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에 게임잼을 갔다왔었음. 3일 동안 열심히 게임 만들었는데, 그렇게 하면서 약간 느낀 부분이 있어서 적어볼라고 함.


협업 방식에 관한거임.


1. 기획자는 문서를 만들고 끝이 아니라 그 문서를 공유하고 팀원들이 문서를 보고 이해했는지를 확인하는 과정을 수행하면 좋다.


이번에 우리 팀에 기획자 한분이 계셨는데, 일단 다같이 논의하면서 게임 아이디어 내고 나서 구체화 하는 과정이 있었음. 분명히 뭔가 작업을 하긴 했는데(엑셀파일 같은거), 우리가 공유하고 있는 디스코드나 깃허브에 뭘 올리지 않고 그냥 말로만 전달함.

이렇게 되다보니 개발하다가 궁금한 점이 생기면 계속 물어보고 또 들어야 하고, 또 기획자가 아닌 다른 팀원들 끼리 게임에 대해서 다른 이미지를 그리고 있는 경우들이 있어서 시간낭비가 컸음.

지금까지 참여했던 다른 게임잼에서는 기획자들이 알아서 공유하고 했었는데 이번에는 대학생 게임잼이라 그런지 그렇게 공유하는 부분이 좀 잘 이루어지지 못했다. 있을땐 중요한줄 몰랐는데 없으니까 이런 공유과정이 엄청 중요하다는 걸 느끼게 되네.

만약에 님들이 게임잼 갔는데 기획자가 공유 잘 안해준다 하면 직접 나서서 공유해달라고 요청하는걸 추천함.


2. 데이터 구조를 짜는 사람과 구현하는 사람을 분리하는건 안좋다(적어도 게임잼에서는)


이번에 우리 팀의 개발자는 2명이었음. 일단 나는 젤 첨에는 게임 기능 별로 분리해서 알아서 만들고 나중에 합치자고 했었는데, 다른 개발자 친구가 데이터 구조 짜는 사람, 그 구조를 받아서 구현하는 사람. 이렇게 나눠서 하자고 제안함. 그 친구가 뭐 이전에 플레이엑스포에서도 봤었고 여러모로 능력있는 친구라고 생각되서 일단 알겠다고 하고 진행을 했음.

근데 막상 이렇게 진행을 하니 문제가 다수 발생함. 일단 게임잼이라서 제작하는데에 시간이 굉장히 촉박함. 나는 3일동안 2시간 정도 잤음. 그래서 계속 만들어야 하는데, 그러면 당연히 구조를 짠 사람은 구조에 대하여 상세한 명세서를 작성할 시간이 없음. 그래서 말로 본인이 무슨 구조를 짰다 이렇게 전달함. 이 경우에 진짜 운좋게 한번에 제대로 전달이 되면 다행이지만, 당연하게도 전달이 제대로 안되는 경우가 많음.

나 같은 경우에는 앞으로 전진만 하는 맵에서 그래프 구조로 맵 데이터를 생성했다고 하길래, 당연히 단방향 노드로 만든 줄 알고 제작하다가, 계속 뭐가 잘 안되서 이야기해보니까 양방향 노드로 짜놨다고 하는 그런 사례도 있었음. 이걸로 거의 2시간 날림.

본인이 데이터 구조 짜고, 구현도 하면 어차피 자기 머리속에 구조가 있으니까 그걸 기반으로 그냥 만들면 되는건데, 남이 만든 데이터 구조로 구현을 하려하니 계속 물어봐야 하고 뭐 참고할 수 있는 문서도 없고 해서 고달팠음.

게다가 그 같이 했던 개발자 친구가 2일차 밤에 갑자기 몸상태가 안좋아져서 집에 가서 자고 왔었는데, 그때 그 친구가 없을 때 마무리로 중요한 작업을 할라고 하는데, 데이터 구조가 약간 이상하게 얽혀있어서 나랑 기획자 형이랑 같이 그 친구가 쓴 코드 하나하나 다 읽으면서 파악하고 수정했음....

이런 식으로 게임잼에는 어떤 돌발상황이 발생할 지 모르니까 각자가 할 파트를 최대한 나눠서 상대방의 코드를 최대한 읽을 필요 없는 방식으로 분업하는게 좋은 듯.

혹시나 오해가 있을까봐 말하는건데 내가 지금 말하는건 다 게임잼 한정임. 현업이나 뭐 팀에서 저런 식으로 분업하는 게 안좋을 것 같다는 이야기는 아님. 물론 난 저렇게 분업해본 적 없긴 한데, 저런 식으로 하는 곳들도 종종 있다고 하니까.


3. 대기업은 대기업이다.


이번 게임잼이 대기업에서 주최한 거였는데, 밥을 진짜 잘주더라. 지금까지 게임잼 가본곳에서 최고수준인듯. 게다가 지하공간을 사용했는데, 휴게공간에 진짜 에어컨을 미친듯이 튼다. 얼어죽는 줄. 거기서 야식 남아서 음식물 쓰래기 버리는거나 에어컨 틀어놓는거 보면 진짜 일반인들이 환경아낀다고 쌩쇼를 해도 의미가 없는지 체감이 확 되었음.


4. 수상실적을 원하면 미리미리


이번에 1등한 팀이 있었는데, 거기는 뭐 동아린지 학굔지 모르겠지만 미리 팀을 구성해서 온걸로 보였다. 기획도 미리 어느 정도는 짜두고 게임잼 주제에 맞춰서 컨셉만 바꾼 느낌?. 뭐 나는 인맥이 넓진 않아서 그렇게는 못하겠지만 만약에 나는 게임잼에 나가서 꼭 상을 타야겠다 이런 마음가짐이라면 그렇게 미리미리 팀 빌딩하고 함께 신청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