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사실 장르를 섞는 걸 반대해요.
이상하게 들리는 거 알아요.
인디 개발자들이 장르 섞는 거 좋아하는 거 알지만,
저는 장르 혼합이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이유를 보여드릴게요.
네, 제가 2022년의 히트 게임들을 살펴봤는데요.
리뷰 1,000개를 넘긴 히트 게임이 500개 정도밖에 안 돼서
그냥 한 줄 한 줄 다 봤어요.
"이게 장르가 섞인 건가? 이 장르랑 저 장르가 섞인 건가?" 하고요.
그런데 성공한 게임 중 겨우 11%만이 진짜 장르 혼합이더라고요.
대부분은 그냥 정통 장르였어요.
그냥 "헤이, 우린 생존 게임인데 배 위에서 해",
"우린 생존 게임인데 해적이야" 이런 식이죠.
"오, 리듬 게임이랑 댄스 게임이랑 데이트 시뮬레이션을 섞었어" 같은 게임은
거의 찾아보기 힘들어요.
자, 그 이유는, 이건 제 이론인데요.
코카콜라 병처럼 우리가 아는 많은 제품을 디자인한 사람이 있어요.
그 사람이 진짜 코카콜라 디자인을 생각해 냈는데, 'MAYA'라는 말을 남겼죠.
그 사람 이름은 레이먼드 로위고요.
'가장 진보적이지만 수용 가능한(Most Advanced Yet Acceptable)'이라는 뜻이에요.
그게 MAYA의 의미입니다.
가장 진보적이지만 받아들일 수 있는 수준이어야 한다는 거죠.
그의 이론은 이런 상징적인 제품들을 디자인할 때
너무 멀리 가면 안 된다는 거였어요.
너무 많이 뒤집어엎으면 안 되고,
아주 조금만 바꿔야지 너무 많이 바꾸면 안 된다는 거죠.
그런데 사람들이 장르를 바꿀 때,
"이 장르랑 저 장르를 섞을 거야"라고 하면 그건 너무 과해요.
너무 과해서 팬들을 돌려세우게 되죠.
팬들은 "이게 뭔지도 모르겠어, 너무 과해"라고 느끼는 겁니다.
아이폰의 역사를 생각해 보세요.
아이폰의 역사를 보면, 아이폰으로 이어지는 모든 아이팟들을 보면
아주 작은 점진적인 변화들만 있다는 걸 알 수 있어요.
갑자기 무전기에서 아이폰으로 짠 하고 바뀐 게 아니에요.
저랬다가 화면을 조금 키우고,
클릭 휠을 넣고, 컬러 화면을 넣고,
그리고 조금 더 큰 컬러 화면, 조금 더 크게, 조금 더 크게,
그러다가 아이폰으로 간 거예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아주 미세한 변화들이 있었던 거죠.
당장 모든 걸 확 바꾸는 게 아니에요.
많은 제품 관련 종사자들이 말하는 것 중 하나가,
새로운 걸 만들 때는 3분의 1은 완전히 똑같이 만들고, 3분의 1은 개선을 한다는 거예요.
마치 버그를 고치는 것처럼요.
사람들이 짜증 나 했던 걸 고치는 거죠.
그리고 나머지 3분의 1은 미친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는 거예요.
뭐 라디오라던가 그런 거요.
90%를 다 새롭게 만들면 안 돼요.
아주 작은 변화여야 합니다.
저는 그래서 인디 개발자들이
장르 혼합으로 제 무덤을 판다고 생각해요.
너무 새롭고, 너무 과하거든요. 그렇게 많이 바꾸면 안 됩니다.
제가 2022년 최고 게임들을 보면서 겨우 11%만 장르 혼합이었다고 했잖아요.
대부분의 개선 사항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이것들은 장르 혼합이 아니었던 게임들이 어떻게 게임 내에서 혁신했는지,
성공한 게임들이 어떻게 했는지 보여주는 거예요.
보통은 같은 게임인데 환경만 다른 경우였어요.
같은 게임인데 다른 게임처럼 보이는 거죠.
그냥 환경만 바꾼 거예요. "오, 바다 대신 사막이야", "고대 로마 대신 고대 이집트야" 하는 식으로요.
