯 헤치며 나아가고 있었다.
변방 카타리나의 기사 지크벨트는 고향에서 열흘 밤낮을 걸어와 테넌 강 하류에 도달했고, 그곳에서 이 뱃사공과 나룻배를 만났다.
이 죽어가는 세상에서 뱃사공이 아직도 살아서 강을 지키고 있다는 사실은 놀라운 일이었다.
“이런, 그렇게 먼 곳에서 오셨다니 모르실 수도 있겠군요.” 젊은 사공이 눈을 가늘게 떴다. “수도 일대에서는 아주 유명한 일이지요, 나리. 전쟁이 있었습니다, 전쟁.”
전쟁이라는 말에 지크가 눈을 번뜩 뜨자 사공은 열정적으로 설명을 계속했다.
사공은, 로스릭 북부에 갑자기 장벽이 솟아났고, 그 장벽을 장악하기 위해 법왕과 로스릭 왕국이 대립했다고 말했다.
“설리번이 그 휘하의 군대를 총집결시켰지요. 출정出征 기사라고 하는데, 아주 짐승입니다, 짐승. 생겨먹은 것도 짐승이구, 잔혹하기는 아주 들짐승 그 이상입죠. 판금갑옷을 입은 기사를 집어삼키고 심장을 빼먹는다고 캅니다. 정말 놀랄 만한 건 여기에 있죠. 개중에 은기사도 몇 명 있었다고 합니다. 신의 기사단 말입니다! 신도 결국 인간을 버리고 법왕을 돕는 겁니다.”
“마지막 신은 죽었네.” 지크가 반박했다. “엘드리치라는 저주받을 놈에게 먹혔지.”
“죽다뇨? 설리번의 신부가 되었다고 하던데요?”
사공의 설명에 따르면, 법왕 설리번이 군세를 휘몰아 ‘마지막 태양’ 신 그윈돌린의 기치를 내걸고 로스릭의 장벽을 올랐다.
신의 깃발을 걸었으므로, 그것은 성전聖戰이었다.
마지막 자유왕국 로스릭의 저항은 격렬했으나 설리번의 군대는 그 저항을 물리치고 로스릭성까지 진격해 나아갔다.
그때, 왕의 깃발을 휘날리며 왕자 로리안이 로스릭 휘하의 모든 용과 용기사와 기사단을 몰고 나타나 설리번의 군대를 로스릭성에서 걷어냈다고, 사공이 설명했다.
왕자 로리안……
지크벨트는 그 총명한 왕자를 잘 알고 있었다.
‘지크 경, 불을 왜 계승해야만 합니까?’ 개구쟁이 때부터 키가 훤칠했고 머리가 비상했으며, 선천적인 위엄을 가지고 있던 왕자는 산 자의 세계에, 불과 그 자신의 소명에 회의적이었다.
“법왕을 물리친 건 좋지만, 계승의 사명을 외면한 그 나쁜 놈은 병신 동생이랑 같이 설리번한테 뒤졌으면 좋았을 텐데 말이죠.”
“으음……” 지크는 놀라지 않았다. 로스릭의 쌍왕자에 대한 산 자들의 원망은 세계에 널리 퍼져 있었다.
“어쨌든 간에 그 이후로 로스릭 장벽에서는 망자들이 들끓습니다. 성첩에는 로스릭 군대가 주둔하고 그 아래 성문에는 법왕의 군대가 주둔하지요. 그들 사이에 망자가 된 로스릭 백성들이 있습니다. 끔찍한 일이지요. 불의 은혜가 있기를.”
배의 이물 건너에서 새벽안개에 싸인 뭍이 아른거렸다. 노가 물결을 가르면 배도 물결을 갈랐다.
“으음, 자네. 배에 타는 이가 없을 것만 같은데 왜 아직도 노를 잡는가?” 지크는 진심으로 궁금했다.
사공이 씁쓸한 표정만 짓고 한동안 말이 없었다. 그는 한참 뒤에 입을 열었다.
“중앙 대륙에서는 사람이 없습니다. 하지만 이곳에서 배를 몰면 나리 같은 분을 이따금 만날 수 있습죠.”
배의 이물이 강가에 닿았다. “제 아버지께선 몸이 먹을 것을 위해 노를 젓는 게 아니라 정신을 먹이라고 노를 잡으라 했습니다. 사람을 만나는 것 말이죠. 그리고 배를 타고 달아나면 망자들도 쫓아오질 못합니다.” 사공이 힘없는 미소를 지었다.
“얼마 전에도 제사장에서 왔다는 분이 강을 건넜습니다. 어찌나 살벌한 분인지, 감히 말도 못 붙였지만요.”
