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갤은 고도 엔진 살펴볼 때 잠깐 왔었는데...

국내에 유일하게 남아 있는 인디 개발 커뮤니티 같아서 주저리나 써볼까 해.
이번 달에 BIC랑 스마게 멤버십 두 개 지원했는데, 스마게 멤버십은 오늘 서류 탈락 통보 받았네 ㅋㅋ


BIC는 작품에 자신이 없어서 기대 안하고 있긴 한데, 스마게 멤버십은 서류 탈락할 줄은 생각 못해서 조금 충격이다.

떨어져도 인터뷰에서 떨어질 줄 알았음. 뭐 그만큼 쟁쟁한 지원자들이 많았다는 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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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n년차 프로그래머 였고, 1년 전 즈음에 번와웃 와서 퇴사한 상태야.
어릴 때부터 꿈이 게임 개발이었는데 현실은 내가 그리던 모습과는 조금 달랐고,

한 반년쯤 빡세게 굴렀더니 업무에 동기부여가 전혀 되질 않더라구.


그래서 퇴사하고 조금 쉬다가 인디 게임 개발을 시작했어.

인디 개발에 자신 있었다기 보다, ‘똥인지 된장이지 먹어봐야 안다’ 주의라서 일단 해보는게 좋겠다고 생각한거지.
기한은 딱 1년으로 설정했는데, 이제와서 생각해보면 너무 짧았나 싶기도 해.


아무튼 사실상 올해 BIC가 데드라인이자 허들이 된 셈인데,

여태 만든걸 놓고 보면 절반 정도의 완성도 뿐이라 어렵지 않을까 싶네.


데모랍시고 빌드 제출도 했지만 솔직히 누구 보여주기는 창피하다 ㅋㅋ



인디 개발을 하기로 마음 먹고 준비 과정을 거쳐 프로젝트 킥오프를 한게 아니라,

일단 킥오프를 해놓고 개발을 진행했기 때문에 팀빌딩 없이 1인 개발이 됐어.
이 게임으로 꼭 성공해서 돈 벌어야지!는 아니라 나이브하게 결정했지만 후회가 되는 부분.

다음 프로젝트를 하게 된다면 꼭 팀으로 진행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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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들고 있는 게임은 1인칭 공포게임이야.
요즘 우후죽순 쏟아져 나온다는 똥포게임? 예, 맞습니다.

공포게임 장르를 선택한 이유는 여타 똥포게임이 그러하듯 비슷한 전략이었어.
1. 그림자 복도나 몬스트럼을 레퍼런스로 삼았었고, 이런 류의 공포게임은 스토리나 아트에 힘을 최소화 할 수 있다고 판단.
2. 스트리밍 하기에 적합하다.
3. 내가 좋아하는 장르.

장르 선정에 쐐기를 박았던게 오브라딘이었는데,

오브라딘 특유의 1-bit 디더링을 적용하면 꽤 유니크한 공포 분위기를 달성할 수 있을거라 생각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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킥오프 당시에 후처리 쉐이더 테스트했던 것. 게임보이의 초록색을 차용한 버전.



공포 게임이니까 당연히 3D로 시작했는데 이게 엄청난 허들이었어.
취미로 낙서 좀 그리니까 어떻게든 되지 않을까? 하는 안일한 생각이었는데 실제 개발하려니 완전 무능 그 자체.
회사 생활할 때는 게임 로직에 애셋이 맞춰 나왔는데, 애셋에 게임 로직을 맞추게 되더라 ㅋㅋ

현재 상태도 프로토타입 수준으로 적당한 애셋을 붙여서 게임을 구성하고 있는데,
이 게임의 종착지가 어찌될진 아직 모르겠지만, 출시하게 된다면 외주를 주는 방향으로 고쳐야지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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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HUD 만든다고 테스트 했던 곡면체인데, 단순히 구의 일부일 뿐인데도 블렌더를 처음 다루다보니까 애셋으로 추출하는데까지 한참걸리더라.



기획 역시 문제.

사실 게임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잖아?

그런데도 나는 조금 간과했던게, 레퍼런스 게임을 적당히 섞어서 카피캣을 만드려고 했기 때문이야.
하지만 코어 로직이 다르고, 컨셉이 다르고, 결정적으로 ‘애셋에 게임 로직을 맞추게 됨’ 까지 겹치면서 원래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어려웠어.

게이머 센스는 자부하고 있었기 때문에 솔직히 얕잡아 본것도 있고, 회사 생활하면서 나오는 기획들에 대한 답답함도 있었지.
하지만 직접 기획을 해보면서, 해보지 않았으면 함부로 얘기해선 안된다는 점을 다시금 상기하게 됐어.


프로토타이핑 선에서 재미검증을 하고 진행해도 모자랄 판인데 시스템/피쳐를 쌓으면서 기획하고 있으니 잘 될리가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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킥오프 당시에 미로 테스트 했던 것. 깎아도 깎아도 재밌는 미로를 만드는건 어려워.


아래는 현재  빌드를 캡쳐한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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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동안 논건 아니지만 양심껏 열심히 했냐면 또 아닌 것 같기도 하고…
프로그래머 특유의 바퀴 만들기, 코드 깎기 때문에 나 자신과의 싸움이 가장 힘든 난관이었어.
퀄리티와 상관없이 게임을 출시하는 모든 사람들이 존경스럽다.


게임이 스스로 재밌다고 느낄 수 있으려면 아직 한참인 것 같지만,
이제 프로젝트를 더 담금질할 지, 다른 길을 걸어볼지에 대한 고민이 남아있는 상태인데,
BIC는 차치하고 조금이라도 내 게임을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글 남겨본다.

프로젝트 시작할때만 해도 개발일지를 쓰고 있었는데 이것도 중간에 그만둬서 중간과정이 별로 없네 ㅋㅋ


아무튼 두서없는 긴 글 읽어줘서 고마워.
모두들 원하는 목표 이루길 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