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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28년
푸른 하늘 아래 화창한 노란 햇살이 두 소녀의 머리 위를 비추고 있었다. 안나는 이제 열 살이 된 언니의 손을 잡고 아렌델 시내를 누비고 있었다. 활달한 성격의 어린 공주가 지내기에 왕궁은 너무나 좁았다. 엘사는 마지못해 끌려 나왔으나 그것이 내심 싫지는 않았다.
"안녕하세요, 공주님들!"
생선 가게 주인이 공주들을 향해 환하게 인사했다. 안나는 방방 뛰며 밝게 인사했으나 엘사는 가볍게 고개를 숙이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공주님, 죄송하지만 얼음 좀 만들어주실 수 있으세요?"
지나가던 어린아이 하나가 손을 퍼덕거리며 덥다는 표현을 했다. 푸른 옷의 공주는 공중에서 결정을 하나 만들어 소년에게 수줍게 내밀었다. 그 사건 이후 안나와 잠시 동떨어져 지냈던 엘사는 어머니의 결정으로 동생을 다시 대면하게 되었다. 그녀는 진심으로 동생에게 사과했고 안나는 그저 해맑게 웃으며 언니를 용서해 주었다. 엘사가 품은 마음의 짐이 덜어지자 그녀의 방에 서려있던 얼음 결정들은 눈 녹듯이 사라졌고, 그 뒤로 가족과 행복한 시간을 보내며 마법의 안정을 되찾았다. 그녀의 힘을 다스리는 방법은 감정을 다스리는 방법과 같았던 것이었다. 그녀가 마법을 통제할 수 있게 되자, 엘사의 비밀은 모든 사람들에게 순차적으로 알려졌다. 처음에는 주요 시종들, 대신들, 왕궁 사람들.... 그 다음에는 국민들 차례였다. 아그나르는 최후의 순간까지도 엄청나게 고민을 했으나 왕비의 간곡한 부탁으로 2년 전 성탄절에 성 앞에 모인 사람들 앞에서 그녀의 마법을 선보였다. 그러나 그의 생각과는 달리 사람들은 그런 힘을 두려워하거나 혐오하지 않았다. 얼음 마법이 주는 피해보다는 이익을 떠올리며 신기해하거나 이용하려는 생각들이 많았기 때문이었다.
"안나다! 오늘도 언니랑 같이 왔네?"
그들을 알아본 이들은 지난 금요일 아버지를 따라 마을 순방을 나갔다가 새로 사귄 또래 친구들이었다.
"응! 내가 밖에 나가자고 보채지 않으면 절대 나올 생각을 안 하거든."
"엘사 언니! 마법 좀 보여줘. 우리 스케이트 타고 싶어!"
엘사는 그들의 부탁을 흔쾌히 들어주며 바닥에 얼음을 뿌렸다. 곧 빙판길이 만들어졌고 그것을 보며 흥분한 아이들이 얼음 위로 엎어지며 마음껏 뛰놀았다. 안나도 엘사의 손을 잡고 그 위로 뛰어갔다. 그녀는 얼마 전에 언니에게 스케이트를 타는 법을 배웠다.
1829년
"으악!"
"끼야아아악!"
걸어다니는 눈덩이를 본 안나가 공중으로 발길질을 했다. 머리가 몸통과 분리되었다.
"눈사람이 말을 하고 있어, 언니!"
"올라프! 안나를 놀라게 하면 어떡해!"
눈사람의 창조자가 허겁지겁 달려와 그것의 머리를 손으로 받아냈다. 그것의 정체는 얼마 전 엘사가 사람이 없는 무도회장에서 힘을 시험해보다 우연히 만들어낸 눈사람이었다. 평범한 눈사람과 다른 점이 있다면 그는 말을 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난 따뜻한 포옹을 하고 싶었을 뿐이라고!"
게다가 자신의 감정도 표현할 수 있었다.