지크는 화들짝 놀랐다. “제사장에서? 혹시 재의 종소리가 울린 이후에 나타났나?”
벌써 군다의 시험을 통과한 재가 등장했다는 말인가. 지크는 서둘러야 했다. “언제 강을 건넜지?”
세상에 불을 되돌릴 '종소리의 재'가 먼저 욤에게 도달한다면, 재는 미쳐버린 욤에게 무참히 살해당할 것이었다.
욤을 쓰러뜨릴 수단이 재에게는 없었다.
수단이 없다하되, 지크의 가슴 밑바닥에서 오히려 욤이 살해당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자꾸만 들었다.
종소리의 재는 수단에 얽매이지 않는다.
종소리의 재는 모든 장작의 왕을 베어 죽일 때까지 육신에서 재로, 재에서 육체로 끝없이 되살아난다.
그리고, 욤은 되살아나지 못한다.
멸망의 종소리가 울리는 가운데, 수십수백 번을 살아 돌아온 재가 지친 욤의 숨통을 끊는 순간이 눈앞에서 일렁였다.
지크는 서둘러야 했다.
“음…… 종이 울리고 열흘 정도 되었을까요. 그때 왔습니다. 언뜻 봤을 때는 갑옷은 신들의 시대에 말단 기사들이 입던 갑옷 같았어요. 칼도 갑옷도 엄청 낡은 것들이었죠…… 하여튼 다 낡아빠진 기사였습니다.”
사공의 도움을 받아 지크는 건너편 나루에 내렸다. 숨이 멎어가는 세계의 나루는 검게 썩었고 깊게 삐걱였다.
“고맙네. 그리고 잘 가게. 내 그대를 잊지 않겠네.”
사공이 간단히 고개를 숙였다. “그런데 기사라는 분이 어찌 갑옷만 있고 칼은 없습니까?”
“칼은 이곳에 있네.”
사공이 의아해했고, 지크는 더이상 말하지 않았다.
젊고 말 많던 사공은 곧 노를 저어서 강의 안개 속으로 사라졌다.
지크는 서둘러 강을 왼편에 끼고 조급하게 걷다가 눈앞에 보이는 작은 둔덕을 올랐다.
지크의 옛 기억대로 둔덕 위에는 고목 한 그루가 솟아 있었다. 새벽안개가 고목을 두려워하여, 고목 곁에서 멀찍이 떨어져 있었다.
“오랜만이구나.” 지크는 먼 과거에서부터 그랬듯이 그 고목의 줄기를 부드럽게 두드렸다.
그는 곧 둔덕 주위를 돌며 발로 지면을 툭툭 건드렸다.
소리가 비교적 경쾌한 지점을 찾은 지크는 곧 꿇어앉아 투구를 벗고는 그곳의 땅을 파내기 시작했다.
얼마쯤 파냈을까, 지크는 곧 비단에 싸인 기다란 막대기를 땅속에서 꺼내었다.
길고 서늘했던 세월 속에서 낡고 허름해진 비단은 힘이 없어 보였다. “수고했다.” 마법을 걸어놓아서, 벌레가 파먹거나 썩거나 하지는 않았다.
지크는 비단을 걷혀서 내용물을 꺼내려다가 잠시 망설였다.
묻을 때, 지크는 이것을 꺼내는 날이 오지 않기를 간절히 바랐었다. 기도했고, 눈물을 흘렸으나, 태양은 늘 그의 청을 외면했다.
이 비단을 걷히는 순간, 친구를 죽여야만 한다는 막연한 운명이 분명한 운명으로 바뀔 것이었다.
그 확실한 운명의 끝에, 오랜 친구와의 약속이 있었고 오랜 친구의 죽음이 있었다.
이 비단을 들추지 않으면 그 운명이 비껴나갈 수 있을 것일까. 지크는 몸을 떨었다.
그것은 불가능할 것이었다.
그 슬픔의 운명은 낮이 되면 해가 떠오르고 밤이 되면 달이 떠오르는 것처럼, 부정한다고 물러나는 것이 아니었다.
여명의 태양이 들판과 둔덕을 비출 때, 지크는 결국 비단을 걷었다.
대검 폭풍군주의 매서운 칼날이 여명 속에서 거뭇하게 살아났고, 그 칼날 주위로 우우 거리며 칼바람이 춤을 추었다.
‘날 죽이겠다고 맹세하게.’
다시, 욤의 속삭임이 들려오는 것 같았다.
‘그 칼로, 날 베어주겠다고 맹세하게.’
칼자루를 높이 치켜들면서 지크는, 차라리 그때 그 약속을 거절했었어야만 한다고 후회했다.
