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3 때부터 하고 싶은 일이 셩겼다.

그림을 그리는 것이었다.


남들은 항상 여지껏 나에게 가능성을 얘기했지만

그 누구도 아닌 가족이 내가 가려는 길을 막아서며

자신들이 원하는 길을 제시하면 걸어가도록 제시했다.


22년 넘게 살아온 나한테서 절대로 떨어질 수 없는 굴레와 억압, 

누군가 죽는 이상 절대로 끝나지 않을 그런.



자신을 잘 아는 건 가족, 지인, 선생님 그 누구도 아닌 나 자신이다.

천부적인 재능을 가진 것도 아냐, 그렇다고 노력하지도 않아

딱 어중간한 재능 갖고 방황해대는 흔해빠진 놈.


이런 생각을 들기 전엔 난 그래도 다를 거라고, 그 전엔

난 남들과 다르다고, 그렇게 확신했다.

적어도 입시에서 보기좋게 떨어지는 그 날 전까지 말이다.


지금 생각하면, 또 상황을 얘기하면 핑계댈 건 많았다.

뭐 게임을 해서 바빴고, 부모한테 떠밀려 다니는 학원때문에 못했고.

뭐 하나 제대로 그림 쪽으로 배워보질 못했기에 그리고 내 분수를 알았기에

진학은 꿈도 안 꿨는데 갑자기 미술 입시 학원에 앉혀놓고 예고 실기를 보랜다.


위에 적어논대로 떨어졌다.

3개월 남짓한 시간에 뭐가 됏든

내 재능과 노력을 여실히 보여주던 결과로 생각한다.


그때 어느 누구 하나 날 위로해주지 않았다.

지금에서야 답은 간단히 머릿속으로 읊을 수 있었다,

위로받을 짓을 하지 않았으니까, 그만큼 노력하지 않았으니까, 그만큼 탁월하지 않았으니까


그럼 여태 어릴적부터 내가 들었던 가능성은 무엇인가?

애초에 3개월 남짓한 시간에 평범한 사람이 무얼 해낼 리가 없었던 걸까?

아니면 그걸 원래부터 알고 나의 부모님은 그렇게 보냈을까?


모르겠다 알리가 없다 생각하고 싶지 않다 죄다 절망적이니까



그래서 내가 나 자신에서 특별함을 잃었던 건 그 당시 좌절감이 이룬 쾌거였다.

입시 직전 날, 학원도 째고 상가 사거리에서 멍 때리다 부모한테 잡혀 달래지듯 끌려가서

정말 쓰레기같은 미완성작 내놓고 보기 좋게 떨어지는 그 순간까지


'집안에서 하는 말은 좋은 경험했다고 생각하라 했다.

아직도 이건 납득이 안돼 그럴리가 없잖아 몰아세운 건 너네들인데

왜 이걸 오롯이 내 경험으로만 치부하고 난 내 선택조차 맘대로 영위하지 못하게 틀어막으려는거야


내 꿈 자존감 희망 모두 박살내놓고 또 다시 미대를 가래

그럼에도 난 갔어 또 다시 가능성을 교수님도 인정해줬다

그거 얘기해주니 그땐 이게 끝끝내 맞다고 인정해주는가 싶더니만

똑같은 굴레였다 그냥 내 의견 입장 사정 아무것도 중요하지않아

이번에도 실패하면 내 인생같은 건 없어

나무가 박살나서 흩날리는 미약한 잿불처럼 남은 열정으로 미련으로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난 지금 하루하루 옛날 옛적 꿈을 붙들고 살아가고 있어


하지만 이게 맞는건가 싶어 그냥 차라리 일찍이 수긍했더라면

그냥 아빠가 가르쳐주는 일 배워서 일했으면 편했지 않았을까


근데 그럼 여태 내 선택 꿈 의지는 어떻게 되는건지 궁금해

그렇게 되면 난 내 삶을 살고 있는게 맞아? 

아무 흥미도 관심도 없는 일로 돈 벌어서 먹고 살면 그건 그냥 죽지 못해 사는 거 아냐?


난 모르겠다 이렇게 시간내어 내 생각을 털어내는 이 순간까지

이런 걱정은 죄다 내던져버리고 

단 하루만이라도 

평온해졌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