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세상에 보기 드물게 마음이 맞는 사람이었다.
저마다 자기만의 세계와 npc들에게 빠져버린 지금, 내가 맘대로 다룰수없는 완벽한 타인
npc가 아닌 나와 같은 진짜 사람....
옛 생각이 났다.
언제였는지도 까마득하다. 아마 2020년대쯤, 인류의 과학기술이 걸음마수준일 때, 가상현실이라는것이 눈에다 끼우는 장난감 수준이었을때.
감히 누군가에게 함부로 대하지 못했던 시절, 나만 바라보는 npc들이 없었던 시절.
사람들이 현실의 친구를 멀리하지도 않았던 시절, 현실의 연애를 꺼려하고, 타인을 싫어하지도 않았던 시절
그때가 좋았지. 낭만이 있었어. 내말을 무조건적으로 들어주는 npc에게 중독되기전의 시절이.
그도 같은 생각이었다.
나와같이,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옛 시절을 그리워하며, 오랜만에 만난 사람의 향수에 흠뻑 취한 것 같았다.
npc들에게 없는 진짜 사람의 거친 언행과 마음, 본능적으로 나를 위하지않는 그. 그것이 내 마음을 뒤흔들었다.
우리는 서로의 몸과 마음을 확인하고, 또 확인하며.....많은 시간을 보냈다.
꿈만 같은 시간이었어.
이 시간이 영원처럼 계속될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거짓된 npc들이 아니라 이 사람이라면 평생을 함께할 수도 있겠다고까지....생각했다.
잠깐의 말다툼과 함께,
그가 그말을 하기 전까진
"npc는 안그러는데..."
사소한 말다툼이었고, 봉합할 수 없는 사태도 아니었다. 그가 그말만, 그말만 하지 않았더라면
그리고 내가 그의 진짜 생각을 알지 않았더라면....
나와 진솔한 만남을 가지고있다고생각했던 그는 줄곧, npc들과 나를 비교하고있었다.
나와 이야기를 할 때, 나와 즐겁게 놀 때, 식사를 할 때도, 내 표정, 성향, 습관까지, 심지어 같이 잠을 잘 때에도....
그가 아무렇지않게 그렇게 이야기하는순간 세상이 멈춘 것 같았다.
역겨움, 메스꺼움, 싫어, 화가난다, 나는, 나는 그에게 대체 뭐였지?
풍랑에 유린당하는 나룻배처럼 바들바들 떨고 있는 내가 그는 그리도 흥미로웠는지
그는 나를 연거푸 말로 파헤치며, 상처주고, 조악한 관계를 끝장내버리고는
나를 차단하고 가상현실에서 도망갔다.
나는 차단당하고 그제야 가상이 아니라면 그가 사는곳도 주소도 나는 모른다는것을 깨달았다.
어떤 방법으로도 그에게 다시 연락할방법이 없다는 사실을 깨달은 나는, 나는 이용당하고 먹히고 버려졌다는 비참한 사실에, 눈물조차 나오지 않았다.
한참 후에야 산산조각난 마음을 간신히 추스리고 생각했다.
나도 내 애인은 너보다 잘났거든
복잡한 마음으로 내 집으로 돌아왔다.
기다렸다는듯이, 내가 진심으로 사랑하는 나만의 애인이, 나를 꼭 안아주었다.
내가 좋아하는 외모의, 내가 좋아하는 성격의, 나만 바라봐주는 나의 이상형.
내가 버리지 않는다면 나를 영원히 사랑할 나의 천사.
이런 애인을 두고, 나는 바람을 피웠구나
내자신이 부끄러웠지만, 너무나 착한 애인은 그것마저도 전혀 불편해하지않고 나를 위로해주었다
그래, 그냥 잠깐의 외도였을 뿐이야.
이상한 사람을 만났어.
단지, 단지......그 뿐이야.
특이점이온 후에도 사람들간의 진정한 이해와 소통은 없는걸까
괴거로 다시 돌아가서 못다한사랑 나누고 싶다
그래 나와 함께 손을 잡고 과거로 다시 돌아가서 못다한 사랑을 함께 나누자!
반대의 상황도 가능할거 같다. '진짜 사람이라면 그러지 않을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