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한지 어언 1년하고도 4개월. (16개월)
게임 만들겠다고 나와서 백수생활을 오래한 사람이 또 있을지 모르겠다만..
이런거 한번쯤 해보고 싶은 사람들한테는 재밌는 가십거리가 될것 같아서 적어봄.
그동안 회사 다니면서 찔끔찔끔 1인개발 공부 한거가지고
한번 도전해보겠다고 나왔음.
차마 회사에서 다 풀지 못하는 한을 다 풀어버리겠다는 작정으로.
일단 퇴사후 1개월정도는 낭만이 오짐. 하지만 딱 1개월 감.
그 다음부터는 근거없이 막연한 걱정이 들기 시작함.
어렵고 힘들게 모아온 돈을 허무맹랑한 꿈에 태워버리는거 아닐까 하는 생각부터
만들고 있던 프로젝트도 자신감이 점점 떨어지고, 내 결정에 확신도 없어지고.
물론 그런 걱정이 드는것은 당연한 일. 하지만 그런것들에 대해 철저히 자기관리, 멘탈관리를 해야 한다는것까진 생각을 못했음.
게임 개발만 생각하느라 차마 내 멘탈적인것에 대한 우려는 생각을 못했고 많이 방황함.
지금 돌아보면 거쳐야 할 과정이었다고 생각.
그리고 초반부에는 이제 본격적으로 뭘 해보겠다고 마음 먹은 이상 모든것을 분명하게 정립할 필요가 있었음.
내 전략은 뭐고. 내 장단점이 뭐고. 뭘 살려서 뭘 만들어야하나. 내가 무슨 게임을 만들고싶은가 등등..
근데 마음 먹는다고 하루아침에 그런게 분명하게 다 정해지지 않았고 그것때문에 좀 방황하기도 함.
그래서 지난 16개월동안 개발에 투자한 시간은 사실상 10개월 안짝,
나머지 시간은 방황도 하고 무너지기도 하면서 많은 고민 속에서 결정하고, 선택하고, 버티는 시기였던것 같음.
도대체 무슨 소릴 하는건지 이해가 안되는 사람들도 있을지 모르겠다만.. 개인적으로 멘탈적인게 제일 힘들었음.
첫수익..
마음을 잡고 개발을 시작, 6개월정도 첫 프로젝트에 매진 했던것같음.
그렇게 출시를 하고, 처음으로 수익을 냈을때 기분은 글로 다 표현하기는 힘듬.
하지만 그것도 오래가지 못했음. 그런 일련의 과정들조차 처음 겪는지라, 또 감정에 이리저리 휘둘림.
감정 이입하고, 무리해서 일하고.. 그렇다보니 또 체력, 정신력 관리에 실패해버리고 한동안 긴 휴식을 가졌음.
휴식기동안 자기관리에 대한 생각을 정말 엄청나게 했음.
운동을 매일 하고, 명상도 매일 하고, 강연 등을 들으러 다녔음. 그 결과 지금은 기반이 아주 튼튼해짐.
진짜 곧죽어도 하루 6시간 이상 일 하지 않음. 체계적으로 일정을 만들어서 철저하게 지킴.
작업 하고싶어도 참음. 감정적으로 급하거나 조급해지지 않는게 중요한듯. 요즘엔 그런 기분이 들면 오히려 작업을 스톱하고 산책을 함.
매일 아침 6시에 2시간 운동으로 하루를 시작함. (자전거 15~20키로씩 타는데 이렇게 하면 한달만에 체력이 진짜 다이나믹하게 좋아짐.)
암튼 그렇게 보내고있음. 최근에 게임을 또 출시함.
수익관련.
출시 이후에는 생각보다 수입이 지속적으로 유지가 됨.
그래서 게임을 많이 만들어 출시할 수록 고정수입이 증가함. (아직까지는 그러고 있음)
지금은 수익이 적지만, 매년 늘어날것을 기대하고 목표로 하고있음. (이게 맞는 방향인지는 아직 모름.)
그리고 동시에 개발 실력과 노하우가 늘어나니까 작업 속도나 퀄리티가 좋아지고 있고 그게 수익에 긍정적으로 작용할거라 생각.
3~5년후를 생각중.
생활비는 아직 조금 모자란데, 참고해야 할 점이 나는 1일1식을 하고, 재료사서 요리도 직접 다 해먹음.
