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감이 가시질 않아서
뭔가 잘못됐나 시간을 곱씹어 본다


끔찍한 우울감이 나를 짓눌러 와서
잠깐 숨이 막히는 경험을 했다
무게는 점점 무거워지고
절망은 점점 짙어진다
나를 끌어내리는 것이 무엇인지 정체조차 알 수 없다
뿌리깊은 외로움이 공포스럽게 잡아끈다
외로움과 우울감이 어디서 기원하는지는 알 수 없다
다만 그것은 끊임 없이 흘러나와서..
계속해 물러서게 만든다
단지 일이 싫은 걸까
그냥 집에 가고 싶은 걸까
이 세상에 집이란 건 없을지도 모른다


평온함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이란 건 없을지도 모른다..
단지 그것이 무언가에 도취되거나, 오랫동안 기다려 마비된 상태가 아니라면 더더욱
그렇다면 나는 무엇을 추구하고
무엇을 사랑하고
무엇에게 안겨야 하는가?
아브락사스의 품이 다가오고 있다고 느낀다 그것은ㅡ지금도 부분적으로 내게 있다
영혼으로 남아 살아가고 싶은 마음이
나를 채찍질한다
당장이라도 쓰러질 것처럼


내게는 죽음과 해방이 다르고
삶과 해방도 다를 뿐이다


무언갈 알고 싶다는 생각은 희미해진 지 오래라서
나는 같은 자리를 끝없이 걷는다
다만 아브락사스는 다가오고 있다고 믿을 뿐이다
언젠간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다
같은 자리를 끝없이 영원히 영영 걷더라도
끌어내리는 힘을 버티지 못하고, 외로움의 품에 안겨 녹아들더라도..
목적지는 다가온다
그것이 나아감이 아니더라도 언젠간 도달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다만 나는..
그 무거움이 불쾌한 거다
무언가를 놓고 싶어서, 무언가를 들고 싶어서, 앞으로 걷고 싶어서, 그 자리에 멈춰서고 싶어서,
그래서 머리가 아픈 거다
그래서 마음이 옥죄이듯 아픈 거다
놓는 것이 정답인지, 드는 것이 정답인지, 걷는 것이 정답인지, 멈춰서는 것이 정답인지..
그 편린조차 알아볼 수 없어서 자꾸만 방황하고 제자리에서 머뭇거리게 되는 거다
나를 고민하게 만드는 그것들이 싫다
나를 고통스레 만드는 그것들이 싫다
다만 놓을 수 없을 뿐이다
방법조차 모르고 있으니까..
모든 사람은 그것을 알고 살아가는 걸까?
단지 나를 비춰보는 것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
나는 그것이 보이지 않아서ㅡ 들고 가는 무게를 알 수 없어서


라니아케아 초은하단에 가고 싶다는 꿈을 들었다
그것이 내게는 너무 놀랍고 새롭고 신기하면서도..
반짝이고..
가까운 존재여서
그 거리감에 전율하고 말았다
나는 그러한 꿈을 꾸고 있구나
돌아갈 수 없을 정도로 멀찍한 거리에 있는 곳으로,
제자리를 걸으며,
그것이 다가오리라는 생각으로,
꿈을 꾸고 있었구나.
그러면서도 그 사람은 살아가고 있었다.


별다른 목적성이 있는지는 모르는 채로,
단지 꿈이라는 것으로 안고 산다고 해도
혹은 우주의 한 켠 작은 땅 한 뼘이라도 밟을 수 있을지 모르는 삶이라도
결국 같은 선상의 꿈을 꾸고 있다는 것이 내게는 너무 신기한 사실이라서
그것은 걷고 있는 것이겠지
목적지에 도달할 수 없다면 제자리를 걷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고 해도
그것이 언젠간 다가오리라 생각하며 걷고 있는 것이겠지..

그래서 나는 로켓 랩을 샀다
언젠간 우주에 가겠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