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게 무슨 뜻이옵니까? 스승님?"
영특해보이는 꼬마아이가 흰머리가 희끗한 도사에게 질문을 건넸다.
"하하하! 때가 되면 완붕이 너도 무슨 뜻인줄 알게 되겠지."
"..."
"너무 꿍해있지 말거라! 그래! 오늘 저녁은 완붕이가 좋아하는 닭을 잡아먹자꾸나!"
"정말입니까!!?"
"물론이지! 허허허."
***
매일생한불매향(梅一生寒不賣香)
"스승님께서는 매화는 일생 추워도 향기를 팔지 않는다라고 하셨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덧없이스러지는 것을 택하실 바에야... 차라리 이 불초 제자를 팔아 넘기시지 그러셨습니까!!"
"... 완붕아, 어찌 내가 그러겠느냐. 이미 너는 나의 자식인것을.." *쿨럭*
노인이 기침을 하자, 각혈하며 새까만 피를 바닥에 쏟아내었다.
"스승님! 말씀 그만하십시오..! 제가 빨리 의원을 불러오겠습-"
노인이 완붕이라 불리던 청년의 손목을 잡고선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완붕아.. 기억하거라.. 만고청향(萬古靑香)이라. 매화의 향은 불변하단다.."
그렇게 노인은 눈을 감았다.
***
"형님 그만둡시다.. 소문 못들으셨수?"
"소문? 무슨 소문? 그리고 사내자식이 이렇게 속이 좁아서야 어디 쓰겠어!"
"그.. 광(狂)매화검수말이요! 미쳐가지고 무림악적이란 무림악적은 다 썰어버린다고 하잖수!"
"야이 멍청한 자식아! 그 잘난 화산파의 매화검수가 이런 촌구석 산적한테 관심이나 있겠냐?"
형님이라 불리던 우락부락한 크기의 산적이 비실한 산적에게 일갈하며, 꽝하고 머리에 알밤을 먹였다.
"아얏! 아니.. 그래두.."
"갈! 조용히 하거라! 이번 건만 끝내면, 고생 끝이다! 우리도 기루에서 기녀들 끼고 살수있다니까!"
"...알겠수."
"걱정말거라! 확실한 정보이니. 너는 나만 믿고 있거라!"
우락부락한 산적이 주먹으로 자신의 가슴을 텅텅 두드리며, 자신있다는 듯이 말했다.
두 산적이 산길 구석 풀숲에 몸을 숨기고 한참을 기다리니, 저 멀리서 발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왔다. 아우야. 다시 한번 말하지만, 가마안에 있는 여자는 죽이면 안됀다. 그 여자가 살아있어야 돈을 준댔어."
"알겠수. 근디, 그 여편네는 뭐하는 분이길래 그러우?"
"나도 정확히는 모른다. 그냥 높으신 분이라고 예상만 하는거지. 자.. 온다 조용.."
숨을 죽이고 멀리서 다가오는 일행을 기다리기 시작했다.
마차가 하나, 마부는 한명, 호위 인원은 없다.
우락부락한 산적은 옳거니 일이 쉽게 풀리겠다고 생각하며 모습을 드러냈다.
"이놈! 여기가 어디라고 지나가느냐!"
마부는 올것이 왔다는 듯 표정을 지으며, 마차 안쪽의 사람과 이야기를 나눈 후 입을 열기 시작했다.
"하하.. 죄송합니다. 제가 길눈이 어두워서.. 혹시 제 작은 성의입니다만..."
성의라며, 찰랑거리는 돈주머니를 품에서 꺼내었다.
산적은 예상보다 많아보이는 액수의 잠깐 혹했으나, 다시 정신을 차렸다!
"갈! 녹림무적(綠林無敵) 왕현님께서 그깟 푼돈에 넘어가겠느냐!"
그러자 왕현 옆 비실비실한 산적도 한마디 말을 얹었다.
"이 무례한 자식들! 왕현님께 예를 차리지 못할까!"
마부가 표정을 와락 구기며, 곤란하다는 듯이 말을 건넸다.
"제가 대협을 몰라뵙고.. 잠시 기다려주시겠습니까? 빨리 마련을.."
"아니, 필요없다. 대신 그 마차 안쪽에 사람을 내놓거라."
그러자 정말로 당황한 듯 말을 더듬더니
"아,아, 아니, 안됍디다요! 이 분은 절대로 안됍니다요!
"갈! 무력을 행사할 수 밖에 없겠구나!"
왕현은 큰소리를 외치며 허리춤에 있던 꽤 크기가 큰 도(刀)를 꺼내 손에 쥐었다.
"흐흐흐! 어리석은 녀석! 염라대왕 곁으로 보내주마!"
왕현이 육중한 몸을 이끌고 마차에게 달려가기 시작할 때,
돌연 풍겨오는 짙은 매화향에 왕현의 콧구멍이 벌름거리며 커졌다.
"매화만리향(梅花萬里香)이라. 매화의 향은 발 없이 만리를 떠나니, 그 지조가 하늘에 닿겠구나."
감미로운 목소리가 산속을 울리기 시작했다.
"누, 누, 누누구냐!!!"
"혀, 형님! 매화검수요! 매화검수!!"
왕현과 비실한 산적이 고개를 이리저리 돌리며, 목소리의 주인을 찾으려 했다.
"뇌우마제(雷雨魔帝) 독고영이 네놈이냐?"
"아, 아, 아, 아니오! 소인은 녹림무적(綠林無敵) 왕현이올시다..."
더듬거리는 왕현의 목소리가 점점 작아졌다.
"그, 그, 그, 대,대 대협은 누구시오?"
"화산파(華山派)의 매절(梅節) 김완붕."
자칫 여인처럼 보이는 오똑한 코와 뽀얀 피부, 이목구비의 조화가 아름다우나, 눈동자 안쪽에서는 무언가 형용할 수 없는 불꽃이 타오르는 청년.
김완붕이 모습을 드러냈다.
"녹림무적(綠林無敵) 왕현. 그 목 내가 받아가겠소."
김완붕이 허릿춤에 매달린 검을 쥐었다.
"이십사수매화검법(二什四手梅花劍法) 6초. 매화낙락(梅花落落)"
김완붕의 신형이 사라졌다가, 하늘높게 치솟는다.
공중에 떠있는 그가 검을 휘두르자, 검의 궤적이 거대한 매화나무의 가지가 되었고,
매화나무의 가지에서 자색(紫色)검강이 피어나, 매화꽃으로 장식되었다.
"미안하오."
순식간에 자주빛이 왕현에게 쇄도하여,
왕현의 신형을 난폭하게 찢어버렸다.
김완붕의 검강이 지나간 자리에는 짙은 매화향이 맴돌뿐이었다.
"이게 무슨 소란이죠?"
그 때, 카랑카랑한 미성과 함께 마차안에 있던 여인이 모습을 드러냈다.
아무리 생각해도 무협에서는 화산파가 멋있음.
완몰가 나오면 매화검법 익혀야겠음.
멋있는 등장 !
칼을 휘두를 때마다 분홍색 꽃잎이 휘날렸으면 좋겠네..^-^
오.. 멋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