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여린 아이에게 그렇게까지 하고 싶었을까
도대체 무슨 이유에서 이렇게 작고 바보같은 애한테 그리 모질게 굴었을까
난 너무 연약하고 바보라서, 뭐 하나 제대로 해내지 못해
뭔가 하고싶지 않아, 누가 뭘 시키는것도 무서워, 내가 뭘 한다는게 무서워
실수하면 혼나잖아, 실수하면 피해를 끼치잖아, 애초에 이렇게까지 무능력한 인간한테 그런걸 왜 시킬까
뭐 하나 하다보면, 갑자기 또 다른걸 시켜, 그리고 그 다른걸 빨리빨리 못하면 혼내더라
돈버는 일을 하고있는것도 아니고, 그냥 어린애한테 집안일 못한다고 그러더라
냉장고 정리를 시켜서 하고있으면, 식사 준비 늦는다고 하라고 그러고, 냉장고 정리 다 하면 그거하겠다고 하니까 식당에서는 그런식으로 안한다고, 어느 식당이 그렇게 하냐고 혼내고
어쩌다 옷 잘못 빨았을때는 왜 얼마 입지도 않은 옷을 빨려다가 훼손시키냐고, 안 아깝냐고
학교에서도 그랬어, 나는 정말 바보같고 느린데, 무슨 소린지도 모르겠는데, 못하면, 아니면 옆에 아이만큼 빨리 할 수 없다면 혼나고
난 아무것도 못하니까, 내가 뭘 하려고 하면 망치기만 하니까 나서지 않으려하면, 억지로 등떠밀고
그때마다 내가 할 수 있는건, 그냥 무서워서 덜덜 떨고있기가 전부인데.
현실은 계속 이런식이였어. 난 아무것도 못하고, 내가 뭘 해보려하면 망치기만 하는데, 안하면 재촉하고, 망치면 혼나고
그냥 날 괴롭히고 싶은거 아닐까? 아니면 빨리 죽어버리기나 하라는건가? 이렇게 무능력한 인간은 필요 없으니, 부양 비용 축내지 말고 꺼져버리라고 그러는걸까? 생각해보면 엄마는 그 어린애한테 돈 얘기를 많이 했던거같아.
앞으로의 천국에서는, 정말 아무것도 안해도 됐으면 좋겠어.
소리지르는 어머니도, 비웃는 친구들도, 강요하는 선생님도 없었으면 좋겠어.
"그것도 못해?" 대신에, "감히 그런 실수를 해?" 대신에, "왜 아무것도 안하고 답답하게 망부석처럼 가만히 있어?" 대신에,
"그거 좀 못하면 어때", "어이쿠, 실수했네? 괜찮아 넌 인형처럼 귀엽기만 하면 돼, 그럴 수 있지", "넌 멍청하게 멍하니 있을때가 제일 귀여워"가 있으면 좋겠어.
내가 들을 명령이 온갖 잡다한게 아니라, 그냥 "얌전히 있어" 하나였으면 좋겠어.
그냥 가만히 있으면... 어느샌가 뒤에 와서 품에 포획당하고, 머리카락 쓰담쓰담 받고, 차갑고 어떻게든 날 깨우려하는 바깥 대신에 따뜻한 품에서 마음껏 졸고
자고 일어나면 날 괴롭히는 햇빛이 들어오는 대신에, 날 잠깐이라도 숨돌리게 해줬던 달빛이 들어오고
매일 아침 일찍 나가는 대신에, 느긋하고 여유롭게 당연하다는듯 집에서 쉬고
차갑고 퉁명스러워서 날 아프고 무섭게 하는, 그리고 언제 닥쳐올지도 모르는 그 목소리 대신에, 항상 들려오는 상냥하고 부드러운, 나를 보호해주는 사람의 목소리가 들려오고,
내 불안을 때리는 밀침 대신에, 따뜻한 포옹이랑 쓰다듬을 받고
조금 두서가 없었구나, 오늘은 자야겠네 완붕이들도 다들 잘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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