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에 끝난 16회가 아니라 작년 15회 공모전 후기글임.

# 참가후기 하편은 가장 보여주고 싶던 에피소드였기에 상편 중편을 쓰면서도 거의 완성이 되어 있었는데... 왜인지 어느 순간 갑자기 백업본이 날아가서 의욕을 너무 잃었었다 ㅠ 그래도 마침표는 찍고 싶어서 담백하게나마 끝내보려고 한다. 그런데 시험이 끝나고 후기를 마저 쓰려고 하니 올해 상반기 경기게임오디션까지 끝나 있었다 ㅋㅋ 뭔 후기가 다음 대회 끝날 때까지 안 끝나... 시기를 많이 놓쳤지만 그래도 마무리한다.



상편 : 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game_dev&no=79617

중편 : 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game_dev&no=837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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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션 전날에는 게임을 시연했다. 오전에 큐카드를 프린트하고 도착해서 우리 게임의 시연 현장을 점검했다. 그런데 게임 플레이 안내문이 없었다. 게임 시연자들은 게임을 오래 하는 경우가 없다기에, 게임 플레이 안내문에 우리 게임의 핵심 시스템인 추리극장, 사지선다 등의 게임을 체험하는 것을 권장한다는 내용을 적었다. 우리 게임은 초반부가 지루한 면이 있어서 이 안내문은 꼭 필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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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담당자분께 사정을 말씀드리고 요청드리니 즉석에서 프린트해주셨다. 뿌듯. 게임 시연 시간에는 참가자가 들어올 수 없었기 때문에 세팅 환경을 점검한 후 예약했던 호텔로 이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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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오디션장 근처에 적당히 비싼 호텔을 예약했다. 발표 당일에 운전하면 너무 피곤할 것 같아서 잡았다. 판교라 그런지 숙박 가격이 너무 비쌌다. 가장 불만인 것은 욕조가 없었다는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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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션 연습을 반복하다가, 시간이 되어서 시연 장비를 챙기러 다시 오디션장에 들렀다. 시간이 지났는데도 우리 게임의 초반부를 플레이하시는 시연단 분이 한 분 계셨다. 후반부의 미니 게임만 간단히 플레이해보라는 안내문에도 불구하고 처음부터 플레이해주시는 시연단 분이 정말 고마웠다.


라는 생각을 할 때쯤 시연단 분이 게임을 껐다. ...후반부 미니 게임을 권해드리고 싶었지만, 시연 시간이 종료되었기에 참았다. 안내문 가장 상단에 강조한 사항이라서, '이거면 됐겠지' 라고 안일하게 생각한 것이 큰 잘못이었다. 그리고 이때부터 뭔가 잘못되고 있음을 느꼈다.


그래도 이제 할 수 있는 것은 연습밖에 없기에, 호텔에 돌아가 계속 연습하고 이르게 잠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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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일찍 오디션장에 도착해서 주위를 둘러보고, 시간이 되어 리허설했다. 위 사진은 리허설 영상에서 캡처한 사진. 리허설할 때 사운드에 약간의 문제가 있어서 음향 팀에게 전달해 드리고, 남는 시간 동안 연습하고. 5천만 원을 따겠다는 일념으로 복도에서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대본을 읽는 연습을 했다. 그러다가 사람이 오면 잠깐 숨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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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발표 순서는 뒤쪽이었다. 내 순서가 오기까지 너무 길어서 체력이 떨어질 듯했다. 그래도 인생에서 가장 노력해야 하는 시기라고 생각해서 눈치 보지 않고 열심히 연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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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시연 시간과 점심시간에는 각자 부스에서 게임을 시연했다. 오전 시연 때는 심사위원분들이 몇 분 와서 플레이하고 가셨는데, 점심시간에는 아무도 오지 않아서 마음이 조급해졌다.


배급해준 점심을 가볍게 먹고 드디어 대기조에 앉았다. 곧 몇 달 간의 나의 노력이 제대로 평가받는구나.


