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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운지하고 나서는 관상이란 것도 인간의 본능적인 육감이 아닌가 싶을 때가 있더라

이재명의 묘하게 스산한 얼굴을 봤을 때 느껴지는 싸함도 그런 게 아닐까 생각하곤 함

워낙 네거티브가 많이 묻어서 제대로 판단도 못하겠지만...


요즘 인터넷을 보면 극과 극 진영대립이 너무 심하고,

우파 좌파가 뭔지, 자유나 평등이나 그런게 뭔지 아무것도 모른 채 혼탁하게 섞여서 뒤엉켜있다는 느낌을 받음


그런 지금에 내가 구독해 놓은 한 아저씨 블로그에 좋은 서평이 올라와서, 여기 무단 전재해 봄.










책) 정치성향은 어떻게 결정되는가



양쪽 진영이 나뉘어서 서로를 죽어라 증오하고 조롱하는 걸 보면서 저런 부지런함과 맹목은 아마도 타고난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들 때가 있었다.

서로 만나 아무리 논리적으로 설득해 봐야 유시민과 진중권의 배틀 처럼 전혀 서로를 설득하지 못하고 적대감과 좌절감과 분노만 더 쌓일 수 밖에 없다. 이성적으로 될 문제는 아니라는 생각을 하던 차에 나의 정치적 윤리적 성향도 아마도 저 깊은 곳의 본능적인 곳에서 나오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정치적 편향은 오히려 가장 본능적인 것 같다. 그 사람의 가장 기본적인 감각인 후각과 관련이 있는 것 같은데 어떤 맛과 냄새를 좋아하는가 또는 극도로 혐오스러워 하는가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즉 정치적 견해는 그 사람의 심미적인 감각의 표현이다. 무엇이 아름답고 무엇이 추한가에 대한 본능적이고 내재적인 경향이다.

부모님과 나는 여러가지로 비슷한데 쓸데없는 공정감각과 사소한 정의감이 아주 비슷하다.

남을 속이는 사람을 특히 미워하고 얌체짓을 증오한다. 새치기 하거나 거짓말로 남을 속이는 걸 참지 못했다. 20년 전 쯤이다. atm에 줄 설 때 나보다 한참 뒤에 서있는 젊은 여성 앞에 어떤 닳고 닳아 보이는 중년의 여자가 새치기를 했다. 젊은 여성을 얕보고 한 짓인데 정작 그 여성은 아무 말도 못하고 있었고 순간 분노가 치밀어 그 중년 여자에게 무슨 짓이냐고 뒤로 가서 줄 서라고 한 적이 있다. 물론 그 여자는 니 일도 아닌데 웬 오지랍이냐고 눈 부릅뜨고 반항했지만 내 기세가 워낙 무섭고 한 덩치해서 결국 쭈빗쭈빗 뒤로 가서 줄을 섰다.

사회적으로 얌체짓과 의도적 거짓말이 합쳐지면 위선이라는 행동이 나온다.

온갖 좋은 건 다 하는 것 처럼 말하고 정작 지는 할 짓을 다 한다. 걸리면 전혀 그렇지 않다고 잡아 뗀다. 범죄 행위 중 사기와 위증을 제일 미워한다. 도둑이나 강도는 거기에 비해 솔직한 범죄라고 생각한다. 아마도 시스템의 잇점을 남용하는 system abuser를 가장 증오하는 것 같다. 이건 무슨 이념이나 논리적 근거가 아니라 태생적으로 그런 사람 그런 행위를 싫어하는 본능이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내가 정치인이나 집단을 평가할 때도 가장 중요시하는 것이 정직과 공정인데, 그런 면에서 우파보다 좌파에 더 엄격해졌다. 우파 지지자들에게는 미안한 말이지만 나는 지금의 그 당에는 처음 부터 아예 애정이 없어서 무슨 짓을 하든 그 당이 그 당 짓을 했네할 뿐이지 감정적 영역까진 오지 않는다. 그러나 학생 때 부터 애정했던 소위 진보가 초기의 겸손함과 정의감을 잃고 위선적인 행동을 감행했을 때 분노와 실망감에 잠이 오지 않았다. 서초동 집회에 가서 소리 높여 외쳤던 정의와 공정이 하나는 윤석열의 당선으로 끝나고 또 하나는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의 본 모습이 만천하에 드러남으로서 결론을 맺었다. 개심이나 회심에 해당하는 정도의 현타가 온 후에 보니 그 진보의 모습이 어느새 우직한 악행보다 더 참을 수 없어 그 담 부터 정치에 냉담자가 되었다.

