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부리기 전에 변명질을 미리 깔아두자면

그냥 개인 소감임. 각자가 느끼는 게 다를 수 있음.

그리고 DLC가 나오지 않은 1.02 버전 기준

DLC가 나오거나 패치가 이루어지면 의견이 달라질 가능성이 높다.


1.전투


-장점

개인적으로 세키로는 생동감 있게 치고받는 칼싸움을

그럴싸하고 재미있게 만들어냈다는 점이 좋았던 게임임.

물론 생동감 있다는 건 실제 칼부림을 잘 표현했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그냥 적당히 있어 보이고 손맛 있는 싸움을 꾸며낸 것에 가깝다.

다만 개인적으로 게임은 무조건 사실적으로 표현하는 게

핵심은 아니라고 봐서, 적절한 선에서 시스템을 잘 짠 느낌.


게다가 중요한 것은 이 전투 시스템을

중간보스/보스들의 패턴으로 잘 살렸다.

싸우는 방식 자체도 중요하지만 그 방식을 잘 살리려면,

싸울 맛이 나는 상대도 필요한데,

이걸 못 해낼 경우 전투 시스템만 재미있게 잘 만들어놓고

정작 잡아야하는 몹이나 보스가 병신 같아서

플레이 욕구가 팍 식을 가능성이 높다.


개중에는 이런 게임들이 생각보다 꽤 많은데

그런 면에서 세키로의 보스/중간보스는

나름 재미있게 만들어졌다고 느낌.


비록 닥소나 블본처럼 굉장히 위압감 있는

거대한 적을 상대로 버텨내는 느낌은 상대적으로 부족하더라도, 

강적을 상대로 끊임없이 치고받는 느낌 자체가 즐겁고

그게 이 게임이 재밌는 이유 중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한다고 생각함. 



-단점

위에서 빨아줬으니 까기도 해야지.

세키로가 좆같은 점은 처음에 확 재밌게 끌려놓고,

정작 본격적으로 파고들려고 하니 막상 해볼 만한 게 좆도 없다는 것

근데 게임 자체는 재미있다보니까 이 단점이 더 두드러진다.


그 이유를 대략 따져보면 대략 3가지로 줄여서 볼 수 있는데

1).몹을 공략할만한 수단이 다양하지 않다.

2).그 한정적인 공략 수단에도 굉장히 많은 제약/제한이 따른다.

3).게다가 나오는 몹조차 재탕 삼탕이다.

이제 이 각각에 대해 이야기 해볼 거임



1).몹을 공략할만한 수단이 다양하지 않다.

세키로에서는 쓸 수 있는 메인 무기가 쿠사비마루 하나밖에 없다.

그러다보니까 결국은 전투가 칭챙총 칼싸움 위주로만 가고,

전투를 유저가 능동적으로 설계할 수 있는 폭이 굉장히 좁아졌다.

게다가 그 전투조차 빠르고 치열한 근접전을 요구하다보니

결국 전투에 익숙해지고 나서도 내가 얼마나 잘 노려서 때리냐 보다

얼마나 적의 공격을 잘 받아치냐가 더 중요해졌다.


유저가 능동적으로 적을 공격해서 밀어붙이는 것도

표면상으로만 밀어붙이기로 보일 뿐

그냥 몹이 유저의 공격을 막거나 패링치고

다음 패턴을 보여주는 걸 이끌어내기 위한 거지

실질적으로 유저가 뭘 할 수 있는 것이 아님.

그런데 이렇게 되면 적의 패턴에 전부 대응할 수 있게 된 순간

생각보다 내가 능동적으로 할 수 있는 요소가

별로 없다는 걸 알게 되니 재미가 없어지는 것.


조금 더 다양한 공격 수단으로

몹을 공략할 수 있었어야 더 재미있었지 않았을까 싶다.


개인적으로 여기에 대해서 가장 아깝다고 생각하는 게 불사베기임.

시발 불사베기라는 무기를 쥐여놓고

제대로 쓰는 꼬라지를 못봄.

게임에서 불사베기가 사용되는 경우를 나열해보면


지네에 씌인 고승/한베/사자원숭이/파계승 죽이는데 사용

쿠로 피를 뽑는 데 사용

앵룡 눈물 뽑는 데 사용

검성 죽이는데 사용

오의/비전 - 불사베기


이게 무슨 지네베기나 막타베기냐?

폼 나게 대태도 등짝에 지게 해놓고는 실질적으로 쓸 수 있는 용도는

유파기술로 좌우로 휘두르는 게 끝이야.

