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로 나는 언리얼엔진 개발자로 현업에서 뛰었고, 유니티로 인디게임을 개발하고 있으며,

자체엔진을 개발을 병행하며 언젠간 이걸로 게임을 출시하길 바라는 개발자임.


나의 개발경험과 주워들은 업계 역사를 통해 경험을 통해 말해보자면

자체엔진은 게더 이상 게임 개발이 아니게 돼버렸음



1. 1990년대 ~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엔진개발과 게임개발은 떼놓고 이야기 할 수 없었음


  당시 기준으로 언리얼2 엔진을 구매하려면 라이센스 비용이 50~60억씩 들었음 사실 50~60억이면 요즘 자본금 기준으로도 그래픽스나 네트워크에 능통한 개발자를 뽑아 자체 엔진을 만들고 말지 할 정도로 큰 돈이었기에 게임을 만든다는 행위는 "직접 엔진을 만든다" 라는게 더 합리적이었던 시절이었던 거임.

  게다가 그 당시에는 상용엔진이라는 개념을 넘어서 엔진이라는 개념 자체가 희미했음 50~60억씩 돈들여서 엔진 구매해도 사실 "엔진"이라는걸 주는게 아니라 "언리얼"이라는 게임 프로젝트를 통째로 전달해주는 방식에 훨씬 가까웠었다고 함.



2. 2010년대에 들어서면서 유니티가 출시돼서 상황이 달라짐.


  2000년대 중반에 유니티가 출시되고 유니티가 제시한 파격적인 가격정책으로 대박을 치며 국면이 달라지기 시작함. 기존의 언리얼, 소스엔진과는 비교되게 저렴한 가격정책에 엔진을 개발할 역량이 없는 게임사들이 게임을 만들어 대박을 내기 시작함.

  게다가 모바일 시대를 거치며 멀티플랫폼에 대응 가능한 유니티 엔진의 장점이 부각되며 국면이 바뀌기 시작함. 라이센스 몇십억씩 주고받던 언리얼도 유니티 따라서 엔진을 무료로 풀고 오픈소스화까지 하며 상용엔진의 단가를 극단적으로 낮아져버림.



3. 자체엔진이 무시받기 시작

  원래 게임업계는 기술력이 없거나 수십억씩 돈을 낼 자본금이 없으면 개발할 수 없는 분야였음. 근본적으로 장벽이 있는 분야였는데 상용엔진이 흥행하며 그 기조를 바꾸니 기술력이 있는 회사들은 기술력을 잃고 그러한 기술력을 가진 개발자들은 천대받기 시작함. 수십억씩 돈을 낼 자본금이 있는 개발사들도 차라리 똑같은 돈을 아트리소스나 마케팅에 쏟아붓거나 돈을 쪼개서 게임을 하나 더 개발하는 방식으로 바뀌기 시작함. 그렇다보니 엔진을 만들 수 있는 개발력있는 개발자들은 설 자리를 잃고 천대받기 시작함.


4. 게임개발이라는 것에 대한 달라진 시선

  상황이 이렇게 되다보니 엔진 관련 기술을 잘 모르고 그 위에서 게임을 개발만 하는 사람들과 엔진 관련 기술을 보유한 기술자들간의 시선차이가 벌어지게 됨. 엔진관련 기술을 보유한 사람들 입장에선 기술적인 깊이는 하나도 없고 엔진 상부에만 메달려서 엔진 아키텍쳐니 뭐니 하는 탁상공론에 질려하고 단순히 재밌는 게임을 만들고자 하는 사람들 입장에선 왜 굳이 어려운 길, 높은 리스크를 져가면서 게임을 만드는 멍청한 짓을 하는지 이해하지 못하기 시작함.



5. 결론)근데 결국은 저렴하고 리스크가 적은 상용엔진 쓰는게 맞는거 아님?

  개인적으로는 "절반정도" 맞는 말이라고 생각함.

  내가 오래동안 눈팅해온 결과 현재 갤의 여론이나 아니면 다른 게임개발자 대부분의 여론이 "자체엔진은 뻘짓이다"라는 관점이 더욱 우세한 편임. 근데, 이러한 관점은 기술력과 게임의 재미를 분리해서 본다면 무조건 맞는말임. 순수 기술력이 좋아서 성공할거면 리썰컴퍼니나 할로우나이트같은 게임들은 호연한테 전부 따잇당해야함. 그런데 상용 엔진의 성장과 반도체 성능의 비약적인 성능 상승은 이러한 기술력의 차이를 무의미하게 만들기에 충분했음.

