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청난 컴퓨터에서 구현한 가상 현실에 사람이 접속해서 체험한다는 개념보다
사람의 뇌가 꿈처럼 만들어내는 방식의 완몰가가 차라리 현실적으로 보임.
자각몽에 대해서 여러번 얘기가 나왔는데 거의 그것과 같은 얘기임.

생생한 자각몽을 꾸고 그것을 어느 정도만이라도 기억할 수 있다면 그것이 곧 완몰가와 거의 같은 것임.
꿈은 생생하게 기억을 못하잖아요 라고 주장할지 모르나,
사실 현실도 생생하게 기억 못하는 것은 마찬가지이다.

우리는 현실을 잘 기억하고 있다고 여기지만 실상 그러한가?
아까 낮에 지나갔던 거리의 주변 풍경이 구석구석 자세하게 다 기억 나는가?
전혀 그렇지 않음을 알 수 있다.
거리를 걷는 동안 수많은 것들이 시야에 들어왔겠지만, 우리의 시선이 꽂혔던 좁은 영역 외에는 전혀 기억나지 않으며, 사실 시선이 꽂힌 좁은 영역들조차도 그다지 인상적인 것이 아니었다면 기억에 남아 있지 않다.
거리에서 수많은 소리가 귀에 들렸겠지만, 그 중에 의미 있게 기억에 남는 소리는 거의 없다.

우리가 거리를 걸어가는 동안 우리 주변의 시각,청각적 데이터량은 엄청나겠으나
각자가 받아들이는 데이터량은 제각각이다.
거리를 걷는 동안 주변 온갖 것들에 집중하여 신경을 쓰고 하나하나 모두 기억하려고 애를 쓴 사람에게는 꽤 많은 데이터일 것이나,
그렇지 않고 무심히 다른 생각하며 걸어간 사람에게는 그 거리는 아주 적은 데이터량인 것이다. (느낀 것도 얼마 없고, 기억 나는 것은 더욱 없다.)

완몰가는 자신이 원하는 것을 구현하고자 하는 개인적 욕망으로 실행할 것이다.
자신이 원하는 것, 관심이 있어서 집중하는 것에는 많은 데이터를 할당하여 세세하게 구현하고, 그렇지 않은 나머지는 뭉뚱그려서 데이터를 절약하면 된다.

자각몽을 업그레이드 시켜서 좀 더 생생하게 만들고
좀 더 기억에 남게만 만들면 그것이 완몰가이다.

그리고 자각몽의 체험은 외부의 컴퓨터가 아닌 우리의 뇌 속에서 구현되는 것이다.

뇌는 뛰어난 생체 컴퓨터라고 하는데, 각자의 뇌를 이용하는 방법을 찾아야지
외부의 컴퓨터가 가상 세계를 구현하기를 기다리는 것은 머나먼 일일 것 같다.

덧붙여 외부의 컴퓨터가 만든 가상 세계라면 누군가 다른 사람이 접속해서 엿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각자의 뇌에서 자각몽 형식으로 구현되는 완몰가라면 보안 측면에서도 더욱 유리할 것 같다.

컴퓨터를 뇌에 연결해서 원하는 내용의 꿈을 꾸도록 의도적으로 유도하고, 뇌의 기존 기억과 함께 그것을 보조하여 세세한 정도를 높일 수 있도록 돕고, 얼마간이라도 기억되는 양을 늘린다면 그게 완몰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