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나도 뭐 ㅈ도 없는 연차만 쌓인 게임 개발자이긴 함

내 게임 구려병 나도 여러번 빠져보고 빠져 나와 보기도 하고 해서 오랫동안 생각해온걸 풀어보자면


1. 내 게임 구려병이 빠지는 이유
이건 그냥 내 게임이 실제로 구리기 때문임
당연하지 이 세상에 진행중인 게임 프로젝트 다 털어보면 재미 있는 것 보다 재미 없는게 100배는 많을걸?
대부분 진행중에 출시도 안되고 접힐거고
바늘구멍 뚫고 출시한 게임 중에도 재미있는 것 보다 재미없는게 압도적으로 많지 (1년에 스팀에 게임 2만개 출시되는데, 이 중에 재미있는 게임 몇개나 될거 같음)
내가 진짜 타고난 초천재가 아닌이상 내가 만들고 있는 게임은 재미있을 확율 보다 재미 없을 확율이 압도적으로 높음


2. 폴리싱을 하면 꽤 많은게 달라짐

대부분의 게임은 상업적으로 출시할 레벨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폴리싱을 해야함. 때깔을 업그레이드 하고, 사운드를 붙이고, 이펙트를 바르고, 밸런스를 새로 잡고, 쓸모 없는 컨텐츠를 처내고, 텍스트를 다듬고 등등
오래 하면 게임을 코어를 개발한 기간 만큼 폴리싱을 해야할 수도 있음.

폴리싱 하고 나면 내가 만들고 있는 게임이 꽤 달라보일거임. 물론 근본적으로 재미없게 만들어진 게임을 구원할 정도는 아니지만, 긴가민가 한 경우에는 폴리싱 해서 봐줄만한 게임이 되는 경우도 종종 있음.


3. 아직 완성한 게임이 없다면 일단 완성하는게 중요하다고 봄

게임 개발 하다가 내 게임 구려병에 빠져서 접고 다시 새 프로젝트 시작하고 이러면 이걸 무한 반복하게 될거임.

게임을 결국 완성품까지 만들어보지 않으면 게임 개발력이 거의 늘지 않음.
가장 유의미한 실력 향상은 제품을 만들고 그에 대한 외부의 피드백을 수용하는 과정에서 발생함.
게임 개발력이 늘지 않으면 당연히 구린 게임 근처에서만 계속 놀 수 밖에 없음.

첫게임으로 괜찮은 게임 내는게 불가능한건 아니지만, 나는 기적에 가까운 확율이라고 봄. 당연하지 내 실력이 구린데 첫 게임 부터 재미있는 게임 만들 수 있을리가 없잖아.

내가 게임 하나도 완성해보지 않은 사람아지만, 괜찮은 게임 개발/기획력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는 착각은 하지 않기를 바람.
간혹 나는 개쩌는 게임들 많이 해봤으니까 개쩌는 게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는 가이들이 있는데,
음식 한번도 안해본 사람이 맛집 수백개 돌아 봤다고 맛있는 음식 만들 수 있을까?
악기 한번도 잡아본 적 없는 사람이, 명곡 수백곡 들어 봤다고 기깔난 연주 할 수 있을까?
이거랑 같은거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