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빛으로 빛나는 흰 머리칼에 타는 듯이 붉은 눈동자를 지닌, 10대 중후반 외모의 앳되면서도 차갑고 고혹적인 분위기를 띤, 가녀리고 위태롭지만 강대한 힘을 숨긴, 부드럽게 몸을 감싸는 흑백의 고딕 드레스가 무척이나 어울리는 슬렌더 미소녀 마왕으로서 고고하게 세상에 군림하고 싶다. 마왕성까지 오는 길은 일부러 어렵지 않게 배치해서 나를 잡아 명성을 쌓으려는 허접 모험가들의 침입을 기다리고 싶다. 당당하게 내 앞에 선 모험가 파티에서 남자 모험가들이 엄근진한 분위기에 맞지 않게 내 존안을 알현하자마자 겉으로는 태연한 척하지만 얼굴을 붉힌 채 어색하게 솟아 있는 아래쪽을 애써 감추려 드는 모습을 슬쩍 보며 비웃고 싶다. 그런 상황을 어렴풋이 눈치 챈 여자 모험가들이 남자 모험가들을 타박하면서도 은연중에 내게 보내는 질투의 시선을 받고서 우월감을 느끼고 싶다.
그러던 어느 날은 금발벽안의 귀여운 신입 여자 용사 NPC가 마왕성에 나타났으면 좋겠다. 대놓고 용사 편을 들어 주지는 않지만 비교적 강한 부하나 곤란한 함정을 맞닥뜨릴 때마다 눈치 채지 못하게 몰래 조금씩 도와 주고 싶다. 처음에는 이상한 행운이라고 생각하던 용사도 나중에는 누군가 자신을 몰래 돕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은인을 찾아다니는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고 싶다. 그러다가 마침내 용사가 단서를 잡았다는 듯 스트레이트로 옥좌의 방으로 돌진하면 좋겠다. 충성심을 보이겠다는 멍청한 간부들이 그걸 보고서는 용사에게 몰래 접근해 포박해 오는데 내가 나타나서 손수 포박을 풀어 주고 싶다. 매번 치욕만 받는 건 싫다며 '큿... 죽여라'라고 하는 결의의 말을 무시한 채 용사 소녀에게 입을 맞춰 달콤하게 타락시키고 싶다. 그리고 한동안은 용사 키우기와 레즈 야스로 충실한 나날을 보내고 싶다.
크 최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