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면 결정, 대한민국 제1호 신체병기 테러리스트 노랑, 사회 복귀 논란 가열"
헤드라인은 그가 풀려나기 일주일 전부터 모든 뉴스 채널을 뒤덮었다. 15년 전, 대한민국을 공포로 몰아넣었던 '괴물 발가락 테러'의 주범. 그의 석방을 두고 인터넷은 다시 한번 들끓었다.
피해자 유족들의 절규와 시민단체의 반대 시위, 그리고 한편에서는 '이미 죗값을 치렀다', '인도주의적 처우'를 주장하는 소수의 목소리가 교차했다.
노랑의 사면은 새로 출범한 정부의 '과거사 청산 및 사회 통합을 위한 특별 조치'의 일환이었다. 그의 범행이 의도된 테러라기보다는, 극심한 사회적 고립과 개인적 트라우마가 기형적인 신체와 결합해 발생한 예측 불가능한 참사였으며, 이미 장기간의 격리 수용으로 충분한 사회적 책임을 다했다는 것이 사면위원회의 결론이었다. 물론, 여론은 싸늘했다.
출소일, 2039년 늦가을.
노랑은 이제 30대 중반의 남자가 되어 있었다. 지하 벙커와도 같았던 특수 교정시설의 육중한 철문이 열렸다. 바깥공기는 15년 전 그날처럼 차가웠지만, 어딘가 다르게 느껴졌다. 그는 두꺼운 특수 제작 신발과 발목까지 오는 합금 보호대를 착용한 상태였다. 평생 그를 따라다닐 낙인이자, 타인과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였다.
교도관 몇몇과 정부 측 관계자로 보이는 사람들이 그를 맞았다. 플래시 세례나 기자들의 아우성은 없었다. 철저히 비공개로 진행된 석방이었다. 그는 검은색 SUV 차량에 올랐다. 창밖으로 빠르게 지나가는 풍경은 낯설었다. 너무 많은 것이 변해 있었다.
그가 향한 곳은 정부가 제공한 외딴 지역의 작은 주택이었다. 반경 5km 이내에는 민가가 없는, 사실상의 새로운 유배지였다. 전자발찌보다 더 정교한 위치추적기가 그의 발에 부착되었고, 주택 내외부에는 CCTV가 24시간 그를 감시했다. 일주일에 한 번, 담당 보호관찰관과 심리상담사가 방문하는 것이 외부와의 유일한 접촉이었다.
새로운 일상, 보이지 않는 감옥
첫 며칠, 노랑은 집 안에서만 머물렀다. 창밖을 내다보는 것 외에는 별다른 움직임이 없었다. TV를 켜면 간간이 자신의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발가락 포비아의 재림', '사회적 흉기와의 불안한 동거'. 그는 무표정하게 채널을 돌렸다.
보호관찰관은 그에게 기본적인 생필품과 함께 온라인으로 식료품을 주문하는 방법을 알려주었다. "절대, 무슨 일이 있어도 발을 노출해서는 안 됩니다. 약속된 외출 시간을 제외하고는 집 밖으로 나갈 수 없습니다. 위반 시 즉시 재수감될 수 있습니다." 기계적인 말투였다.
노랑에게는 매달 최소한의 생계비가 지급되었다. 정부는 그에게 몇 가지 원격으로 할 수 있는 단순 데이터 입력 업무를 알선해 주려 했지만, 그의 신원이 알려지자마자 모든 업체가 거부했다. 결국 그는 아무런 일도 하지 못한 채 시간을 흘려보냈다.
가끔 그는 발을 덮은 합금 보호대를 내려다보았다. 그 안에는 여전히 15년 전과 똑같은, 아니 어쩌면 세월의 흔적만큼 더욱 기괴해졌을지도 모르는 그의 발이 있었다. 그것은 단순한 신체 일부가 아니었다. 국가를 뒤흔든 공포의 근원이자, 자신을 영원히 고립시킨 저주였다.
첫 외출, 그리고 세상의 시선
한 달이 지나고, 보호관찰관의 동행 하에 첫 외출이 허락되었다. 인적이 드문 시간, 인근의 작은 공원을 산책하는 것이었다.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렸지만, 그의 부자연스러운 걸음걸이와 발목까지 오는 특수 신발은 사람들의 시선을 끌기에 충분했다.
몇몇 사람이 그를 알아본 듯 수군거렸다. 스마트폰을 꺼내 몰래 사진을 찍는 듯한 움직임도 느껴졌다. 노랑은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15년 전, 식당에서 터져 나왔던 분노와 냉소는 이제 그의 내면 깊숙이 침잠해 잿더미처럼 남아있을 뿐이었다.
공원 벤치에 앉아있던 한 아이가 호기심 어린 눈으로 그의 신발을 가리키며 엄마에게 무언가를 물었다. 아이 엄마는 질겁하며 아이의 눈을 가리고 황급히 자리를 떴다. 그 순간, 노랑의 입가에 희미한 그림자가 스쳐 지나갔다. 조소도, 슬픔도 아닌, 그저 모든 것을 체념한 듯한 표정이었다.
어둠 속의 대화
어느 날 밤, 그는 배정된 심리상담사와 화상으로 상담을 진행했다. 중년의 여성 상담사는 조심스럽게 물었다.
"노랑 씨, 지금 심정이 어떠신가요? 세상에 다시 나왔지만, 여전히 혼자인 것 같아 보이세요."
노랑은 한참 동안 침묵하다 입을 열었다. 목소리는 낮고 갈라져 있었다.
"내가... 뭘 할 수 있을까요."
"..."
"내 발은 그대로인데. 세상도 그대로고. 나는... 그냥 살아있는 재앙이죠. 그렇지 않습니까?"
상담사는 대답하지 못했다. 그의 말에는 어떤 변명이나 자기 연민도 없었다. 그저 냉정한 현실 인식만이 담겨 있었다.
끝나지 않은 이야기
시간은 무심하게 흘러갔다. 노랑은 정해진 규칙 안에서 최소한의 삶을 유지했다. 가끔 다크웹에는 '노랑의 발을 직접 봤다'거나, '그의 거주지 근처에서 찍은 영상'이라는 자극적인 콘텐츠가 올라와 사람들의 해묵은 공포심을 자극했다. 그럴 때마다 정부는 보안을 강화하고 언론 통제에 나섰지만, 한번 각인된 공포는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노랑은 종종 밤하늘을 보았다. 수많은 별들이 빛나고 있었지만, 그 어느 것도 자신을 위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는 여전히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발'을 가진 남자였고, 그의 이야기는 아직 끝나지 않은, 어쩌면 영원히 끝나지 않을 대한민국 현대사의 한 페이지로 남아있었다. 그저 숨 쉬는 것만으로도 사회에 긴장을 불어넣는 존재. 그것이 사면 이후 노랑의 현실이었다.
간혹 그는 꿈을 꾸었다. 예전처럼 발을 보고 경악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아무도 자신의 발에 신경 쓰지 않는 세상, 평범하게 거리를 걷고, 식당에 들어가 신발을 벗고, 사람들과 마주 앉아 음식을 나누는, 지극히 평범한 꿈을. 그리고 깨어나면 언제나처럼 차가운 합금 보호대의 감촉만이 그를 현실로 되돌려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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