차라리 그 설정을 활용해서 불사베기를 쓸 경우

회생의 힘을 사용해서 회생이 불가능한 식으로 만들었으면

불사베기로 노빠꾸 극딜을 노릴지,

혹은 안정적으로 회생의 힘을 써가면서 트라이 할지

유저가 선택할 수 있어서 게임 플레이의 폭이 더 넓어졌겠지.

근데 실제로는 그냥 유파기술 딸랑 던져주는 걸로 끝임 시발.



2).그 한정적인 공략 수단에도 굉장히 많은 제약/제한이 따른다.

물론 프롬에서도 무기가 하나만 있을 경우

공략 수단이 줄어들 것을 뻔히 알고 있었겠지.

그래서 대안으로 내놓은 게 의수와 유파기술이다.


근데 이 의수랑 유파기술도 문제점을 가지고 있음.

생각보다 다양성이 떨어지고

굉장히 많은 제약/제한이 뒤따르다보니

메인무기를 대체할 수 있는 수단이 되지는 못하는 점이 바로 그것.


다양성이 떨어지는 건

의수에는 딱히 해당되는 게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유파기술은 확실히 다양성이 떨어진다.


나는 맨 처음에 시스템 설명을 들었을 때

유파기술이라고 언급을 하기에

아 프롬 얘들이 무기를 하나 주는 대신

유파마다 공격 모션이 달라져서 다른 무기를 쓰는 느낌을 주는 건가?

이런 씹흑우 같은 기대를 했거든.

막 선봉사 권법서의 유파기술을 쓰면

내가 해제하기 전까지는 권법 모드로 전환이 되어서 평타 대신 손바닥치기

모으기는 찌르기 대신 철산고가 나간다던지 ㅇㅇ


그런데 시발 현실은 딸랑 보조용 전투기술임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내가 했던 기대와는 다르게, 유파기술은

세키로가 가지는 단일 무기의 한계를 전혀 메꿔주지 못했다는 이야기.


더 큰 문제는 심지어 그 보조용으로 만들어진 전투기술 자체로서도

다양성이나 쓰임새가 부족하다는 것임.

개인적으로 그나마 잘 만들어진 유파기술은 일문자, 선봉각이라고 생각하는데

얘들이 성능도 좋지만, 몹의 특정 패턴을 카운터 치는 효과를 가지고 있다.

일문자는 슈퍼아머 공격, 선봉각은 하단공격ㅇㅇ


그렇다면 다른 유파기술들도

찌르기나 잡기의 카운터 같은 걸 만들어줬으면

차라리 활용도가 더 올라갔을 것 같은데

존나 병신 같은 것들 밖에 없음.


그런데 존나 빡치는건, 이 병신같은 유파기술들을

재미, 뽀대용으로나마 쓰려고 해도 여전히 제약이 따른다.

바로 그 빌어먹을 카타시로 소비 때문임.


개인적으로 카타시로 시스템이 있다는 것 자체에 대해서는 불만이 없음.

의수나 유파기술, 인살 인술을 쓰는데 아무런 제약이 없으면

그것들이 기대보다 별 쓸모가 없거나, 그냥 날먹이 가능했을 거거든.

쉽게 비교하자면 닥3에서 소울 결정창을 제약 없이 쓸 수 있다는 게

말이 안 되는 것과 같은 거임.


그런데 이게 카타시로 시스템이 아무런 문제점이 없다는 소리가 아님.

카타시로 시스템의 가장 큰 문제점은

개나 소나 카타시로를 쳐 먹는데 비해

그 수급이 원활하지 않다는 것이다.


유파기술도 카타시로를 쳐먹고

의수도 카타시로를 쳐먹고

인살인술도 카타시로를 쳐먹는데,

카타시로 최대 소지량도 적은데다가

기술 사용에 카타시로가 적게 들어가는 것도 아니라서

결국 기껏 있는 유파기술/의수를

카타시로 아까워서 제대로 쓰지도 못하게 됨.


개인적으로는 아예 유파기술이 다른 자원을 사용하거나

(일정 이상 공격하거나 패링하면 채워지는 식으로)

최소한 용섬/불사베기/대닌찌&떨은 카타시로 소비량을 반으로 줄이고

그 이외 유파 기술들은 카타시로 소모가 없었어야한다고 봄.