1830년
아홉 살의 안나는 테아네 빵집에서 바게트를 사서 입에 가득 물고 돌아오는 길이었다. 성에 도착하면 그녀의 언니와 어머니가 정치학 수업 땡땡이를 친 안나를 나무랄게 뻔했으나 그녀는 모범생과는 거리가 먼 말광량이었다. 어린 공주는 그저 도시를 돌아다니며 맛있는 것을 먹고 친구들을 사귀는데 더 많은 재미를 느끼고 있었다. 기분 좋은 미소를 입가에 품은 안나는 사람들 사이를 요리조리 피해가며 경쾌하게 항상 활짝 문을 열어두는 성을 향해 나아갔다. 그런데 그녀가 아렌델 수산시장을 건너가던 중 갑자기 한 소년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엘사의 나이와 비슷해 보이는 금발머리를 한 덩치 큰 소년이었다. 소년은 어부들을 상대로 얼음을 팔고 있었지만 오늘은 영 신통치 않은 듯했다.
'저 애를 어디선가 봤었던 느낌이 드는 이유는 뭘까?'
그녀는 알 수 없는 느낌에 자석이 쇠를 끌어당기는 것처럼 소년에게 이끌렸다. 그러자 소년의 시선이 공주에게로 향했고 그의 눈빛에서 같은 생각을 읽어낼 수 있었다.
"얼음 사러 왔니? 아니면 할 얘기 있어?"
놀랍게도 먼저 말을 건 이는 가죽옷을 입은 소년이었다.
"음...내가 널 어디선가 봤던 기억이 나. 혹시 이름이 뭐니?"
"크리스토프 비요르그먼."
때론 운명이란 것은 아주 사소한 만남으로부터 시작되기도 한다. 그날 시장에서는 우연히 만난 소년과 소녀의 활기찬 대화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이어졌다.
1831년
다시 성탄절이 찾아왔다. 국왕과 그의 가족들은 올라프라는 새로운 가족과 함께 제스처 게임을 하고 있었다.
"야, 몸 바꾸는 건 반칙이잖아!"
안나가 엘사, 아그나르, 올라프 팀에게 패배했다는 사실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었다.
"에잉, 쟤한테 글 읽는 법 괜히 알려줬나 봐."
이두나는 말은 그렇게 했지만 그녀는 가족과 함께하는 순간이 이렇게 행복하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닫고 있었다. 왕비에게는 가족이 우선이었다. 그녀는 행복하게 웃는 큰딸을 바라보며 그날 있었던 아찔한 사고를 기억해냈다. 만약 그날 이후로 두 자매가 계속해서 떨어져 지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남편의 결정대로 마법을 영원히 숨기고 살 수 있었을까? 과연 내가 내린 결정이 딸의 미래를 더 좋게 만든 것일까?
그녀는 19년 전 만났던 안나라는 이름의 여자가 했던 말들을 여전히 잊고 살지 않았다. 두려움이 가장 큰 적이고, 다른 이들의 시선보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더 보살펴야 한다는 것. 적어도 이두나의 생각엔 그녀의 말이 옳은 것처럼 느껴졌다. 그녀는 이 평화로운 나날이 계속되길 바랬다. 행복이라는 것은 언제 깨질지 모를 정도로 불안정한 것임을 그간의 경험으로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1832년
이두나는 커다란 나무가 심어져 있는 언덕 위로 올라가 나무 밑의 땅을 파보았다. 오늘이 바로 그녀의 생명의 은인과 약속했던 그날이었기 때문이다. 20년 전의 엄청난 일들이 바로 어제 일처럼 생생하게 떠올랐다.
'정확히 20년 뒤에는 나도 이곳으로 올 거야. 그날이 되면 이걸 꼭 열어봐.'
왕비는 들뜬 마음으로 나무 상자를 꺼내 그것을 열어보았다. 그녀가 소녀 시절에 소중하게 여겼던 물건들을 보고 추억에 젖으며 그것들을 들어내자 나무 상자 바닥에서 동전 몇 개와 편지 봉투 하나가 모습을 드러냈다. 이두나는 동전을 집어 이리저리 살펴보았다. 놀랍게도 동전 앞면에 '1840'이라는 숫자와 처음 보는 여자의 얼굴이 새겨져 있었다. 심지어 자기 자신을 꼭 닮은 모습이었다. 더 정확히 말해 엘사가 더 자란다면 동전 속의 모습처럼 변할 것만 같았다.
'이 동전들 어디선가 봤던 기억이 나는데...'
그녀는 떨리는 손으로 편지 봉투를 뜯어보았다. 편지 속에는 적갈색 머리의 여자가 급하게 써내려간 몇 개의 문장이 있었다.
'절대 아토할란으로 가지 마세요. 엘사의 힘이 강해질 때까지 기다려야만 해요. 그 전에 간다면 그곳은 당신을 삼켜버리고 말 거에요.'