그런데, 같은 일을 겪고도 여전한 사람도 있고 오히려 저 놈들 보다는 낫다라는 친구도 있다. 같은 생각을 가진 줄 알았는데 누구는 거부하고 누구는 그래도 참을 수 있을까.. 이 것이 내 의문점이었고 그 결과 정치적 이념적 취향은 의외로 고도의 교육이나 논리적 추론의 결과가 아니라 입맛 처럼 정말 바뀌기 어려운 본능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물 비린 맛과 특정 비린 맛을 정말 못견뎌 구역질이 난다. 그런데 두리안이나 다른 악취는 아무 문제가 없다. 이런 건 다 생래적인 체질인데.. 정치에서도 내가 정말 못 참는 부분을 어떤 사람은 별 거 아니게 넘어가고 내가 별 신경 안쓰는 부분에 대해선 정말 분노하는 사람이 있으니... 이 건 입맛과 심미적 문제이다.

현재 유력한 대선주자의 얼굴과 행동을 아주 오래전 tv에서 처음 본 이후 부터 본능적으로 거부감이 들었는데 그 건 마치 포유류가 생전 처음 보는 뱀을 보았을 때의 행동처럼 본능적이다. 인상과 행동에서 내가 가장 거부감을 느끼는 무언가를 감지한 것인데 아무리 남들이 좋아고 해도 그 공포심과 우려는 바꾸지 못한다.

그렇게 생각하던 중에 재미있는 책이 나왔다.

정치 성향은 어떻게 결정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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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백지 상태로 태어나고 교육과 환경에 따라 뭐든지 될 수 있다고 하는 소위 백지 인간론은 요즘의 과학적 발견에 비추어 볼 때 너무나 나이브하고 무책임한 생각이다. 사람은 태어날 때 부터 다 다르다라는 것의 이념적 버전인 우생학의 폐해에 엄청 디어 버린 학계는 언젠가 백지 인간론이 이념적으로 옳고 사실이다라는 환상에 빠졌던 것 같다.

현대 의학과 통계학의 발전으로 인해 아주 운이 없어 생기는 단일 유전자 결손에 의한 질병(헌팅턴 무도병 등)의 극소수 예외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병이 어느 정도 유전적 영향을 받는 것을 알게 되었다. 혈액형은 100% 유전이고 키도 유전적 영향이 0.8에 가깝고 지능 역시 반 이상 유전의 영향이다. 네안데르탈인 유전자의 결과인 비만도 역시 유전적 영향이 반이 넘는다.

만물의 영장이고 동물계에서 예외적이라고 생각했던 인간의 경우도 동물과 다르지 않다. 우리는 어차피 생각하는 동물이니까. 폭력성향도 반은 유전의 영향이다. 음악적 재능도 역시 유전이 반이다.

마눌님은 모든 음을 계명으로 들어서 오히려 가사를 못외운다. 그 것도 조옮김이 아니라 정말 오리지날 음으로 듣는다. 두 딸아이도 다 어렸을 때 부터 저절로 청음을 했다. 마눌님과 딸 아이들은 첼로나 바이올린을 조율할 때 모든 사람이 다 자기들 처럼 귀로 하는 것인 줄 알았다고 한다. 음악 선생님이 와서 해주는 아이나 튜닝 막대나 전자기기로 하는 것을 보고 충격을 먹었다. 그런데 오히려 음악을 엄청 좋아하는 나는 청음이 안된다. 유전의 힘이다.