  그런데, 딥하게 들어가보면 게임개발에서 기술력이라는 관점을 빼놓고 이야기 하기가 쉽지 않음. 특히나 대기업일수록 더욱 그런 경향성이 강함. 나는 이걸 반도체 업계에 빗대서 이야기하면 이해가 쉽다고 생각함. 미국이 반도체 설계만 중요시하고 공정분야를 아작내놨다가 발등에 불떨어진건 다들 알거임. 내가보기엔 지금 게임업계가 반도체 업계랑 비슷한 상황이라고 봄. 전세계가 반도체 공정에 기술력을 삼성전자랑 TSMC에 의존하고 있는 것처럼 게임업계도 유니티랑 언리얼에 모든 기술력을 의존하고 있음. 사실 아직 반도체만큼은 아니지만 점점 그런 추세가 심해져가고있음. 이러한 기술적 의존성은 대기업일수록 치명적일 수밖에 없음.

  그렇기때문에 자체엔진이 가지는 게임성은 몰라도 기술이라는 관점에서 봤을 때 그 중요도는 궤를 달리한다고 생각함. 자체엔진을 사용하는 것 자체는 나쁘지 않음. 그런데 자체엔진에만 의존하는 사용하는 행위는 게임업계 평균적인 기술력에는 큰 장애물이라는거임. 시간이 점점 지나면 상용엔진으로 돈을 버는 회사와 그렇지 못한 회사들 사이의 기술력은 점점 더 벌어질거고 의존적이 될거임. 게임업계에 있어 우리가 상상하는 기술적 혁신은 줄고 기술적인 사다리 걷어차기가 생겨나고 독점이 생겨날 수도 있다는 거지.



6. 추신) 자체엔진으로 만든 게임들 다 망하던데.

  그건 그냥 게임을 존나 못만들어서 망한거지 자체엔진이라 망한게 아님. 솔직히 "자체엔진이라서 망했다" 라고 생각하고 싶은 사람들이 가스라이팅 하는거라 생각함.
  마인크래프트도 복셀 기반 자체엔진(사실 원본 엔진은 따로 있긴 하지만)을 달고가서 전세계적으로 가장 성공한 게임이 됐음. 심지어 MS에 인수되면서 자체엔진에 레이트레이싱이라는 신기술을 초창기부터 박아넣는 기염을 토해내기도 했음.
  락스타의 GTA5/6, 레데리2같은 게임들도 사실 언리얼엔진을 깡으로 써선 만들어낼 수 없는 압도적인 최적화와 비주얼 퀄리티를 만들어냈음. 특히 레데리2는 지금 시점에서도 언리얼으로 만들기 쉽지 않은 퀄리티의 작품을 언리얼엔진5가 출시되기도 전에 박아넣었음.
  스타필드가 망하고 사이버펑크 최적화가 개쳐박은건 걔네가 콘텐츠를 박아버렸고 엔진 핵심 개발인력을 해고해버린거 때문인거지 엔진 자체의 문제가 아님.
  사실 본인이 직접 엔진 개발해본 사람들은 자체엔진을 만들수만 있다면 그게 최적화하고 버그잡기 훨씬 편하다는걸 모를 수가 없음. 내가 한창 언리얼엔진으로 게임개발할 때 엔진단에서 크래시 터지면 그만큼 막막한게 없었음. 그런데 내가 직접 만들거나 내 옆자리 동료가 만든 엔진이다? 프레임드랍 생기거나 크래시나면 바로 그 자리 찾아가서 물어보고 갈구면 됨. 지가 짠 코드에서 생긴 문제를 지가 해결하지 못하는 개발자가 사실 더 이상한거임.



  게임엔진이라는 개념을 최초로 만들어낸걸 흔히 존카맥이라고 말함. 존카맥은 로우레벨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경쟁자들에 기술력이 몇 년만 앞선다면 시장에서의 성공은 쉽다고 말했고 개발자에게 있어 로우레벨은 영혼과도 같은 것이라고 말했음.
  자체엔진을 만드는 사람들, 회사들은 대부분 이러한 부분에 집중하는거임. 내가 만든 게임엔진이 모든 부분에서 앞설순 없겠지만 한 가지 특출난 뾰족한 기술적 장점이 있다면 내가 만든 게임이 마크가 되고 젤다 야숨이 되고 있는거고 레데리가 될 수도 있는거임.

  그래서 나도 계속해서 자체엔진을 만들고있고 엔진을 만들고자 하는 다른 이가 있다면 응원하고 밀어주고싶음.
  절대 쉬운 길은 아니지만 의미가 없는 길이라는 것에 대해서는 반대임.
  누군가는 하늘을 나는 꿈을 꿨기에 비행기는 하늘을 날 수 있었던 것처럼 하늘을 나는 꿈을 꾸는 사람들을 응원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