-안나-
"대체 이게 무슨 말이지?"
그녀는 혹시나 내용이 더 있나 싶어 편지를 이리저리 살펴보았으나 내용은 그것이 전부였다. 편지에 새겨진 필체가 꼭 둘째 딸의 것과 비슷하다고 느꼈으나 기분 탓이라 여겼다. 이두나는 안나가 이곳으로 와서 이런 괴상한 물건들에 대해 어서 해명해주기를 바라며 약속대로 그녀를 기다렸다.
'그녀에 대해 알면 알수록 기분이 이상해지는 것 같단 말이지. 왜 노래 가사를 여기다 적은 거지? 그녀가 말하는 엘사라는 사람이 그녀의 언니를 말하는 건가? 아니면 내 딸 엘사? 그게 사실이라면 대체 어떻게 알고 있는 거지? 그리고 이 편지를 20년 뒤에 보라고 한 이유가 대체 뭘까?'
그러나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그녀의 호기심을 풀어줄 사람은 몇 시간이 지나도록 그 자리에 나타나지 않았다. 화창한 날씨였지만 공기는 서늘했다.
"엄마! 거기서 뭐하세요?"
"안나!"
대신 그녀의 딸이 어머니를 향해 팔을 흔들며 나무 쪽으로 뛰어갔다. 이두나는 사랑스러운 얼굴로 그녀를 꼭 안아주었다. 매일 보는 자식이었지만 두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것 같았다.
"왜 여기서 가만히 앉아 계세요? 아빠가 엄마 어디 갔냐고 걱정하시던데요."
"엄마가 기다리는 사람이 있거든. 아주 오래전에 만났던 내 생명의 은인이란다."
"우와, 그런 사람이 있었어요?"
"엄마가 한 번도 이야기해준 적 없었니?"
"엄마 어렸을 적 이야기는 단 한 번도 못 들어봤어요."
"그럼 지금 들려줄게. 지금으로부터 20년 전, 엄마가 18살 때 너의 이름을 안나로 짓게 된 계기가 있었단다."
1833년
숲속에서 공주들과 한 소년이 불을 피우고 둥그렇게 둘러앉아 있었다. 크리스토프라는 이름의 금발 머리 소년은 어느새 공주들과 가장 친한 친구가 되어있었다. 그는 류트를 집어 들고 트롤의 전통 노래를 연주하고 있었다. 두 자매는 소년의 노래를 감상하고 있었고, 살아있는 눈사람은 엘사의 마법 덕분에 불을 전혀 두려워하지 않으며 그것을 유심히 관찰하고 있었다.
1834년
마흔 살이 된 아렌델의 왕비는 거울 앞에 앉아 그녀의 얼굴을 유심히 보고 있었다. 이마에 새겨진 주름살과 입가와 코 사이를 가로지르는 팔자주름을 발견한 그녀는 이제 더 이상 젊지 않다는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대신 뒤에서 그녀의 어깨를 주무르고 있었던 엘사를 보며 딸이 더는 어린애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열여섯의 엘사는 어느새 어머니의 키를 훌쩍 넘겼다. 마치 딸이 그녀의 젊음을 흡수하고 있는 듯했다. 그렇지만 가는 세월을 막을 방법은 없었다. 정말이지 시간은 미친 듯이 빨리 흘러갔다.
"안나는 또 놀러 나갔니?"
"네, 엄마. 동생이 노는 것을 저리 좋아해서야 큰일이네요."
"그럴 나이지. 너도 밖에 자주 놀러 다니렴. 이제 남자들도 만나보고 연애도 해볼 나이잖니?"
엘사는 대답하지 않고 조용히 웃기만 했다. 그러다 무언가에 흠칫 놀라며 뒤를 돌아보았다.
“왜 그러니?”
“아, 아무것도 아니에요.”
“하지만 너의 눈은 전혀 그렇지 않아 보이는걸. 무슨 일 있으면 꼭 엄마한테 말하렴.”
이두나는 엘사가 선천적으로 그녀의 속마음을 잘 드러내지 않는 인물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아마 아버지의 영향이 컸을 것이다. 그런 점이 그녀의 마음을 불편하게 했다. 엘사는 언제부터인가 무언가에 놀라며 뒤를 돌아보거나 귀를 막는 일이 종종 있었다.
