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도스토옙스키는 늘 돈과 시간에 쫓겼다. <죄와 벌>을 쓸 무렵에는 극한 상황에 몰려 있었다.
2. 형과 함께 시작한 잡지와 출판사가 연달아 망하고, 갑자기 세상을 뜬 형의 빚을 떠맡은 데다 형수와 조카들의 생계도 책임져야 했다. 설상가상으로 도박 빚까지 짊어져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
3. 간신히 월간지에 <죄와 벌>을 연재하기 시작했지만 굶기를 밥 먹듯 했다. 1866년, 그의 나이 44세 때였다. 돈이 급한 그는 그해 10월 4일 다른 출판사와 선불 계약을 맺었다. 조건은 ‘11월 1일까지 새로운 장편소설을 완성하지 못하면 향후 9년간의 출판권을 모두 넘긴다’는 것이었다.
4. 마감까지는 한 달도 남지 않았다. <죄와 벌>만으로도 밤을 새울 판인데, 그 사이에 새 작품까지 써내야 하다니! 피가 말랐다. 다급해진 그는 속기사를 구해 밤낮으로 구술하며 미친 듯 받아쓰게 했다. 그렇게 해서 27일 만에 <노름꾼>을 탈고했다.
5. 마감 하루 전 원고를 넘긴 그는 출판권을 빼앗기는 위기를 모면했다. 이 와중에 <죄와 벌>의 최종회 연재 원고까지 완성했다. 그의 초인적인 집중력은 압박과 몰입 덕분이었다. 시간 압박이 강할수록 몰입력은 커진다.
6. 이런 ‘압박형 창작’ 유형은 의외로 많다. 프랑스 작가 발자크는 여러 소설을 겹치기로 연재하면서 날마다 마감 시간과 싸웠다. 출판과 인쇄업에 연거푸 실패한 그는 빚을 갚기 위해 하루 15시간씩 글을 썼다. 잠을 쫓기 위해 커피를 50잔이나 마셨다. 그렇게 전력투구한 결과 90여 편의 장편과 중편, 30편의 단편, 5편의 희곡을 남길 수 있었다.
7. ‘추리소설의 여왕’ 애거사 크리스티는 1차 세계대전 때 자원봉사 간호사로 근무하며 창작을 병행했다. 병원에서 약물과 독극물 지식을 쌓은 그는 전쟁 중에 틈틈이 쓴 글로 <스타일스 저택의 괴사건>을 출간했고, 이후 <오리엔트 특급 살인> 등으로 이름을 날리며 ‘세계 최다 판매 추리 작가’가 됐다.
8. ‘공포 소설의 제왕’ 스티븐 킹은 세탁소 직원과 영어 교사로 생계를 유지하며 틈틈이 글을 썼다. 이들은 ‘틈새 시간형 작가’라 할 수 있다. (바쁜 일상에서도 글을 쓰는 것을 포기하지 않았다는 얘기다)
9. 아무리 바빠도 매일 일정한 시간을 글쓰기에 바치는 ‘루틴형’ 또한 눈길을 끈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새벽 4~5시에 일어나 5시간 이상을 꼬박 책상에 앉아 글을 쓴다. 장편소설을 쓸 때는 하루에 200자 원고지 20장을 반드시 채운다.
10. 프랑스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매일 6시간 글쓰기를 40여 년째 이어오고 있다. 오전 8시부터 낮 12시 30분, 저녁 6~7시엔 무슨 일이 있어도 글을 쓴다.
11. (무라카미 하루키나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매일 자기 스스로 마감 시한을 정해두고 꾸준히 글을 쓰는 셈)
12. (이처럼) 제한된 시간의 압박은 우리의 창의력을 자극한다. 데드라인은 집중력을 극대화한다. 심리적인 동기부여, 자기 효능감이 커지면 몰입도가 높아진다. 생리적으로 코르티솔과 도파민이 증가하면 집중력과 에너지가 급상승한다.
13. 우리 두뇌와 신체는 마감이 다가올수록 문제 해결에 집중한다. 이른바 ‘시간 압박 효과’ 덕분이다. 그러니 시간에 쫓긴다면 먼저 데드라인부터 설정해 보자. 그리고 몰입할 환경을 조성하자.
14. 외부 영향을 차단하는 것도 좋다. 루틴을 만드는 것도 좋다. 아무리 바빠도 일정 시간을 꼭 투입하자. 가장 바쁠 때와 가장 절박할 때 창의성은 최고조에 달한다. 지금 바쁜가? 그렇다면 지금이야말로 당신의 걸작을 만들 최고의 순간일 수 있다.
15. (다시 말해, 연이은 실패로 압박감에 내몰린 상황이든, 아니면 일과 창작을 병행해야 하는 처절한 상황이든, 지독하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루틴을 지키는 상황이든, 그 어떤 순간에도 창작하는 것을 포기하지 않을 때 최고의 작품이 탄생한다. 그러니 어떤 상황에서든 포기하지 말자. 포기하는 순간, 당신 인생 최고의 작품은 세상에 등장할 기회를 잃으니까)
원문 : https://n.news.naver.com/article/015/0005096061?lfrom=facebook&fbclid=IwY2xjawInLe1leHRuA2FlbQIxMQABHTXAf1e1cmcQHK_H9TEqhvLDvi79xE41y1N7FC7gkw4fjTsBHgc7Tk8FtA_aem_LKjWoVAVdqUbwdiuBDMOr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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