아시다시피 그냥 배경만 바꾼 거죠.
어떤 게임을 가져와서 그래픽을 더 좋게 만들거나,
2D 게임을 3D로 만들거나,
3D 게임을 2D로 만들거나 했어요.
싱글 플레이어 게임을 멀티플레이어로 바꾸거나,
반대로 멀티플레이어 게임을 싱글 플레이어로 만들기도 했죠.
이게 최상위권에서 가장 성공한 게임들에서 일어난 혁신의 대부분입니다.
그냥 아주 작은 변화들이에요. 그게 팬들이 원하는 전부입니다.
그들은 "난 그냥 아주 작은 변화를 원해"라고 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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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게이머들의 취향은 협소한데
상업적 관점에선 장르를 섞는게 모험이긴 한듯
서로다른 두개를 합쳐서 새로운것을 재창조하는것보단
이미 존재하는 것들 중에서
과소평가됐지만 소중한 재미를 좀 더 살리는 방향이 나은거같기도
그래도 뭐 새로운 조합을 시도하는 사람들 덕분에 게임계가 발전하긴 하지
이들이 사라져서는 안된다고 봄
응 형은 존나 힙스터야. 장르 존나 섞었어. 망겜 만들거야 ㅠㅠ
좋은 말이긴 한데, 이런걸 다 따지면 인디의 존재의의가 있을까?
인디가 별거 있나 회사자본 안받는게 인디펜던트인데 예술하려고 겜만드는건 그중 소수고
@ㅇㅇ(61.73) 돈 벌겠다는거 반대하는 입장은 아닌데, 소위 예술한다는 사람들이 소금같은 역할을 해준다고 보는 편이라..
이 사람은 마케팅을 해야 하는 입장이니까 잘 팔리려면 이러는 게 맞다 라고 말할 수밖에 없을 듯 그 정보를 취사선택하는 건 개인 마음이겠지
생각하시는 인디의 존재의의는 무엇인가요 - dc App
@ㅇㅇ 난 오히려 좋다고 생각하는게 예술 얼마든지 할수있고 그게 더 좋다고는 생각하지만 돈이 없으면 예술을 한번은 할 수 있어도 두번 세번은 못하는게 현실이긴 하니까
@하루카남편 본인이 표현하고싶은거 표현하는거죠 뭐. 돈도 벌면 더 좋고
@하루카남편 나무위키에 있는 독립영화의 의의: "독립영화의 의의는 상업 영화 제작에 불가결적으로 따르는 제작비 회수 및 이윤 창출을 위한 자본의 압력을 배제하고, 다양한 예술적 시도들을 할 수 있는 토양을 마련한다는 데 있다." 인디게임도 똑같다고 생각함. 투자자가 없을 뿐 스스로가 시장성에 목매면 인디의 의의가 많이 퇴색된다고 생각함. 결국 이런 내용도 시장성을 위해 새로운 시도를 하지 말라고 막는거니까. 이 글을 따랐으면 슬더슬이 나왔겠냐?
@Indie3(121.140) 어떻게 이글을 시장성에 목맨다고 생각하는거지.. 포인트는 게임을 플레이할 유저를 생각하라는 것임 - dc App
@하루카남편 저 아저씨 주된 주장 중 하나인 "5%만 개선해서 그럭저럭 괜찮은 게임 만들자"랑 엮어서 내가 이 글을 과대해석한듯. 그럼에도 내 생각은 변하지 않고, 또한 님의 추가 의견에 동조하지도 않음. 장르를 섞는다고 해서 플레이할 유저를 생각 안하는건 아님. 나 혼자 "이건 대작이 될거야"란 아이디어를 갖고, 말도 안되는 장르 섞고 출시하는게 아니라, 시도를 해보고, 끊임없이 플레이 테스트와 유저 반응을 가장 작은 단계에서 부터 해보고, 그로부터 수정하거나 또는 폐기하거나를 반복하는 과정이 오히려 내가 추구하는 태도임. 그리고 글의 주장처럼 "점진적인 변화"만을 추구하는건 이미 존재하는 다수의 플레이어의 입맛을 충족시키는 일이고, 그건 내 앞선 주장인 시장성을 따르는 것에 크게 벗어나지 않는 태도라고 생각함.