1835년
크리스토프는 안나에게서 눈을 떼지 못하며 어떻게 말을 해야 하나 고심하고 있었다. 오늘이야말로 그가 일국의 공주에게 고백하기로 결심한 날이었으나 막상 그녀의 앞에 서니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았다. 사실 열일곱 살 숲속 소년에게는 이런 경험은 처음이었다. 망설임을 거듭한 끝에 그가 어렵게 입을 열었다.
“안나 공주님, 미친 소리 해도 될까요?”
“뭔데?”
소년은 수줍어하며 말을 꺼내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나 안나는 말하지 않아도 그의 입에서 무슨 말이 나올지 짐작할 수 있었다. 사실 그녀가 기다리고 있는 말이기도 했다. 부드러운 주황빛 햇살이 거리를 비추고 있었다. 그곳에는 쑥스러워하는 소년 앞에 아름다운 열네 살의 소녀 하나가 서 있었다.
1836년
몇 년 전부터 자신을 괴롭히는 정체불명의 목소리에 시달리던 엘사는 어느 날 안나에게 얼마 전부터 자신에게만 들리는 소리가 있다는 것을 털어놓았다. 엘사는 자신을 부르는 것이 정령들과 관계된 것임을 말하고, 그 정령들이 부르는 의도가 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안나에게 부모님께는 절대로 알리지 말라고 신신당부했으나 언니의 상태를 진심으로 걱정했던 동생은 그것을 모두 어머니에게 말씀드렸다.
‘그래서 엘사가 가끔씩 흠칫 놀랐던 것이었어. 부모로서 그런 것 하나 눈치채지 못했다니!’
이두나는 틀림없이 그것이 엘사 마법의 근원으로부터 오는 신호라고 생각했고 딸에게 제대로 신경을 못 써주었다는 생각에 죄책감이 피어올랐다. 충격을 받은 이두나는 정신없이 왕실도서관의 고서들을 닥치는 대로 뒤졌고 ‘아토할란’이라는 단어를 찾으려고 애썼다. 그녀의 딸에게 생긴 문제를 해결하려면 그곳에 직접 가야만 했다. 계속 정보를 찾았으나 그 많은 도서관의 책들 사이에서 단 한 장의 지도만이 나왔다. 비밀에 싸인 섬으로 가려면 검은 바다를 통과해야만 했다. 책에서도 더 이상의 설명은 나오지 않았다.
‘그곳에 대체 뭐가 있기에 그토록 엘사를 불러대는 것일까? 무슨 이유로?’
이두나는 30년 전의 기억으로 거슬러 올라가 그녀의 어머니가 자주 들려주었던 아토할란의 전설을 떠올렸다. 문서에서 길을 찾을 수 없었기에 기억 속에 남아있는 노랫말 속에서 정답을 알아내야 했다. 하지만 그 말대로라면 그곳은 그녀를 삼킬 수도 있을 만큼 위험한 곳이 틀림없었다. 그런 곳에 엘사를 보낼 수는 없었다. 전설 속 이야기로만 치부했던 이런 말도 안 되는 이야기들이 사실인지 알아내려면 우선 그녀의 남편을 설득시켜야만 했다.
“배를 하나 준비시켜 주세요. 저 혼자라도 잠시 어디 다녀와야 할 곳이 있어요.”
“무슨 일인데 그래? 천천히 말해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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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가 너무 높아!”
아그나르가 절망적인 목소리로 외쳤다. 그러나 이두나는 포기할 생각이 없었다. 18년 동안 그녀의 딸을 괴롭혀 왔던 정체불명의 힘의 근원지가 눈앞에 있었기 때문이다. 배 위로 넘쳐흐르는 혼란스러운 파도와 함께 천둥이 세상이 떠나갈 것처럼 포효했다. 역시 이곳에 두 딸을 데리고 오지 않은 것은 잘한 결정이었다. 그들은 공주들에게 남쪽 바다로 간다고 말했었지만 실제로는 불확실한 목적지를 향해 북쪽으로 향하고 있었다. 사실 이두나는 남편도 데리고 올 생각은 없었지만 아그나르는 절대로 이두나가 혼자 가게 놔둘 사람이 아니었다.
“그래도 엘사를 위해서라면 계속 가야 해요!”
