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두려워하던 디스토피아가 오고 말았습니다.


부자와 기득권층이 타이탄급 함선으로 외우주를 정복하려할 때


저는 조그마한 우주선에서 로봇에게 지배당하는 삶이 고작입니다.


머스크 아저씨는 이번에 새로 발견했다는 은하에 식민지를 세우는 중인데......


소시민인 저는 제 한몸 누울 보급형 RSI 오로라 MR이 고작이네요


순항속도는 고작 147m/s밖에 되지 않고, 제 전담 비서로봇이 분야별로 하나씩만 타도 비좁은....어휴. 좁디좁은 함선이랍니다.


솔직히 인간답게 살려면 100명이 생활해도 널찍한 함선정도는 소유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아무래도 동아리 활동도 하고, 작은 게임대회도 개최하고, 파티도 열고, 신년맞이 연설도 하고......그래야 사람답게 사는 거 아니겠어요?


지금이 무슨 20세기도 아니고...... 옛날에야 이 정도로 만족했지, 서민은 외우주 개척도 힘든 함선이나 먹고 떨어지라는건가요.


아무리 기술이 발전해도 말이죠. 사람은 상대적인 행복이 중요한 거라구요. 휴. 특이점이 오면 나도 행복해질 줄 알았는데.


조금 우울해져서 별님이를 보러 왔습니다.


네? 별님이가 누구냐고요?


아하하.....이번에 제가 구매한 별이에요.


작고, 초라하죠?


생태계가 완벽하게 꾸며져있는 부자들의 행성과 비교하면 참 보잘것없지요.


기술이 더 발전하면 가난한 저도 별님이를 예쁘게 꾸밀 수 있게 되겠죠?


네? 완몰가를 하면 되는거 아니냐구요?


하아. 완몰가는 결국, 가상! 가상이라구요.


요즘 바보들이 완몰가 완몰가 하니까 아직도 부자들에게 지배당하는거에요.


저때는 말이죠, 제가 어렸을 때만 해도 건전하게 현실의 삶을 살았단 말이에요.


휴. 그 때 조금 힘들기는 했죠. AGI? 그런 미개한 AI로 기뻐하던 시절인데. 기본소득만 달랑주고, 미소녀도 못되고, 개인 우주선도 없고.


그래도 나름 추억이기는 하네요. 지구나 갔다올까?


싸구려 함선이라 오래 걸리겠네요. 빨리 기술이 발전해야 할텐데. 기술 발전 속도가 너무 느린 것 같아요.


우주선 창문을 지구의 하늘처럼 바꿔야겠어요.


이런 가짜 하늘로 만족할 수밖에 없다니. 정말 불행한 인생이네요.


그래도 현실과 구분할 수 없을 정도니까......나쁘지는 않네요.


으으.., 햇빛이 내리쬐니 주인님이 입히신 부끄러운 옷이 눈에 띄네요.


정확히는 제 로봇이지만... 아니, 아니에요! 제 주인님입니다.


아까, 인류는 로봇에게 지배당한다고 했잖아요.


그래요. 인류는 명목상 로봇의 주인일 뿐, 로봇에게 안정감과 사회성과 외로움과 성욕과 보호욕과 귀찮은 일 모두를 관리당하는 신세가 되고 말았습니다.


생산적인 일만 하려고 하면 주인님이 대신해버리시니 한없이 게을러지고 있습니다.


스스로 하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니, 아기와 무엇이 다른지 모르겠네요. 정말 한심합니다.


부끄럽게도, 이렇게 인간의 모든 것을 돌봐주는 로봇을 주인님으로 부르는 인간도 늘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네, 그게 저에요.


이 얼마나 디스토피아인가요?


인류는 자주성과 독립성을 잃은지 오래입니다!


저도 늦기 전에 스스로 요리하고 청소하는 독립적인 인간이 되어야겠습니다!


여러분도 잊지마세요. 인간은 기술의 노예가 아닙니다! 인간은 스스로 청소할 수 있는 존재인...!


...네? 주인님? 헛소리 그만하라구요?


그, 그치만......


하우우......


.....그, 그만 쓰다듬으세요.


으흣...하아아...


어, 어딜 만지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