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줄요약

1. 여기 좀 빡셈

2. 근데 열심히 하면 도움 많이 됨

3. 아카데미인데 왜 20대가 별로 없어..


이번에 아카데미 기본과정을 마무리 하면서, 간단한 소회와 장단점에 대해 남겨보려고 함.


0. 붙기까지

사실 나는 경기도민이 아님.

습작용 빼곤 게임을 한 번도 제대로 만들어 출시 해본 적도 없고, 대학교 졸업반 동안 뭔가 만들어 보긴 했는데 애매한 상태로 남아 있었음.


그래서 ㅊㅃ을 잠시 뒤로 미루고 이걸 가지고 1분기에 여러 지원사업을 알아봤었지.

그러던 중 이런게 있구나 해서 별 생각없이 신청했고, 운 좋게 서류에 붙어서 면접을 보게 됨.


근데 그 장소가 판교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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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놈으로써 이런데 처음 와봄. 개쫄았음. 

무슨 피시방 알바할 때 깔려있던 넥슨, nhn, nc 이런 회사가 대놓고 모여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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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중심에 면접 장소인 경기콘텐츠진흥원이 있었음.

(이때까지만 해도 여기서 2달동안 살다시피 할 줄은 몰랐제)


PPT를 진행했지만, 사실 큰 기대는 안했었음.

들어올때부터 판교의 위압감에 살짝 쫄아있기도 했고, 발표가 끝나고 질문타임에 큰 충격을 받았기 때문임.


내가 우리 게임은 이런 게임입니다! 라고 자신 있게 발표했는데, 돌아온 질문이 이거였음.


'이해가 잘 되지 않는다. 이게 무슨 게임이냐?'

정확히 이렇게 얘기한 건 아니지만, 약간 이런 뉘앙스였음.


생각해보면, 나는 이때까지 우리 게임은 '이런 게임이야'라고 한마디로 정리할 수 없었던거 같음.

짬통이었으니까. 뭔가 만들었는데 애매하다 싶으니 이것저것 기능을 추가하고, 그러다보니 특징은 있는데 특색은 없었던거임. 


답변을 횡설수설 한 다음 현타 진하게 왔음.

'아 나는 조졌다' 싶어서 겸사겸사 판교 구경하고 감. 마지막 구경이겠거니 해서.


...

근데 붙었음.

알고보니 내가 제일 멀리서 왔더라. 


1. 과정

(커리큘럼을 자세하게 말하면 문제될 수도 있을 거 같아서, 내 개인적인 경험에 대해서만 서술할 생각)

처음 들어왔을 때 놀랐던건, 팀마다 고유의 엣지가 있었음.


어떤 팀은 머리 아플 정도로 복잡한 데이터를 게임 내에 녹여냈고,

어떤 팀은 모바일이었는데 아트를 이쁘게 뽑아와서 UI까지 하나의 게임처럼 완성시켰고,

또 다른 팀은 로비도 이쁘게 꾸미고 커밋을 천개나 하면서 집에 안가고 하루종일 개발만 하고 있는거임.


모두 저마다의 스파이크가 있고, 입소 할 때부터 스스로 알고 있는거 같았음.

이러니까 더더욱 내가 왜 뽑혔는지 모르겠더라.


그렇게 자존감 박살날 때 즈음, 곰곰히 생각해보니 한 가지 특이한 점을 발견했어.

각 팀마다 색깔이 서로 안겹치더라.


메트로베니아, 리썰, 크킹, 트릭컬 등 마치 인피니티 건틀릿처럼 여러 장르들을 15개 모아놓은거 같았음.


그렇다면, 나는 여기서 무슨 스톤에 해당하지?

라고 생각했을 때, 한 가지 결론에 다다랐음.


나는 슈팅이구나.


다들 다양한 무기를 가지고 있었지만, 총이 없었어.

그래서 나머진 다 버리고, 총 하나만 제대로 만들자고 결심했음


거의 평일 내내 거기서 살다시피 했던거 같아. 

여러 기능들이 얼기설기 엮여 있어서 뭐 하나 건들면 다른데서 뻑났었거든. 

거기다 초반엔 농사가 메인이었는데, 이게 전투 템포를 죽이더라.


그래서 과감하게 농사 버리고, 총 쏘는 맛에 2달 몰빵함.


결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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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시작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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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요리해서 만든 총’으로 던전 깨부수는 게임 됨.



2. 장점

개인적인 서술이니까 확대 해석 ㄴㄴ

1: 남하고 비교하게 되니 내가 게임을 어디까지 만들었는지 실감이 감

덕분에 내 게임이 어떻게 되어있는지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고, 방향성을 잡을 수 있게 됨

2: 여기서 제공해준 커리큘럼이 꽤 도움이 되었음

커리큘럼에 대한 내용은 혹시나 해서 일단 안쓰는데, 이건 들어와보면 알 거임. 꽤 유용함.

3: 진행자 분들이 게임 개발에 대해 어느 정도 잘 알아서 배려를 많이 해주심

도움도 진짜 많이 받았음. 항상 감사함.

4: E보다 I 비율이 높아서 좋음 (아싸로써 편ㅡ안)

5: 목표가 생김. 적어도 1분기 동안에 내가 뭘 해야할지, 팀들을 어떻게 설득해서 끌고갈 것인지 확고한 목적의식이 생겼던거 같음

6: 창업을 시작할 때에 방향성을 제시해줌



3. 단점

1: 경기도민이 아니면 조금 피곤함

성남은 집값이 너무 비싸서 들어오기 빡셈.  

서울이나 경기도민은 지하철 직통이라 괜찮을 듯.  

2: 출석의 불합리함

출석 체크 방식이 실질 참여도랑 어긋나는 부분이 있었음.  

다음 기수엔 개선되면 더 좋을 듯.

3: 유리멘탈은 좀 힘들거임

준비된 팀, 잘하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음.  

나처럼 열등감(?)을 연료 삼는 타입은 괜찮은데,  

눈치 보다가 자괴감 빠질 수도 있음.


물론 쪼는 분위기는 전혀 아님.  

근데 '아카데미'라는 단어로 상상했던 거보단 위압감 있음. 


그래도 강제 참여 이런 건 없으니 걱정 ㄴㄴ



4. 결과적으로

기본 과정을 마무리하고 드는 생각은

내가 만든 게임을 처음으로 '제대로' 바라볼 수 있게 해줬고, 


그걸 다시 갈아엎고, 새로 설계할 수 있는 용기가 생겨서

요리로 총 만들어 쏘고, 먹고, 몸을 덱빌딩하는 보디빌딩 게임을 만들고 있음.


물론 체력도 갈리고, 자존감도 갈림.  

근데 그만큼 갈아넣은 만큼 결과물이 나오는 구조임.


이번에 팀 절반만 붙이고 심화과정으로 넘어간다는데, 이게 어떻게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일단은 2달동안 후회 없이 달렸기에 만족스럽다.


개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