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 좋을대 찍은 사진
이브죠



빈 자리가 얼마인지 가늠할 수 없다. 가끔 그것이 느껴지는 날에는 한없이 땅을 파고 잊혀지고픈 기분으로 앉는다. 매일을 약에 빠지듯 아무 생각 없이 게임만 하다 지쳐 잠에 든다.

삶에 대한 생각은 고통스럽다. 내게 주어진 길이나 일 같은 건 떠올리기조차 어렵다. 시간은 언젠간 지나간다는 막연한 믿음 하나로 나는 모든 나날을 흘려보낸다.

매번 손에 걸리는 것은 다음 날이고, 뒤돌면 느껴지는 건 언제 지나갔는지 모를 물길이다.

최근엔 시간이 두려워져 퇴근하고 남은 시간을 도피하듯 게임만 했다. 내게는 수많은 시간이 남았다고 생각하면서도 순식간에 지나가고 만 7개월의 기억이 두렵다.

크리스마스 트리를 보고 모자를 산 것이 어제처럼 느껴지고, 나는 아무것도 바뀌지 않고, 심지어 뒷걸음질까지 쳤음에도 이미 1년은 지나가고 있다. 만나이로 세지 않는다고 쳤을 때 이젠 22보다 23이 가깝다.

시간이 가는 건 두렵지만, 막연한 출근에 대한 감상은 더더욱 두렵다. 그것은 무기력이다. 중학교나 고등학교는 3년이면 끝난다. 대학조차도 4년이면 끝자락이 있다.

내가 이곳을 벗어난다고 해서 기존의 삶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장소만 달라졌을 뿐 주 5일간 집에 가고싶다는 생각 하나만 가지고, 짧게 다가오는 주말의 휴식에 취하지도 못한 채 다음 날 나서는 순간이,

이 지겨운 출근이라는 것이 3년도, 4년도, 6년도 아닌 일평생이지 않을까 하는 무서운 생각에 모니터로 시선을 돌린다.

내가 바라보는 건 발 밑이다. 다음 주도 아니고, 다음 달도 아니다. 딱 하루. 오직 그것만 바라본다. 오늘의 퇴근을 생각하고, 밤중의 단비같은 잠을 떠올리며 일어난다.

일이 어렵거나 힘들다고는 생각치 않는다. 물론 난관이 없지는 않으나 다른 것에 비하면 훨씬 쉬울 것이다. 단지 나는, 완전한 의미의 휴식이 없는 미래를 바라보고 싶지 않을 뿐이다.

과거엔 목표가 있는 인간을 부러워했다. 그런 주인공을 만들고 싶었다. 그러면 막힘 없이 쭉쭉 글을 써나갈 수 있을 줄로만 알았다.

근데 지금은 별루야

저리가

그러니까 빨리 특이점도 완몰가도 달라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