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때 엄마가 물만두 좀 데워오라고 시켜서, 쇳덩이 냄비에 물만두 넣고 전자레인지를 돌린적이 있어.
당연히 엄청 혼났지, 집안 불날 일 있냐고, 왜 이렇게 일머리가 없냐고.
그야 그건 당연한거야, 합리적으로 혼이 날 일이었고, 난 그때 확실히 훈육을 받아야만했어.
쇠를 전자레인지에 돌렸다가 진짜 불났으면 어쩌려고.
하지만, 하지만 말이야... 혼나서 서러운건 사실이잖아...
애초에 그 일이 위험하지 않은 일이었다면? 사실 안전한 일이었다면?
의미없는 망상이지만... 적어도 내가 겪을 가상현실에서는, 내가 바보같이 행동해도 세계가 나를 배려했으면 좋겠어...
나는 바보같으니까... 세계가 나를 편애해줬으면 좋겠어...
애초에 내가 잘 모르고 못하는걸 누가 시키지 않고, 누가 물어보지도 않는건 당연하구..
내가 어떤 실수를 저질러도, 그게 그 실수를 저질렀을때까진 별로 위험하지 않은 일이었으면.. 물리법칙이 무시되고, 세계가 나를 위해서, 내 실수를 무마해줬다면...
그런걸 상상해보고 있어.
철냄비에 만두 데운 게 훈육 대상인 건 맞긴 한데, 어린이한테 '일머리가 없냐'는 건 도대체 뭔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하는 거임? 안 알려주면 모르는 게 당연한 거잖아. 알고도 못 해야 뭐라 할 건덕지가 생기지, 물리학적 지식을 아예 모르는 어린이한테 일머리 얘기 하는 건 도대체 무슨 부모임? 그거 가지고 어린 시절의 님이 상처받은 것 같은데, 그건 님보다는 부모님 잘못임. 애들이 그러는 건 당연한 일이니까.
나도 그때 당장에는 그렇게 합리화했는데, 합리화는 결국 의미 없어... 그리고 그렇게까지 어린 나이도 아니였어, 초등학교 다닐적이었는데, 그래도 곧 있으면 중학교 들어갈만큼 고학년때 그랬어 정확히 몇 학년이었는지는 기억 안나는데, 아마 5학년 정도였을거야
아니냐 초등학생은 그래도 괜차나... 나 어른인데도 바보같고 위험한거 많이해. 위로해줄게 쓰담쓰담...
아철을전자렌지에데우면안돼냐? 이제암 - dc A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