심지어 의수도 도끼나 창은 최종트리 말고는 카타시로가 없었어야

활용할 일이 더 많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니면 최소한 도끼나 수리검으로 잡는 몹들은

거의 확정적으로 카타시로를 돌려줬어야

좀 더 적극적으로 활용을 했을 것이라고 봄.

카타시로 소비는 차라리 폭죽 카타시로 소모를 늘렸어야지.


유파기술 성능이 대체로 병신 같은 것에 비해

의수 성능은 좀 극단적임

쓰면 몹이 호구되는데

그렇다고 안 쓰자니 쓰는 게 편해서 쓰고 잡는 느낌이 강하다.


결국 전투 시스템 베이스는 잘 뽑아놓고

다른 무기 없음, 빠듯한 카타시로, 쓰레기 같은 유파기술 등이 겹쳐서

주변 세세한 시스템들이 양적, 질적으로 뛰어나지 않고 밸런스도 안맞다보니

아무리 전투가 생동감 있고 밀도 있어도 결국 좁고 얕은 양상에 그치게 된다.

그래서 안 그래도 싱글이라 할 게 없는데 가지고 놀만한 것들조차 별로 없는 것. 



3).나오는 몹조차 재탕 삼탕이다.

그래도 전투가 재밌고 보스/중간보스가 잘 뽑혔으니 회차나 돌리면서

하나하나 공략하는 맛이 있지 않을까 싶었는데

몹도 시발 재탕삼탕이 너무 많고

중간보스는 다시 잡을만한 동기부여도 안 된다.



이게 저번에 정리한 재탕 종류들인데

아니 이건 정도가 지나쳤지 시발.

내가 게임 하면서 제일 기가 막혔던 건 고영 도당 애들이랑 극 후반 주키치임.

고영 도당 얘들은 시발 중보고 잡몹이고 시도 때도 없이 나와.

거기다가 맵 재탕 삼탕도 모자라서 만나는 중간보스는 주죠 재탕ㅋㅋㅋㅋㅋ

시발 차라리 빨간 애들 패턴 그럴싸하게 배껴서 중보로 만들지 그랬냐 싶었다.


선봉사에 도롱이에 삿갓 쓰고 나기나타 들고 있는 애들이나

타로병사같은 애들도 패턴 잘만 다듬었으면 중보로 충분히 쓸 만했을 거고

하다못해 갑옷 무사 특대검 패턴 들고 와서

아들내미에게 멋대로 실험시켰다는 설정으로

알몸에 몽둥이 들고 비슷한 패턴 보여줬어도 별로 상관없었을 거임.

특히 선봉사 몹 같은 경우

선봉사가 난파 도당(삿갓 가드 치는 난쟁이 패거리)이나

미센인 도당(닌자 사냥꾼이라고 알려진 창든 승병 패거리)과

연관이 크다는 설정까지 있으니, 얼마든지 적당히 끼워 넣는 게 가능했는데도

귀찮았는지 아무것도 안 해놨더라.


이런 미흡한 부분은 파계승에서도 드러나는데

기원의 궁은 벚꽃이 테마이고 지네나 불교와의 접점이 굉장히 옅은 반면에

그 입구는 뜬금없이 단풍이 흩날리는 주홍 교각이고

거기서 지네가 씌인 찐계승이 등장하는 것이 갑작스럽다.

단풍 피는 대표적인 장소는 금강산 선봉사이며

선봉사는 불교, 지네와 접점이 굉장히 크기 떄문에

파계승과의 연관성이 기원의 궁보다 더욱 강하다.


프롬에서 컨셉 노선을 급하게 트는 와중에

도저히 기원의 궁쪽 수문장 따로 만들 여력이 없다보니

선봉사에 원래 보스였을 예정인 파계승 빼돌린 후에

만들어둔 단풍을 벚꽃으로 바꿀 시간조차 안 되서 단풍 그대로 놔둔 느낌.

그러고 나서도 보스가 모자라니

그걸 수생촌 짭계승으로 사골까지 우려먹어버렸다는 킹리적 갓심까지 가능.


그렇다고 프롬 이 새끼들이

모든 재탕요소를 이 꼴로 내놨냐고 물으면 그것도 아니다.

빼미/의부 라던지 검성/수라 잇신이라던지

수생의 린/유검 에마라던지

얘들은 재탕 삼탕의 기운이 느껴지긴 하지만,

그래도 나름 이유가 있고 패턴 바뀐 것도 그럴싸하다보니 넘어갈만한 수준임.


