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몰가 기술이 실제와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발전한다면, 진실과 가짜를 구분하는 것이 과연 의미가 있을까?
완몰가 안의 NPC들은 그저 가짜에 불과할까?
단순한 뇌파 신호의 교란으로 치부할 수도 있겠지만, 어쩌면 우리가 사는 이 우주 역시 누군가의 거대한 의식이나 시뮬레이션의 일부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여기서 한 가지 가설을 생각해 봤다.
내가 원피스나 나루토 같은 가상 세계에 들어가 영웅이나 주인공이 되어 모든 것을 누렸다고 가정해 보자.
하지만 그 세계 안의 NPC들은 생생하게 고통을 느끼고 비극적인 죽음을 맞이하며, 누군가는 덧없는 절망 속에 갇혀 살아간다.

자신의 사적인 쾌락만을 좇는 인간이라면 신경 쓰지 않겠지만, 어느 순간 자신의 유희가 만들어낸 그들의 고통을 깨닫고 깊은 죄책감을 느껴 속죄하고 싶어질 수도 있다.
그래서 시스템에 이렇게 요청하는 것이다.

"이 현실과 다름없는 세계에서 내 기억을 완전히 지우고, 유한한 삶 속에서 똑같이 고통받고 죽음을 맞이함으로써 속죄하게 해달라."

그렇게 기억을 지우고 들어온 '속죄용 시뮬레이션'이 바로 지금 우리가 인지하는 이 현실이라면?

왜 이런 생각을 해봤냐면, '고통이 없는 가상 세계를 만들면 인간은 재미를 느낄까?' 하는 의문에서 출발했기 때문임.

애초에 '고통이 없는 완몰가'가 과연 재미가 있을까?
인간의 욕망을 진짜로 충족시켜줄 수 있을까?
원피스에서 루피가 로브 루치한테 지건을 맞았는데 데미지 0이고 하나도 안 아파한다면, 그게 재밌는 세계일까?

결국 스토리가 완성되고 몰입하려면 '고통'이 필수적임.

우리가 지금 현실에서 겪는 수많은 고통과 시련들이, 사실은 이 완몰가의 몰입도를 극대화하고 내 과거의 죄를 속죄하기 위해 정교하게 짜인 세팅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