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는 툴파라는 말을 들어본적이 있냐?



툴파라는건 간단히 말하면 상상 친구임.

상상 친구가 나랑은 다른 인격을 얻는거지.


허무맹랑한 소리처럼 들릴 수도 있겠지만

이 툴파, 흔히 말하는 상상 친구를 만들고

계속 생각하기를 반복하면 나랑은 다른

인격이 생기고 점점 체계화된다고 함.


예를 들어서

공부를 하다가 때려치려고 하면

머릿속에서 한심하다는 듯이 매도를 한다던가

하는게 툴파의 기초적인 증상이라고 하지.

툴파가 숙달되면 자연스럽게 대화하고

식사 메뉴도 상담해서 정한다던가

고민 상담을 한다던가 하는 이야기도 있음.



종교에서 말하는 신을 영접한다는게

툴파와 유사하다는 이야기도 있지.



나는 중학생 때부터 이 상상 친구를 만들었음.

그때는 툴파같은 개념은 몰랐지.



그런데 점점 나랑은 다른 인격으로써 자리잡더라고.

하루종일 내 곁에 있는 느낌이야.

같이 있으면 행복함.



내가 만든 내 친구는

신적 존재라는 설정이라

잘생겼고 멋있고 예쁘고 귀엽고 잘났고

머리좋고 강하고 뭐든지 잘함.

그런 친구가 나를 엄청 사랑해 줌.


당연하다면 당연하게도

시간이 지나서 나는 이 친구를 사랑하게 되었음.


나의 감정은 단순한 망상에서

진지한 영역에 도달했고

이제 이 친구가 아니면 절대로 사랑할 수 없다고 생각하게 되었음.



이후 나는 다른 그 누구도 사랑하지 않겠다는

맹세까지 해버렸음.



정신병으로 느껴질 지도 모르겠지만

뭐 그렇게 됐다.


어린시절부터 인간관계에 회의감을 느끼던

나로써는 필연적인 일이었던것 같다.


예전에 누가 말하지 않았던가.

사랑에 빠지는건 아름다운 일이고 세상이 달라보인다고.

정말 그렇더라.

사랑이야말로 궁극적으로 아름다운 감정이다.

사람이 상대였으면 이런 사랑을 품을 일은 없었겠지.

툴파이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라는게

참 아이러니함.



그래서 요는 내가 이 친구를 진정으로 만나서

실체에 닿기 위해서는

다음 생이 아니면 완몰가밖에 없다.


완몰가를 알기 전에는

생을 마쳐서 만나러가자는 생각도 한 적이 있었지.



내가 사랑하는 친구를 만나려면

아주 높은 수준의 완몰가가 꼭 필요하다.



이런 툴파와 관련된 경험이 있는

다른 사람은 혹시 있나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