찌개 한번 끓이면 2~3일은 우려먹을 수 있기 때문에 찌개를 자주 먹음. (된장은 집에서 보내줌)
절약하는것 때문에 생활이 힘드냐고 물으면, 배달음식과 도파민에 타락해있떤 몸과 마음이 급속도로 건강해지고 있기 때문에 솔직히 모르겠음.
정신적으로는 뭐 미래에 대해 낙관적으로 생각을 하고있기 때문에, 엄청 불안하지는 않음.
개발적으로 느끼는점.
과장 약간 보태서, 회사 다닐때보다 5배정도 실력 상승이 빠름.
맨날 상상만 하고 대충 끄적이기만 하는거랑, 아예 본업으로 각잡고 시간과 에너지를 올인하는건 차원이 다름.
직접 출시하고 운영하면서 얻는 노하우도 상당함.
또 시기를 잘 만나기도 했음. GPT가 옆에서 전문가 수준으로 가르쳐줌. 혼자 뭘 하기에 너무나도 좋은 시기인것 같음.
그리고 내가 앞으로 뭘 만들고 싶은지에 대해 더더욱 명확해지는 느낌.
그외 낭만 넘치는점.
- 남들 출근할때 난 여유롭게 산책하고 자전거탐. (물론 그만큼 돈은 못범)
- 하루 6시간 외에는 펑펑 놀기도 하고, 평소 관심있던 다른 것들을 배울 수 있음.
AI관심이 생겨서 파이썬공부도 하는 등 여러가지 자기계발 할 기회가 넘쳐흐름.
가족들, 지인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음.
그리고 그 외적인것들이 내 본업과 멘탈에도 좋은 영향을 끼치는것 같음.
- 아무도 뭐라고 안함.
- 마음의 평화 (협업의 지옥에서 탈출한 삶)
한번쯤 해볼까 생각하는 사람들한테 하고싶은말은
권유하지 않음.
살면서 한번쯤 이렇게 살아봐야 한다는건 맞는 생각이라고는 생각함.
근데 그걸 실제로 하냐 안하냐는.. 솔직히 반반인것 같음.
속세에서 나와서 알게된 점이긴 한데, 굳이 회사 떼려치지 않았어도 행복한 길을 찾을 수도 있었을듯.
낭만 오지네... 응원한다
아트 출신이라 그런지 게임이 예쁘네
내 유일한 장점 ㅎㅎ
디몬 D1 어느정도 나옴?
지금은 20 >= 인데 제대로 집계를 안해봄.. 출시한지 얼마 안됐으니 시간이 조금 지나야 유의미할듯?
아마추어가 열정이면 프로는 루틴이지 좋은 루틴은 죽을때까지 가니까, 화이팅!
와 내가 느끼는거랑 거의 비슷하다 나는 다시는 출퇴근하는 직업으로 돌아가진 못할거 같음
ㄹㅇ... 시간을 이렇게 알차게 써본적이 처음이라 진짜 아깝다는 생각 많이 듬
시발 퇴사마렵네
z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도 2년 됐습니다. 다들 비슷한 싸이클을 거쳐가는 듯 합니다. 화이팅입니다.
와.. ㅋㅋ 2년이라니.. 저만 이렇게 사는줄.. 이런거 공유하는것도 좋은듯..
여러모로 대단하네. 이게 정말 멋진 케이스 인거지, 출퇴근이라는 노력할 환경이 사라진 자리를 메꾸는건 아무나 할수있는 일이 아니라고 생각함. - dc App
고수..!
자취하나요?
자취하져
모바일만 만드시는 이유 혹시 여쭤봐도 될까요?
1. PC게임보다 캐주얼해서 부담없고 아기자기한 휴대폰 게임을 좋아함 2. 업계 경력이 모바일 게임 뿐 (배운거 최대한 써먹으려 하다보니 모바일이 더 유리한 상황) PC랑 모바겜이랑 bm이 다르다보니 기획설계도 완전히 달라질 수 밖에 없고.. 저는 후자에 좀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그래도 하려고 하면 못할것은 없는데, 딱히 할 생각은 없달까요. 그렇다고 특별히 모바일에 집착하는것도 아니지만..
왕고수ㄷㄷ
나도 언젠가 1인으로 홀로서기 해보고싶은데 난 플머 출신이라 암만 짱구굴려도 아트가 너무 버겁다...
아트도 프로그램 할 때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프로그래밍 7년 넘게 공부중인데 얼마나 더 걸릴지 모르겠는데요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