그런데 다른 중보에서는 그걸 제대로 못해서

재탕삼탕 느낌이 풀풀 나는 것이

게임이 파고들 맛이 없는 이유 중 하나라고 봄.


덤으로 중간보스는 이전 회차에서 이미 잡았을 경우

수주옥 주는 새끼들은 무거운 주머니 꼴랑 하나

쿠비나시/칠면무사는 찢어질듯한 주머니 하나 준다.

스킬포인트를 주거나 하다못해 경험치라도 많이 주면 될 건데

다시 잡는 보람도 없다.


뭐 이 이외에도 은신이 좆이니 뭐니 같은 이야기를 해볼 수 있지만

개인적으로 느꼈던 가장 큰 단점들은 위와 같은 것들이었음.



2.맵

맵 자체는 그냥저냥 무난했음.

프롬이 좋은 이유 중 하나는 내가 직접 보고 있는 풍경 속 장소를

나중에 직접 가볼 수 있다는 것인데

그런 부분은 이번 작에서도 어느 정도 드러난다.

아시나 성이나 금강산 선봉사가 대략 그런 느낌이었어서 괜찮았음.

특히 천수각에서 성하쪽을 바라보면 무너진 성문이랑

나무 감시탑이 안개 사이에 서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그게 아시나 성문로인걸 확인하고는 역시 프롬답다고 느꼈음.


다만 맵 자체가 좁은데다가

맵 디자인을 비교하면 항상 닥소 1이랑 비교하게 되는데

맵이 좁아서 좀만 잘만 짰으면 오히려 유기적인 연결을

닥소 1보다 더 잘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러지는 못했던 게 아쉬움.


특히 세키로는 다리가 끊어져있거나 길이 없어서

돌아가야 하는 장소들이 굉장히 많은 편인데

그걸 그냥 버려두지 말고, 나중에 와이어 사거리를 늘린다던지 하는 식으로

기존에 갈 수 없었던 루트를 열어주는 것도 충분히 가능했을 것 같은데도

나중에 내부군이 직접 다리를 만들어주는 것 말고는

유기적인 맵 연결을 드러내지 못했던 점이 아쉽다.



3.디자인

디자인 자체는 나름 좋았음

개인적으로 일본 전국시대 양식 자체는 그다지 좋아하지는 않지만

불교 관련 디자인들은 굉장히 마음에 들었었다.

그 시대적 배경 상 불교가 굉장히 강한 영향을 끼치고 있었다보니

그걸 얼마나 디자인으로 보여줄지 기대가 많았는데

크고 작은 여러 불상들이나

단풍이 흩날리는 거대한 절 같은 모습으로 잘 표현한 것이 좋았다.


다만 개인적으로 단점을 꼽자면

불교 관련 디자인이 들어간 것에 대한 별 다른 설정상의 이유가 없었다는 점임.

예를 들면 블본 같은 경우에는 고딕 양식을 통해서 기독교 기반의 도시 모습을 보여주고

기독교를 치유교단이라는 설정으로 재해석해서 분위기와 설정을 둘 다 잡았거든

그런데 세키로의 경우 불교가 세키로 세계관에서

상당한 영향을 주고 있다는 디자인적인 요소를 확인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게 설정으로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는다는 것이 굉장히 아쉽더라.


특히 이게 아쉬운 이유 중 하나는, 기존에 이걸 넣으려고 했다가

도중에 노선을 바꿔서 짤린 것 같은 흔적들이 꽤나 보이기 때문임.

3년전 용천 강가 히라타 영지에서

도적들의 대화를 엿듣다보면 한 놈이 불당의 공물을 털려고 했는데

다른 놈이 부처는 건드리면 좆되니까 불당 함부로 건들지 말라고 말하는 거나

명조현상을 설명하면서 신과 부처를 동일하게 보는 듯한

뉘앙스를 풍기는 것을 예로 들 수 있음.




4.스토리

스토리에서 그나마 좋았던 건

이 프롬 새끼들이 드디어 스토리를 적당히 추측할 수 있는 부분과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부분 사이에서 밸런스를 맞추려고

최소한이라도 노력은 했다는 것 정도가 될 수 있다.


문제는 그 이외의 것들에서 전부 개판을 쳐놨다는 거지.


일단 국내 한정으로 번역이 개판이어서 용어의 혼선이 있었다보니

스토리의 전달력이 떨어졌었다는 문제가 있었지만

이게 스토리 자체의 문제는 아니니까 패스.