그렇다면 정치적 견해는 어느 정도 유전될까.

주변에 보면 거의 온가족이 정치적 견해를 공유한다. 교육과 환경의 영향도 물론 있다. 그런데 어떤 사건으로 인해 서로 다른 가족으로 가서 살게 된 일란성 쌍둥이에 대한 연구를 보면 의외로 유전적 성향이 강하다. 불행한 사건으로 산부인과에서 아이가 바뀌어 중년이 될 때 까지 유전적으로 다른 가족에게 가서 그 집안의 자녀로 살았던 사람의 예를 보아도 정치적 성향은 키워준 가족 보다 유전적 가족과 일치한다는 보고도 있다.

유전지수가 0.38이라고 한다.

물론 아주 강하지는 않지만 정치적 성향은 오로지 교육과 환경에 좌우된다는 믿음에 비하면 엄청 큰 수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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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어떤 단일 유전자가 사람의 정치적 성향을 결정한다는 것은 아니다. 여러 유전자 복합체와 후생유전학적 과정이 쌓이면서 일정한 방향성을 보인다.

일반적으로 보수와 진보를 가르는 기본적인 태도는 다음과 같다고 한다.

1.집단 밖의 외부인에 대한 개방성 혹은 배타성

2.새로운 일에 대한 적극성 또는 신중함.

여기서 파생되는 4가지의 태도에서 시작되어 진보와 보수라는 다양한 층위의 분화가 시작된다고 한다.

저자 등에 따르면, 보수적인 사람과 진보적인 사람은 같은 사물을 보고도 다르게 느낀다. 보수적이라고 분류된 사람은 많은 사람들 주에서도 특히 화난 표정의 사람을 잘 가려낸다고 한다.

기질적 유전적 이유로 위험을 알아채고 전투나 공포 반응을 관장하는 변연계의 기능에 차이가 난다고 한다.

가만히 보면 류마치스 관절염이나 하시모토 갑상선염을 앓고 있는 사람 중에 유난히 예민한 사람이 많은데 질병이 그렇게 만든 것도 있지만 내 경험상 이건 아마 어떤 유전체의 다양한 조합이 그 성격과 그 질환을 패키지로 나타내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즉 성격 취향 신체적 특징과 취약한 질병 등이 다 어떤 유전체 조합에 내장되어 있다.

극단적인 예를 들면 마른사람 -채식주의자 - 자연요법선호자 - 환경주의자 - 음모론신봉 등의 스펙트럼이 같이 보이는 스테레오 타입도 있다.

사람만이 유전자의 힘에서 벗어나 있다는 것은 극히 오만한 발상인데 최근 유전체학의 발달로 이런 이념적 믿음이 하나 둘씩 논파되고 있다.

만약 극단적인 보수주의자와 극단적 진보주의자가 교육과 환경에 의해 형성된 것이라면 올바른 토론과 논리로 서로를 개종할 수 있다. 그러나 그 것이 아예 입맛과 같은 본능적인 부분에서 시작된 생래적인 것이라면 서로를 바꾸려는 노력은 증오와 분노만 키울 수 밖에 없다.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는 것이 우선이고 그 사람의 언어로 말해야 서로의 입장이 만나는 공동선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이 이 책의 요지이다. 신맛 좋아하는 사람과 쓴맛 좋아하는 사람이 서로를 설득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본문 내용을 조금 옮겨보면,

위의 내용은 사람들이 사회정치적 환경에 접근하는 방식이 생물학적, 심리적 개인차에서 형성됨을 시사한다. 중추신경계와 자율신경계의 구조와 연결, 처리 방식에 따라 저마다 특정 자극에 본능적이고 직관적으로 매력이나 혐오감을 느끼는 사람도 있다.

