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말로 특이점도 없고 영생도 없는 그런 미래에 더 기대할 일이 있음? 할 일이 있음? 그런 미래를 굳이 기다리고 지켜 볼 이유가 있음?

난 단언컨데 "없음"


특이점이 왔는데, 전유물적인 미래(나는 ASI가 출현했는데 그 전유물이 가능한 시나리오는 아무리 사고실험을 돌려도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음)가 존재한다면 그건 두렵겠지.

분명, 죽음이 코앞에 왔을때 젊은 시절 더 열심히 살아서 부자가 되어서 특이점을 누릴"껄"하는 망상 정도는 하면서 후회하다가 죽을수도 있겠지.

근데, 그런 망상은 아마 아주 잠시 뿐. 어차피 더없이 택도 없는 삶이었단 걸 생각하면 아쉽지만 결국 별수 없다며 난 최선을 다했다 만족하고 눈을 감겠지.




진짜 고등학교 다닐 시절 하고 싶다는 것들은 모두 "돈 없다"는 걸 핑계로 아무것도 해주지 않았던 인간 밑에서 자라온 삶,

그래놓고 군대 전역할때는 시간은 빨리간다며 지금부터 준비 잘해야 한다느니 되도 않는 충고나 하고 앉아있던 인간 밑에서 자라온 삶,

그런 인간이 결국 내가 투자로 돈 벌었을때, 은근히 자기한테 뭘 해달라는 식으로 어필하던 꼴 같잖은 인간 밑에서 자라온 삶,

그런 인간 그래도 돈이라도 좀 벌어보라고, 결국 투자도 내가 옆에서 떠먹여주다시피 가르쳐줘서 돈 벌어먹던 인간 밑에서 자라온 삶,

도대체가 배울만한 점이라고는 조금도 없는 인간 밑에서 심지어 술버릇 때문에 온갖 마음 고생했던 삶에서



그래도 어떻게든 부자 되어보겠다고 발버둥치고 발악했던 젊었던 시절이 있었기에 그런 미래가 온다면, "아아... 조금만 더 발악해볼걸 그랬나?" 라고 생각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솔직히 결국 거의 인생사 대부분은 운으로 돌아간다는 사실(심지어 내 역량과 재능 조차도, 그리고 그것이 발현되는 시기조차도, 혹은 그 여부조차도)을 뼈저리고 진절머리나게 깨달은 현재만 하더라도 무기력에 쩔어있어 사는게 사는게 아닌 삶을 살아가고 있다는 것만 봐도 뭐... 그렇게까지 후회할 일은 없지 않을까 라고 생각함.





진짜 내가 20대때만 해도 기운도 왕성하고, 난 반드시 세계 최고의 부자가 될 거라며 엄청난 야망을 품고 살았고, 여자한테 인기는 없었지만 어떤 여자든 자빠뜨리면 다 임신시킬 자신이 있었고, 그런 삶을 살았었는데, 30대 되니 귀신같이 그 왕성했던 기운은 다 어디갔는지 없고, 요즘은 뭔가를 계획하고 야망을 가지려해도, 그게 지속되고 유지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너무 많이 느낌. 기껏 열심히 해도 외부 변수로 인해 여지없이 깨져버리는걸 계속 반복하다보면, "아 이 병신같은 짓거리를 대체 왜 하고 있는거지...?" 스스로 헛웃음나게 되고.






아무튼 내게 있어 특이점 없는 미래? 솔직히 더 기대할것도 없는 인생이라 "응 죽으면 그만이야~" 하고 말 일이라,

별로 걱정할것도 없고, 솔직히 가진것도 없으니, 죽음이 두려울 것도 없음. 진짜 잃을거 없는 인간이 제일 무섭다라는 말은 나를 보고 하는 말이더라.

살아있으니 특이점을 기다리기는 하는데, 어쩌다보니 죽음을 맞이해도, "그거 그냥 영면에 드는거 아닌가? 잠을 깨지않고 계속 잘수 있는건데?"라는 생각이 들어서 두려움이 없음.

남들은 죽음을 상상하면 숨이 턱 막히고 너무나 두렵다는데, 나는 수면내시경 등으로 전신 마취도 많이 해봐서 "그거 그냥 의식 딱 끊기면 죽음이고 뭐고 못느낄건데 뭐가 그리 두렵지"라는 생각밖에 안 들더라.



아마도 죽음이 두려운 사람들은 현생에 가진것도 많고, 이룬것도 많고, 뭐 여하튼 '자기 자신'이라고 정의할 수 있는 많은 것들을 내려놓고 그 존재를 말소시킨다는 것 자체가 두렵겠지.

오히려 내 입장에서는 죽음이 두려울 수 있는 삶이라는 것 자체가 상상이 잘 안감. 굳이 꾸역꾸역 그 감각을 떠올리려고 애쓴다면, "특이점을 맞이했는데, 그 이후의 미래를 누리지 못하고 죽는다고 상상하면?" 정도가 될 것 같네.






아무튼 그래서 그런가. 내게는 특이점 없는 미래가 전혀 걱정되지 않음.

어차피 삶이란 죽음으로 향하는 여정일 뿐이고, 그 과정에서 정말 거대한 운이 내게 쏠려와서 불멸영생의 무한하고 거의 모든것이 허용되는 특이점 미래의 삶을 보너스로 받는다 정도의 감각이지. "안오면 어떡하지?" 하고 두려움에 떨진 않음. 진짜 그냥 말 그대로 "그때 되면 죽으면 그만이야" 이기 때문.




미래에 뭔가 가능성이라도 있어서, 뭔가 기대할 것이라도 있어서, 뭔가 낙관적인것이라도 있어서, 특이점만 바라다가 결국 특이점은 안오고 내 인생만 조졌을때 특이점이 안오는 미래가 두려운거지. "어차피 지금 삶의 연장선일 뿐인데 더 나빠질게 있나?" 입장이 되면 딱히 두려울것도 뭣도 없음.







그런 측면에서 보면 오히려 30대인 내가 20대 어린 친구들보단 더 축복받은 삶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듦.

20대는 진짜 내가 생각해도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나이거든. 나야 뭐 이제 곧 30대 중반 접어드는 늙다리니까 나름 20대때 내가 할수 있는 선에선 온갖 발악은 다 해보기도 했고.

더이상 진짜 삶의 미련이랄게 크게 없으니까 그러려니 하는데, 특이점을 기다려야 하는 현 20대들은 아마 많은 고민과 불안이 있을수밖에 없다고 생각함.




그렇게 생각해보면... 나 축복받은 것일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