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나 어릴 때 6살에 남자랑 바람났다고 아빠랑 싸우고 아빠가 칼 들고 죽이겠다고 해서 결국 헤어졌다
엄마가 떠나면서 막내는 데려가면 안 되겠냐고 했다는데 나에 대한 얘기는 없었다
그 이후로 8살에 언니랑 나랑 동생이랑 할머니 할아버지 집 가서 살았다
어릴 때 멀미가 심했는데 할머니가 데리고 가던 버스에서 내가 멀미를 해서 토했다고 버스 기사가 할머니한테 뭐라했고 울면서 치우셨대
난 그런 일 기억도 못하는데 언니는 내가 예민한 사춘기에도 그 말을 꺼내며 너 때문이었다며 챙피하다고 말하고 성인이 된 이후에도 그 말을 하면서 날 힘들게 했다
그 말 들을 때마다 난 엄청 화났지 자세한 건 기억 안나지만 난 아팠던 거 같은데 언니는 내가 아프거나 힘들어보인 게 아니라 챙피했단 뜻이었잖아
내가 기억나는 게 이제 엄마가 안 오는구나 그걸 7살이라는 나이에 깨달았다는 것과 할아버지 할머니랑 같이 잘 살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거다
할머니 할아버지는 엄마가 없다고 우리한테 잘해주지 않았다 우리랑 비슷한 처지에 있던 여자아이가 있었는데 걔는 걔네 할머니랑 할아버지가 엄청 사랑해줬다
우린 어릴 때부터 눈치밥을 얻어먹고 미움 받지 않기 위해 열심히 공부했다 할아버지가 공부 잘해서 좋아했기 때문이었다
할머니 할아버지한테 따뜻한 말을 들어본 적이 없고 친척들의 눈치를 봐야했고 돌아가신 증조 할머니는 작은 아빠네 자식들을 좋아해서 항상 명절이면 우린 찬밥신세가 되고 걔네는 예쁨을 받았다
그렇다고 화도 못 냈고 친척 동생들을 미워도 못 했고 때리지도 못 했다 그건 나쁜 행동이니까 단지 할머니 할아버지가 명절이면 맛있는 음식을 한다며 그걸 좋다고 먹었을 뿐이었다
예쁨 받으려고 했던 공부가 좋아졌다 초등학교 5학년이 되서는 수학 문제는 전교생 중에 하나만 틀릴 만큼 잘했다 나중에 공부를 잘해서 연구원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 해 엄마랑 아빠는 우리를 데리고 광주로 이사를 갔다 그 이후 나는 공부에 집중도 못했다 너무 예쁘고 휘황 찬란한 친구들 사이에서 난 너무 초라한 거 같았다
그렇게 사춘기가 시작됐다 그리고 그 이후에 난 공부도 못하고 모든 것에 자신감을 잃어갔다

오늘 알바하다가 어떤 아줌마를 만나서 심한 텃세를 당했다
그냥 요즘 너무 힘들었다 사는 게 여러가지로
근데 더 힘든 건 이렇게 밖에 나가서 아줌마들한테 당하고 주변 여자들한테 당하고 오면
나에겐 엄마가 없다는 생각이 든다는 거다
난 친엄마에 대한 생각이 별로 없었다
근데 할아버지는 어릴 때 나보고 친엄마가 너희를 버리고 간 거라고 했다 그래서 나도 친엄마가 날 버린 거 같다고 생각했다
내겐 엄마라는 든든한 버팀목이 없다
지금 엄마가 계시지만 엄마에겐 너희 아빠가 도박을 해서 빚을 져서 니네들이 찾아라 이런 말을 들었다 그 이후로 엄마에게도 이쁨 받기 위해 나쁜 말도 안하고 화 나는 것도 말도 못했고 힘든 건 더더욱 말을 안했다
그래서 나는 밖에 나가면 엄마 같은 여자들을 경계한다
그 사람들이 무심코 하는 행동에 나는 예민하게 반응하게 되기 때문이다
너무 힘들어도 내가 버틸 만한 큰 사랑을 주는 한 사람이라도 있다면 그 것만으로도 힘이 된다고 생각한다
근데 내게는 그런 존재가 없다
그래서 삶이 너무 힘든데 죽고 싶다는 생각만 반복하며 울다
그렇게 울다 과호흡이 올까 스스로 숨을 죽인다
심하게 투정을 부리거나 심하게 화를 내거나 격렬하게 반항해 본 적이 없다 내가 할 수 있는 방법은 아프다고 거짓말하고 괜찮은 척 하며 혼자 우는 거다
그리고 이렇게 아무도 모르는 곳에 글을 쓰는 거다
난 좀 바보라서 울다가 또 자고 일어나면 아무렇지 않은 게 되어버린다
근데 요즘은 우는 게 잦다
친엄마를 원망하고 싶어도 얼굴이 기억나지 않고
그저 내가 불쌍하다
힘들어도 힘들다고 앞에서 울어버리고 의지할 만한 사람이 한 명도 없는 거 같아 사랑을 못 받은 것만 같아 이런 내가 좀 불쌍하게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