점심시간이 끝나자 심사위원 분들이 조금 지친 모습이 눈에 띄었다. 아마 식곤증에 많이 피곤해하셨던 것 같고 눈에 띄게 질문도 줄어들었다. 심사위원이 다른 심사위원에게 '질문 좀 해라'라고 하는 상황까지 나왔다. 나는 '내 게임이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을까?' 하는 불안감이 들었다. 한편 나는 한 남자 심사위원분을 주의 깊게 봤는데, 심사단 중에서 가장 통찰력 있고 핵심을 찌르는 질문을 하는 분이었다. 나는 그 분의 주의를 끌 수 있다면 괜찮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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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우리 팀과 우리 게임이 호명되고 나는 단상에 올랐다. 수없이 연습했기에 익숙했지만 그래도 혹시나 모르는 마음에 대본을 눈에서 떼지 않고 발표했다. 다행히 내 기준에선 아주 만족스럽게 발표했고, 이대로만 가면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발표를 마치고, QnA를 할 때도 질문에 막힘없이 잘 대답했다. 다행이었다. 그런데 QnA 시간이 중반을 넘어가자 슬슬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질문이 좀처럼 나오지 않아서 진행이 루즈해졌다. 모의 면접을 볼 때 가장 많이 질문이 나왔던 추리 시스템에 대한 질문은 하나도 나오지 않았고, 게임의 곁다리 질문이 많이 나왔다. '왜 주인공을 변호사로 설정했나?'라는 질문이 가장 기억에 남는데, 내 게임은 추리 '재판' 게임이라서 꽤나 당혹스러웠다.



정말 위험하다고 느낀 점은, 내가 눈여겨봤던 남자 심사위원분이 질문을 하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그분은 모든 게임에 있어서 하나하나씩 질문하고 피드백을 주셔서 기대를 많이 했었다. 나는 그분을 계속 쳐다봤지만 결국 그분의 눈길을 받지 못했고, 정말로, '망했다.'라고 느꼈다. QnA 시간이 끝나가면서 말도 좀 흐트러졌던 것 같다.




발표가 끝나고, 체력도 탈진됐고 절망감에 빠진 나는 허탈한 마음으로 남은 발표자들의 발표를 들었다. 그리고 고대하던 결과 발표가 시작되었는데, 기대를 안 했다면 거짓말이지만, 언제보다 확실한 직감이 들었다. 떨어졌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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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나의 첫 오디션은 TOP 11로 마무리되었다. 행사가 끝나고 인터뷰가 있다며 TOP 1~5위를 따로 데려갈 때 정말 부러웠다. 오늘 꼭 저 자리에 있고 싶었는데. 그렇게 육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정말 힘든 상황에서 가장 절망적이었던 건 꽉 막힌 퇴근길에 운전해서 올라가야 했다는 점이다(...). 나는 공모전을 도와준 선배에게 카톡으로 찡찡대며 주차장에 도착했고, 기력이 없어서 운전석에 쓰러졌다.


바로 운전하면 사고가 날 것 같아서 의자를 눕혀 그 위에 누웠다. 천장을 보자 눈물이 핑 돌았다. 나는 누가 시킨 것처럼, 계속 마음속에서 들려왔던 근원적인 질문을 카톡에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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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열심히 했다. 하지만 항상 한계를 넘지는 않았다. 정말 열심히 하기는 했지만 죽을 만큼 열심히 하지는 않았다. 만약 죽을 만큼 열심히 했으면 합격할 수 있는 경우의 수가 있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할 수 있었던 합격의 가능성을 저버린 내가 잘못한 것일까? 말로는 그렇게 했지만, 나는 정말 최선을 다했을까.

나의 가장 강렬했던 첫 도전은, 패배라는 기억으로 남았다. 가장 큰 기회가 가장 큰 실패로 전환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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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로는,



한번 영혼을 갈아 넣은 PPT를 제작하고 나니까, 다른 데서 발표할 때 항상 같은 PPT를 조금만 수정해서 써도 되니까 엄청 편했다.


그렇게 작년에 떨어진 인디게임 기획개발 공모전에 입상했고, 작년에 떨어진 인디크래프트에도 붙었고, 작년에 떨어진 스마일게이트 공모전도 입상했다. 이제 작년에 떨어진 경기게임오디션만 붙으면 됐지만 안타깝게도 순위권자는 재신청이 안 돼서 그럴 수는 없었다. 아 ㄲㅂ ㅋㅋ


게임은 크나큰 발전을 했고, 올해 출시를 목표로 개발을 진행 중이다. 엄청나게 타이트하게 일정을 잡은 편인데 일단은 그렇다. 더 발전시키고 싶지만 오래 끌었으니... 이젠 타협하고 맞춰 가야지.



경기게임오디션에 너무 많은 것을 쏟아부었기에 많이 힘들었는데, 반 년이 지난 지금 와서 보면 딱 그럴 만한 결과였던 것 같다. 그때 쏟아부은 노력으로 후에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고. 아무튼 변명 많은 후기를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