‘아노르 론도’의 거인 장인이 벼려낸 폭풍군주는 긴 세월이 지났음에도 그 날카로움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다.
ㅡ이건 칼이 아니라 곡괭이 같은데, 오랜 친구여. 이게 어찌 칼인가?
ㅡ그건 곡괭이가 아니라 닻이네.
ㅡ닻?
ㅡ만약에 말일세. 내가 미쳐버려서 산 자들을 죽이는 날이 오거든, 그러니까 배가 주인의 뜻과는 달리 이상한 바다로 나아가거든 말일세…… 지크. 자네가 그 닻을 내려주게. 자네가 그 배를 멈춰주게.
지크는 육중한 칼날의 자루를 단단히 말아쥐고 오른편 어깨에 걸쳤다. ‘닻이라……’
어깨가 칼의 무게에 눌려 몹시 아팠다. 칼의 무게 때문인지 슬픈 운명의 무게 때문인지, 지크는 분간할 수 없었다.
지크는 그의 양파 모양의 투구를 다시 뒤집어쓰고는 뒤를 돌아보았다.
웅장한 로스릭 성의 성벽은 이 멀리 강가에서도 보였다. 그 성벽을 지나 북쪽에 로스릭 장벽은 있었고 지크의 운명도 있었다.
“오랜 친구여, 그대의 영혼에 닻을 내리러 가겠네. 태양께서 그 길을 굽어살피시기를.”
지크는 친구의 칼이자 친구를 죽이는 칼인 폭풍군주를 어깨에 메고, 으스러져가는 몸을 이끌고 로스릭 대로를 따라 나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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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읽힌다 근데 프갤애들은 예전 닼갤애둘이랑 달리 문학 별로 관심이 없어 차라리 판갤 이런 데 가봐
아르노 론도 -▷ 아노르 론도 - dc App
ㄴ 판타지갤? 음... 그래볼까
저번에 왔을때도 애들 호응 잘해줬는데 뭔솔 - dc App
오타수정감사
5FDP // 틀린 말은 아냐 ㅋㅋ 예전 닼갤럼들처럼 조아하지는 않더라 보상을 바라고 쓴 것두 아니구 그냥 자기만족으로 조금씩 써야지 뭐
설정 엄청 잘아는데 닼소 안해본거였음?
ㄴ ㄴㄴ 안해본 애들도 읽을 수 있게 쓴다는 말임
개추개추
그런데 계승외면한건 동생인 로스릭인데 본문엔 로리안인것처럼나오네 그냥 사공이 거꾸로알고있는건가?
표지가 지크벨트나 욤이 아니라 그냥 닼소짤이라 좀 아쉽다
예전에 프롬뇌보니까 둘 다 계승에 부정적인 견해는 있었다길래 ㅇㅇ 사람들 눈에는 계승 안 하는 로스릭을 로리안이 지켜주고 있으니 같이 욕 한다는 설정
보스빌런 // 저거 짤 그려주는 사람도 없고 내가 지금 이러저러한 걸로 묶인 상태라 표지 매니지 구해서 돈 주고 쓸 수도 없음
글쿠먼
근데 판타지갤 뽕빨물 라이트노벨이나 빨는 오타쿠들이던데 씹덕내 안나는 소설도 좋아하려나
ㄴ 예쩐처럼 문학붐이니 그런건 못해도 걍 기다리는 갤럼들이 고마우니 틈틈이 쓰야지
재밌다!! - dc App
ㅋㅋㅋ 판갤로 가라니 판타지갤 씹덕 혼모노들이 좆목 오지게 하는데 일베충 지분도 절반씩은 되는 개찐따씹덕갤인데 판갤에서 왔나
이정도 분량 쓰려면 시간 얼마나 걸리는지 물어바도되나
ㄴ 퇴고 안 하면 한두 시간? 프리라이팅 대용 몸풀기로 쓰고있어
!!!!
오 이거 시리즈였나 이런거 좋아함 ㅇㅇ ㄱㅅㄱㅅ
재밌어요 !! - dc App
양파추
욤을 쓰러뜨릴 수단이 재에게는 없었다. 어쩌면 그럼에도 욤이 죽을 수도 있을 것인가. 지크는 판단을 내릴 수가 없었지만, 서둘러야 한다는 것만은 분명했다. - dc App
이 부분 먼가 이상함 - dc App
말하고싶은게 전달은 되는데 매끄럽진않음 - dc App
꿀잼띠
데프프 프롬갤의 보배인데수
데프프픗 판갤 말고 프갤에 하루에 1편씩 올리는 데스 - dc App
넘나 소듕한 문학인데수웅
프갤에 올려라 - dc App
1편만 이번이 세번째인레후 리메이크는 이번이 마지막인걸로 하는레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