스토리의 문제는 구멍투성이+개연성이 떨어지는 설정에다가

심지어 스토리를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것도

이전 작에 비해 노력만 했지 제대로 해내지는 못했다는 것임.


물론 이전 작들도 설정이 구멍투성이인 것은 맞지만,

최소한 설정에 대해 이것저것 추측이라도 해볼 수 있는 텍스트들이 꽤나 많았는데

세키로는 그러한 텍스트조차 상당히 부족한데다가

대충 이러한 분위기/상황에서 이런 일이 일어났을 법 하다.

정도의 개연성조차 챙기지 못하는 부분이 존재한다.


이러한 개연성 없는 설정의 대표 격이 검은 불사베기임.

검은 불사베기에 대한 언급과 텍스트는 단 한번 나오게 된다.

대화로는 겐붕이가 검은 불사베기를 구하러 갔다는 이야기가 전부고

검은 불사베기에 대한 설정은 아래에 있는 텍스트가 전부이다.



물론 붉은 불사베기인 배루 또한 그 설정상 왜 존재하고,

어떻게 불사를 죽이는지에 대해 자세하게 드러나지는 않지만

최소한 그것이 용의 눈물을 받아내는 역할을 가지고 있는 까닭은

그래도 개연성의 측면에서 대략적으로 납득할만하다.

불사베기는 불사마저 죽일 수 있는 검이고,

앵룡에게서 용의 눈물을 받는 목적 또한

결국은 불사를 끊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배루의 역할은 큰 의미에서 불사를 벤다는 범주에 들어간다.


문제는 저 검은 불사베기인데,

황천으로 이어진 문을 여는 것과 불사를 죽일 수 있는 것은

대체 무슨 연관이 있는 것인지 이해하기 힘들다는 것.


특히 이것은 게임 세계관의 흐름과도 맞지 않는데

게임 전체가 불사와 그것을 끊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와중에

검은 불사베기 혼자서만 죽은 존재를 되살린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기 때문. 


그냥 그럴싸한 최종 보스를 넣을게 잇신 밖에 없는데

최종 장에서 잇신이 죽어야 내용이 전개되기 때문에

잇신을 살릴 방법을 억지로 쑤셔 넣은 느낌이 강하다.



이제 스토리의 전달력 부분으로 넘어가서,

개인적으로 아쉽다고 느낀 것 중 두 가지를 꼽자면


하나는 용윤을 끊어야하는 이유를

유저가 생각보다 충분히 납득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세키로에서는 그걸 유저에게 보여주기 위해서

용해의 심각성을 소소한 텍스트나 인 게임 시스템으로 드러내고

불사에 집착하는 인간의 만행을 보여주었긴 하지만


문제는 정작 주인공은 용윤으로 계속 쳐 살아나는데다가

좀 용해 걸렸다 싶으면 용윤의 눈방울로 쾌차도 가능해서

인 게임 시스템으로 용윤이라는 불사는 심각한 문제가 있고

그래서 그것을 끊어야한다는 것을 생각보다는 크게 강조해주지 못한다.


결국 유저는 그냥 쿠로가 시켜서 진행을 할 뿐이지

굳이 그걸 끊어야하는 당위성이 딱히 와 닿지는 않는다.

즉, 스토리 전달이 이전 작보다 조금 더 직관적으로 변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그게 유저가 스토리에 굉장히 몰입할 정도로 보여 지지는 않았다는 이야기.


두 번째는 스토리 전개에 있어서

쿠로의 목표와 다른 인물들의 목표 간의 괴리가 상당히 크다는 점이다.

게임이 극 후반으로 치달으면 뭔가 전체적으로 난리가 나있는데

혼자 동떨어져서 주변에 벌어진 일을 나 몰라라 하고는

딴 짓을 하고 있는 느낌이 강하다보니, 세계관에 몰입하기가 힘들다.



5.마무리

세키로는 프롬이 프롬했다고 생각할 정도로

그 기본 토대는 잘 세웠던 재미있는 게임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전 작들이 중소기업으로서 미흡했던 점들을

나름대로 열심히 포장을 하거나,

대신 다른 매력을 보여주는 식으로 잘 덮어왔다면

세키로에서는 진짜 중소가 중소했구나 싶은 미흡한 점들이 티가 팍팍 나고,

심지어 그걸 다른 부분의 퀄리티로 채우려고 하지도 않았던 점이 굉장히 아쉬웠다.

특히 게임 자체는 상당히 재미있었다고 느낀 만큼

그 안타까움을 더 크게 체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