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긴 프로그래머와 아트가 지배해 주기적으로 기획을 줘패는 게 일상인 기획자가 되고 싶은 이들에겐 디스토피아 같은 세계관이지만, 혹시 단 한 명이라도 기획을 배우는 걸 희망하는 사람이 있을까봐 도움이 되고싶어 글을 써봄
1. 게임 기획이 뭐하는 건데?
사람들은 각자의 생각대로 이를 여러 의미로 해석하지만 내가 생각하는 게임 기획의 정의는 다음과 같음
"게임을 개발하는 데에 있어 생기는 애매모호한 요소들을 확실하게 정의해주는 것."
예를 들어 너가 게임을 만든다 치면 이것의 장르나 이름을 정하는 것도 기획이고, 콘텐츠나 시스템을 만드는 것, 레벨디자인 또는 밸런스 수치를 조정하는 것 등 거의 모든 게 기획에 포함됨
2. 게임 기획이 왜 필요한데?
게임을 혼자 개발한다면 자기 머릿속에 모든 기획안들이 있으니 그대로 구현하면 되지만,
다수의 인원이 함께하는 게임 개발에서는 모두가 똑같은 정보를 공유 받아 서로 헷갈리는 일 없이 개발을 해야하기 때문임.
즉, 다수의 인원이 함께 게임을 개발하는 데에 있어서 필요한 정보의 정합성을 책임지는 역할.(당연히 정합성을 책임지는 인간이 창작까지 하는 게 효율이 좋으니 창작까지 하는 것.)
만약 다수의 인원이 RPG 게임을 개발하는데 텔레포트 스킬이 필요해서 이걸 타 파트에게 요청하고 싶은데, 너가 개씹 허수 기획자라 "텔레포트 만들어주세요."라고 말만하면 어떻게 될까?
전체 파트에 이멀전시가 걸려버림.
텔레포트라는 스킬의 정의가 뭐지? 맵간 이동을 원하는 건가? 아니면 캐릭터를 원하는 방향으로 순간이동 시키는 스킬을 말하는 건가?
"아 메이플 법사처럼요"
텔레포트를 스킬로 만들어달란 건가? 스킬로 만든다면 이 스킬의 쿨타임은? 시전 속도는? 이동 범위는? 스킬의 조작법은? 소모값은? 명칭은? 아이콘은? 이펙트는? 애니메이션은? 이 스킬의 획득 조건은?
따라서 제대로 된 기획안을 통해 이걸 전부 명확하게 정의해주는 게임 기획이 필요하게 됨.
3. 그럼 이걸 어떻게 타 파트한테 전달하는데?
기획서를 써야지 뭘 어떡해
저런 모든 걸 명확하게 정의한 제대로된 기획서가 필요함
사실 위에 정의해야될 것들 말고도 개요에서
주제 선정 이유(이 게임에 텔레포트를 만들어야하는 이유)
모티브
기획 의도
장단점(이 시스템을 만들었을 때의)
등을 확실하게 정의해주며 모든 팀원들을 설득까지 시켜야됨.
아무 이유 없이 그냥 필요한 것 같아서요! 따위는 이유가 되지 않음.
텔레포트 때문에 보스 패턴 파훼가 너무 쉬워져 의도한 것 이상으로 게임 난이도가 저하되면 어쩔건데?
기동성이 너무 좋아서 탈것을 탈 이유가 사라지면 어쩔건데?
마법이 없는 세계관의 게임에 뜬금없이 넣어서 세계관을 해쳐버리면 어쩔건데?
모두를 설득시키기 위해선 객관적 자료와 사실에 근거한 명확한 기획 의도가 필요함.
4. 그럼 잘쓴 기획서는 어떤 기획선데?
사실 간단함
지나가던 초등학1생이 봐도 아! 이게 이거구나! 하면서 머리에 그려지는 기획서, 설명이 길지 않고 적절한 예시 이미지를 충분히 첨부하여 가독성이 뛰어난 기획서, 내용에 오류가 없는 기획서임.
5. 기획서를 어떻게 잘 써야함?
사실 미안한 말이지만 기획은 프로그래밍이나 아트와 다르게 혼자 배우기 극도로 어려움
그도 그럴게 일단 제대로된 자료가 풀린 게 없음.
개발하던 게임 기획서 유출하면 고소미 쳐먹거든.
자칫 혼자 배우겠다고 인터넷에서 출처도 없고 퀄리티도 보장 안된 기획서 찾아보고 영상 몇 개 줏어다 보면서 깝치다가는 하루만에 바로 갤러리 념글에 박제됨 ㅇㅇ
가장 좃으로 보이는 직군이니 만큼 누구나 도전하고,
중도 포기자도 가장 많은 게 기획자임
그만큼 제대로된 기획서도 못 쓰고 아가리만 털줄 아는 허수가 넘쳐남
바꿔 말하면 문신충이 언제나 자신이 불량하지 않다는 걸 증명하며 살아야 되듯이, 기획자 또한 언제나 자신의 실력을 증명하며 살아야 함.
아무튼, 기획서 잘 쓸려면 가장 베스트는 현업 기획자한테 배우기임
그 다음은 학1원에서 배우기, 그 다음이 실전에서 대가리 박기임
기획은 실전에서 대가리 박는다고 별로 잘해지지 않으니까 제발 나대지 말고 멘토를 구해서 배우셈
가장 현업자와 정보의 불균형이 심한 직군임
멘토가 있으면 10시간 걸려서 배워야 할걸 10분이면 알 수 있음
6. 마지막으로 할말
처음부터 기획서 너무 안 써진다고 좌절하지 않아도 된다.
원래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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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멘토 전문입니다.
어 여기 노딱이야 헐
기획 이게 문제는 프로젝트 사이즈 좀만 커지면 혼자 개발해도 문서화를 무조건 해야한다는거임 ㅋㅋㅋ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고 자료들을 한눈에 볼수있게해야 견적이 나오기때문... 나도 지금 만드는 생존게임 기획으로 적어둔것만 진짜 50페이지는 가볍게 넘어가더라...
오늘 낮에 팀 모집하다가 글삭튀한 산업경영정보공학과 졸업생이 꼭 읽으면 좋겠다 ㅎ....
흠 혼자가 편해 - dc App
혼자해도 기억력 딸리면 이전에 생각해놨던 아이디어들 다 날아가더라
체했던거 이 글 보고 성불한다.... 고맙다 태식이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 dc App
이정도면정보글감인데
좋은글이네
현업의 기획자 또는 문서화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는게 아쉽다 인디 기획자가 무엇을 해야하는지와는 전혀 별개의 내용이라
고맙다 복잡하던 머리가 좀 나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