타고난 성향은 정치적 관점과 견해를 형성하고 구조화한다. 이러한 성향을 지닌 사람은 동기화된 추론을 통해 자신이 선호하는 방향으로 세상을 해석하려 한다. 따라서 .... 상반된 이념의 두 진영은 서론 다른 '사실의 체계'에 이른다.

결국 보수와 진보는 정보의 습득과 처리, 유지 방식의 차이로 인해 눈앞의 같은 상황을 매우 다르게 인식하기도 한다.

......

대부분 통제할 수 없는 이유로 타인은 우리가 보는 것을 보지 못한다. 그러므로 우리와 다른 정치적 선호를 지닌다는 사실을 인식하더라도 정치적 갈등은 사라지지 안을 것이다. 그러나 최소한 정치적 반대파에 대한 분노와 좌절은 조금이나마 덜 수는 있다.

...

정치 성향이 유사한 사람으로 둘러싸인 환경에 살다 보면, 자신과 성향이 다른 사람이 수없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어려워진다. 물론 이와 같은 이질적인 생명체를 텔레비전에서 볼 수는 있겠지만, 비현시적이고 허구적인 존재로 느껴질 따름이다.

...

위와 같은 두 부류는 아종(subspecies)이라는 현실을 인정해야 더 나은 방향으로 갈 수가 있다. 그들의 공통점을 찾기 보다는 완전히 다르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편이 더 현실적이다.

..

모두가 같은 사람인 척하는 것은 도움은 커녕 해가 된다. 정치적 반대자에게 확고한 정치 성향에서 벗어나도록 설득하는 일은 머리로 벽을 들이 받는 것과 같다.

...

당신과 반대 성향의 소유자는 당신이 보는 것을 보지 못하고, 당신이 두려워 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또한 당신이 사랑하는 것을 사랑하지 않고, 당신이 맡는 냄새를 맡지 못하며, 당신이 기억하는 것을 기억하지 못한다. 그 리고 당신이 맛보는 것을 맛보지 못하며, 당신이 원하는 것을 원하지 않고 당신이 생각하는 방식대로 생각하지 않는다.

이처럼 우리와 매우 다른 '피조물'을 이해하려는 노력은 그들이 옳을 수 있어서도 아니다. 그들이 어떻게, 왜 잘못되었는지를 더 잘 이해하는데 가치를 두고 있음을 의미한다....

인간은 체질적으로 두 정당으로 자연스럽게 나뉜다...(제퍼슨, 에머슨, 밀)..

그러나 마법 같은 제도적 해결책도 파벌의 폐해를 완전히 제거할 수는 없다. 우리는 이들 폐해가 심각한 사태를 일으키지 않도록 하는 선에서 만족해야 한다. 적어도 정치 성향이 심리적, 생물학적 성향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을 인식하면, 민주주의 정치가 그토록 불편함에도 필수적인 이유를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책 뒤에 자신의 정치 성향을 테스트하는 설문지가 있는데 해 보면 재미있다.

극단적인 진보는 0점, 극단적인 보수는 20점인데 나는 9점으로 거의 중간이다.

아마도 유전자의 영향이 좀 적거나 유연한 유전자의 영향을 받는 것이 아닐까 하고 자뻑해본다.ㅋㅋ

그럼에도 꼴보수와 극단적 진보라는 사람들의 행보는 너무나 이해하기 힘들다.

그렇게 생겨먹었다고 생각해도 .... 참아주기 힘든...

이 책 아주 재미있는데 과학적 사실에 대한 것은 문과나 해당 생물학 전공한 사람이 아니면 좀 이해하기 어렵지만 그냥 모른채 읽고 넘어가도 무방하다. 문과가 제대로 다 알고 일한 적은 내 기억엔 없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