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ceb867fb68761f237e698a518d60403729d6ff0170ad99c1e


한 달 동안 한 게 설정창 만든 거랑 코드 리팩토링, 지스타 가서 강연 들은 거 밖에 없어서 오늘은 디자인 관련 개발 일지다. 아이디어 정리로 봐주면 됨.

대부분 뇌피셜이니까 반박 시 님들 말이 맞음.


보스전이 메인인 게임의 스토리는 어떻게 보여줘야 할까?


군대 포함 4년 동안 게임 만들면서 가장 고민한 부분 중 하나다.


스토리의 퀄리티에 대한 게 아님. 스토리를 보여주는 방식에 대한 문제지.


애초에 스토리는 왜 필요할까?


지그문트 시리즈처럼 스토리를 내세워 성공한 게임들도 있지만 대부분의 게임에서 스토리의 역할은 동기부여와 완급 조절이라고 생각한다.


게임을 지속하고 게임의 규칙을 따라야 할 합당한 이유를 제공하고


플레이어가 반복적인 전투를 지루해하거나 피로가 쌓이지 않게 게임의 템포를 조절하는 거다.


그렇다면 보스러시 게임인 트윙클 헌터에서 스토리가 해야 할 건 '왜 수십 명의 보스들을 잡아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것과


고도의 집중을 요하는 전투 파트를 위해 플레이어의 긴장을 덜어주는 것이다.


전자는 어렵지 않았음.


'주인공이 왜 싸워야 하는가'에 대한 스토리는 게임 이전에도 많았고 이에 대한 연구나 논문도 있으니까.


그 중 다양한 고전 게임에서 쓰인 방식이 바로 '적대 세력에게 납치된 공주 구하기'다.


커비, 젤다, 마리오 등 고전 닌텐도 게임들이 많이 이용한 방식이지.


a65614aa1f06b3679234254958c12a3ae31061529cdd2d02ec2d2c

여기서 내가 정한 스토리의 큰 줄기는 '도적단에게 도둑 맞은 곰 인형을 되찾기 위해 도적단과 싸우는 사냥꾼의 여정'


그런데 두 번째 문제 '완급 조절'이었다.


세부적인 스토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완급 조절을 하려면 어쨌든 충분한 분량의 스토리가 있어야 한다.


수십 개 스테이지 깰 동안 '곰 인형은 당신에게 소중한 거에욧!'만 무한 반복할 수는 없으니까.


보통 대부분의 게임의 스토리는 커다란 목표를 세우고 주인공이 그 목표에 다다르는 과정을 세움.

그리고 전체 스토리를 쪼개서 여러가지 에피소드를 집어넣지.

작은 목표들을 해결하면서 점점 커다란 목표에 다가가는 식이다.


a65614aa1f06b36792342549569975740c0df0952a29b745b24942533a57c1

문제는 트윙클 헌터가 보스 러시 게임이라는 거다.


에피소드라는 것도 어쨌든 하나의 이야기고 기승전결이 존재한다.


그리고 그 에피소드가 절정에 이를 때 강력한 임팩트를 주는 방법들 중 하나가 바로 보스전이다.


잡몸을 잡거나 퍼즐을 풀면서 천천히 게임을 진행시키다가 화려한 연출이나 높은 난이도 등으로 무장한 보스를 등장시켜서 플레이어를 몰입시키고 그 순간을 각인시킨다.


그런데 보스 러시는? 모든 스테이지가 보스전 만으로 이루어져 있다.


수십 개의 스테이지에 플레이어의 흥미를 끌 만한 다채로운 에피소드 수십 개를 집어넣었다가는 스토리 자체가 복잡해진다.


게다가 각 스테이지에서 계속 죽고 도전하기를 반복할 텐데 그 사이에 이전에 진행했던 스토리를 까먹을 가능성도 높고.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7ceb867fb68760f63fe698a518d60403d84579c69088fd2a

내가 찾은 방법은 '스토리가 현재진행형이 아니면 된다'였다.


'곰 인형 되찾기'라는 스토리로 동기부여는 이미 충분할 것이다.


그러면 굳이 주인공의 행적에 따라 스토리가 진행되어야 할까?

어차피 완급 조절이 목적이라면 과거에 진행된 스토리가 풀리는 방식도 괜찮지 않나?


뭔 개소리지 싶을 수 있지만 이미 이 방식으로 호평 받은 게임이 있다.


7ceb867fb68761f237e698bf06d60403e186fbfa6bc021e774

내가 영향을 받은 건 할로우 나이트이지만, 그 이전에 다크 소울을 비롯한 프롬의 소울 라이크 게임들과 젤다 야숨도 이 방식을 이용했다.


실제 게임이 진행되는 중에는 스토리의 진행이 거의 없고 보여주는 스토리의 대부분이 인물들의 과거와 게임의 배경을 설명하는 방식이다.


이 방식을 구현하기 위해 일단 스토리를 얘기해줄 NPC들을 만들었다.


다만 기존 시스템을 해치고 싶진 않아서 상점 주인 같은 캐릭터들에게 서사를 부여하는 식으로.


아래는 그렇게 만들어진 3명의 캐릭터들의 이미지.


7ceb867fb68761f339eb98a518d604036c88a062a77c67ca

게임 내의 대부분의 스토리는 주인공과 이 3명의 캐릭터들, 그리고 도적단과의 관계를 풀어나가는 식으로 진행된다.


지금은 설정과 스토리는 어느 정도 잡힌 상태에서 캐릭터들 대사를 작성하는 중인데...


아싸 새끼라 사람이 어떻게 말을 하는지 모르겠다.


모르는 게 있으면 공부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