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엄마! ' 19평 남짓한 방두개 짜리 낡은 회색빛 집안에 목소리가 울러퍼진다.
아이들이 부모를 찾는 사랑스러운 그것과는 이질감 느껴지는 그 목소리
' 아씨발.. 시간 없는데.. 엄마!! '
이늑고 방문이 활짝 열리더니 건장한 체격의 남성이 거실로 굴러나오듯 쏟아진다.
그가 나온 방은 주황빛 노을이 지는 저녁임에도 칠흙같이 어두워서 간간히 모니터 불빛만이 사람이 지내는 곳임을 암시하고 있었다.
' 왜그러니... ㅁㅁ아... ' 곧이어 쇼파에서 무거운 몸을 일으켜 자신의 아들을 쳐다보는 늙은 어머니
' 나 돈좀줘. ' 마치 거대한 프레스 햄을 뭉쳐놓은듯한 그의 육중한 팔이 어머니 앞에 쑤욱 다가왔다.
' 또 세끼로인가 뭔가 하는 게임에 돈을 쓰려하는가보다 '
힘없는 늙은 여자의 눈에 애처로운 눈빛이 그득하다.
' 아 오늘 밖에 친구들이랑 놀러나가야하니까 차비좀 달라고 '
퉁명스럽게, 무심하게 내뱉는 아들의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도대체 얼마만의 아들의 외출인가..!
늙은 어머니의 얼굴이 활짝 펴졌다.
' 우..우리 아들이 웬일로 밖엘 다 나가고.. 얼..얼마면 되니..? '
느릿느릿 신발장 위에 놓여있는 자신의 지갑으로 향하는 어머니. 그녀는 행여나 아들이 밖에 나갈때 용돈이 필요하지는 않을까싶어 늘 꼬깃꼬깃한 지폐 몇장을 넣어둔 지갑을 신발장 위에 올려두고 있었다.
하지만 여태껏 그녀가 본 모습은 언제나처럼 방안에 갖혀있는 아들과 비어있는 지갑이었다.
' 어..어디 놀러 가니? 응? 주름진 어머니의 얼굴에 다시 한번 더 생기가 돌기 시작하는 걸 무시한채 아들은 방안에 들어가 문을 잠궜다.
' 어..어디가는거니..? ' 어머니는 고개를 들어 다시 한번 더 물어봤다. 하지만 이미 아들은 다시 자신의 방에 들어가 문을 굳게 잠근 상태였고 그녀의 목소리는 다시 회색빛 거실에 잠겨들었다.
아무렴어떤가. 모처럼 아들이 밖에 나간다는 사실만으로도 늙은 어머니에게 큰 힘이 되었다.
' 우리 아들이 어디 놀러가는 일이 생기다니 ' 어머니는 지금 이 순간이 어느때보다 즐겁다.
. . . 오늘은 뭐같은 날이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좆같은 날이다.
바로 내가 즐겨하는 게임 중 하나인 다크소울을 해야하는데 컴퓨터가 고장났기 때문이다.
' 피시방가서 피빕 해야지... '
나는 다크소울이 갓겜임을 확실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다른 게임은 몰라도「다크소울3」는 정말 남들이 하는 배그와 오버워치에 비교가 안되는 갓겜이기 때문이다.
참고로 이 게임으로 말할거 같으면 너무나 할 말이 많기에 나중에 dc인사이드 프롬 소프트웨어 마이너 갤러리에 따로 적을 예정이다.
문득 아버지와 어머니의 얼굴이 스쳐간다.
..내가 저 사람들 생일이 언젠지는 알고있었나?
몇초 고민했지만 도저히 떠오르지않는다.
' 씨발 컴은 안되니 폰으로 갤질이나 해야지; '
파란 불빛을 내뿜는 폰에 얼굴을 들이밀었다.
수년째 나는 인터넷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고 있다.
' ㅋㅋㅋㅋ 근첩들 존나 골때리네 나도 이렇게 안산다. '
인터넷 안에서 근첩들을 보면서 근첩들을 욕하며 내 인생에 우월감을 느끼는데 보람찬 하루를 보내고 있다.
' 오늘 pc방에서 피빕하고~ 밤새서 8회차 예능코옵 해야겠다ㅋㅋㅋ ' 나는 이 완벽한 계획에 스스로 박수를 보냈다.
. . . 어머니의 마음은 날아갈듯 가볍고 기쁘다.
아들이 친구들이랑 놀러간다는데 뭐가 문제인가!
아. 옷은 어떻게 준비해야할까 어머니는 들뜬 마음에 아들이 갖혀있는 방문을 두르렸다.
그녀는 예전에 노크를 했다가 아들이 욕지거리를 쏟아내는 걸 들은 이후로 한번도 방문을 건들이지 않았지만 오늘은 기분이 좋아 무심코 저지르고 말았다.
' 똑똑똑.. ' ' 아..아들~ 옷은 어떻게 할래~ '
... 대답이 없다. 다시 한번.. ' 똑똑.. 벌컥! '
어머니는 방문을 가득 채우는 아들과 마주했다. 아들의 얼굴이 빨갛게 되어있다. 몇년만에 본 아들의 방안은 어둡고 침침하며 알수없는 냄새도 풍겨왔다.
' 내가 뭐랬어 ' ' 아..아니 옷은 어떻게.. ' ' 내가 뭐랬었냐고!!! 노크하지말랬잖아!!! '
갈라지는 아들의 목소리가 바로 앞에 서있는 어머니에게 직격한다. 늙은 어머니의 몸이 사시나무처럼 바들바들 떨린다.
' 미..미안해..엄마가 미안해.. ' ' 아씨발 지금 나갈래 ' 아들이 방문을 쾅하고 닫는다.
늙은 어머니는 순식간에 일어난 지금 이 상황이 너무나 무섭다. 그녀를 지켜주던 남편도 지금 자리에 없다.
이늑고 어머니는 천천히 안방으로 들어갔다.
. . . 얼마 지나지않아 거칠게 아들 방문이 열리는 소리가 난다. 덜컹덜컹! 드륵드륵! 무언가 주섬주섬 챙기는 소리가 난다.
삐비빅! 덜커덕! 콰앙! 도어락이 풀리며 현관문이 열리고 닫혔다.
어머니는 조심스럽게 방문을 열었다. 집에는 아무도 없다.
뜨거운 눈물과 힘없고 가녀린 흐느낌이 회색빛 집안에 퍼진다.
가족사진 속 어린모습의 아들이 울고있는 늙은 여자를 활짝 웃으며 내려다 보고있다.
원본 - 워프레임 갤러리 웦붕이의 외출
길게도썼다
가족사진ㅠㅠ눈무류ㅠ - dc A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