그때 눈앞이 번쩍하며 수많은 나무 판자들과 함께 왕비의 몸이 공중으로 붕 떠올랐다. 그녀는 소름이 돋을 정도로 공간 속을 오랫동안 날아오른 뒤 수면 위로 떨어졌다. 바닥으로 가라앉던 이두나는 필사적으로 발버둥을 치며 물 위로 떠올랐지만 몇 분 지나지 않아 온몸을 칼로 찌르는 듯한 살인적인 추위가 느껴졌다. 그녀는 정신을 차리려 노력하며 남편이 어디로 사라진 것인지 살펴보았지만 그들이 타고 온 배는 시야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러다 눈 깜짝할 사이에 파도가 그녀를 덮쳤고 격렬한 충격을 받은 그녀는 맥없이 바닷속으로 가라앉았다.
‘여기서 죽긴 싫은데...’
폐에 차가운 소금물이 들어차고 있었다. 하지만 인간의 생명력은 고통스럽게 질겼다. 이두나는 의식이 남아있는 시간 동안 그녀의 인생에서 풀리지 않았던 의문들을 정리해 보았다. 아토할란에는 대체 뭐가 있을까? 안나라는 먼 친척의 정체는 대체 뭐였을까? 그녀는 내가 여기서 죽을 거라고 예측이라도 했던 것일까? 분명 그 의문에 해답은 존재하지 않았다. 그녀의 의식이 끊어지기 전 마지막으로 떠오른 생각은 두 공주님들이었다. 아직 성인도 되지 않았는데 딸들을 남겨놓고 어머니가 일찍 떠난다는 게 그들에게 얼마나 무거운 짐을 지우는 일인지 모르지 않았다. 엘사, 안나, 엘사....안나...
그 순간 양갈래 머리를 한 열다섯 안나의 모습이 24년 전 만났던 안나의 모습과 겹쳐보였다. 그렇구나. 그녀가 바로 내 딸이었어. 내 딸이 나를 구하러 과거로 왔던 거야. 근거는 없었지만 죽기 직전에야 발휘되는 강한 육감으로 확신할 수 있었다. 그녀가 가지고 있었던 물건들과 메시지, 행동 등 모든 게 맞아떨어졌다. 그러나 이제는 모두 부질없는 깨달음이었다.
‘그녀가 수십 번을 과거로 돌아간들, 엘사의 비밀을 알아내기 위해 바다로 가는 나를 막을 수 있었을까?’
부모란 그런 존재였다. 그들의 목숨보다 자식의 행복을 우선순위에 놓는 사람들이었다. 죽음이 그녀의 발목을 잡고 건너편 세계로 끌고 가기 직전, 그녀의 의식이 희미해지는 마지막 순간에 이두나의 시야에 들어온 것은 눈부시게 커다란 새하얀 빛이었다. 그것은 꼭 말을 타고 있는 사람의 모습처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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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화에서 끝내려고 했는데 실패했네요. 내일 새벽 진짜 마지막화가 올라갑니다.
ㅁㅎㅊ
문학추
시달안추!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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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주셔서 저야 영광이죠
항살 잘보고있추
정말 내용 짜임도 좋고 필력이 엄청 좋으셔서 글이 쑥쑥 읽혀요 ㅎㅎ 마지막 화가 기다려지네요 마지막까지 화이팅하시길! - dc App
감사합니다~
개추
어머니..... ㅠㅠㅠㅠ
올라가세요
문학추
타임 패러독스 재밌다
미래가 바뀌긴 했지만 일어나는 사건의 일련은 변하지 않았군요..ㅠㅠ 마지막화가 너무 기다려집니다 이런 작품 써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프갤의 보배님..
이제 에필로그만 남았군요...
노력했지만 미래를 바꿀순 없었구나
Aㅏ....
와... 진짜 소름돋는 구성과 필력... 마지막화도 기대하겠습니다!! - dc App
흡입력이 좋아서 정신없이 읽었네요.. 마지막은 완전 감동 ㅠㅠ 좋은문학 감사합니다
이번편 읽으면서 느낀건데 글 내용처럼 엘사가 프1과는 다르게 마음 터놓고 별 문제 없이 지냈다 하더라도 아토할란 목소리는 어떻게든 들렸겠구나 내심 새로운 감회가 드네...ㄷㄷ 전혀 생각해보지 못한 부분인데 이렇게 풀어내서 인상적이었음
결국 부모님의 미래는 변하지 않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