@Indie4(121.140) 앞서 말했듯이, 점진적 변화만 추구한다면 슬더슬이 나왔겠으며, 영화계에서도 a24의 작품들 - 유전, 미드소마, 에브리띵 에브리웨어 올앳원스 - 와 같은 작품들이 나오겠음? 가끔은 파괴적 혁신이 필요한 경우도 있음. 지금은 현존하지 않지만, 가능성이 있는 유저층을 발굴해야 할 필요가 있고. 또한 영리적으로 생각해봐도 점진적으로 개선하는 건 인디보다 회사가 더 잘하는 영역이라 생각하기도 함. 유저 트렌드 분석하고, 인력과 기술력을 가지고 트렌드가 지나기 전에 빠르게 출시하는건. 거기에 마케팅까지 빠르게 태워서 궤도에 올리는 것까지. 그게 근 10년간의 우리나라 모바일 게임 업계였기도 했고.
@Indie4(121.140) 그래서 나는 인디의 길을 걷는다면, 그런 것들과는 본인이 가능한 선에서 멀리하는 태도를 견지하는게 좋다고 믿음. 누군가에게는 기존 게임에서 5%만 수정하는게 그럴 수 있고, 누군가에게는 기존 게임에서 30%를 수정하는게 최대 가능한 선일 수도 있지만. 그리고 저 아저씨도 보면 "HIT GAME"이니 최상위권에서 가장 성공한 게임의 혁신이니 말하잖음. 다시 글 읽어보니, 저 아저씬 시장성에 목매는거 맞아보임. 회사나 대규모 프로젝트로 AAA게임 만드는게 목표라면 저 아저씨 말이 맞을 수도 있음. 근데 그게 아니라면, 저 아저씨 말이 틀릴 수도 있음. 저 아저씨가 말하는 팬들(대중)과 내가 찾는 팬들(매니아)이 아예 겹치지 않을 수도 있고.
@Indie4(121.140) 이 글의 아저씨의 논리 자체에도 허점 - 물타기나 논리적 비약이 많음. 그게 MAYA나 아이폰 예시인데, 장르를 섞는게 MAYA에 안따르는게 아님. 오히려 MAYA에 따르는 장르 섞기가 플레이어들에게 수용되는 것이고, 범위 밖은 기억 저편으로 사라지는 거지. 그리고 아이팟의 마지막 세대에서 아이폰으로의 점프는, 게임에서 두 장르를 섞는 것보다 더 파격적인 일이고 - 당시 핸드폰에서 대부분의 버튼들을 지운다는 선택, 그 외에 여러 소프트웨어적 혁신들 장르를 섞는다는 것 자체가 적어도 1/3은 기존과 똑같음을 말함. (뭐 한 네다섯가지 짬뽕하는거 아닌 이상)
@Indie4(121.140) 아예 시장을 보는 관점이 나와 다르네 1. 나는 유저와 시장을 동일하게 보지 않음 유저를 위한 게임이 잘팔린다는 보장이 없음 팔리는 건 별개라고 생각 함 2. 점진적 변화였기 때문에 인디판 확장시킨 바꿨던 뱀서, 리썰 나온거라고 생각함 실제로 기존에 있던 장르를 완성시켰고 새로운 장르를 만들어낸것이 아닌 장르를 완성시킨것에 가까움 - dc App
@Indie4(121.140) 내가 슬더슬운 즐기지도 않고 잘 몰라서 그러는데 듣기로는 도미니언이란 카드게임의 룰을 비디오 게임으로 옮긴게 슬더슬인데 사실 그 시도는 일본회사가 먼저했고 그 다음 슬더슬이 한걸로 들었음 순서는 뒤로하고 카드 게임의 규칙들을 비디오 게임으로 옮겨 재미를 살린거라면 그거야말로 점진적인 것이라고 생각함 이미 증명된 것을 비디로게임화 시키고 그 틀 안에서 개발시킨거니.. - dc App
이제 '정통'으로 잘만들기는 리크스가 너무 큰것도 있는듯
0이 1이 될 수 없다고 믿는 사람과 0을 1로 만들 수 있다고 믿는 사람의 세계는 완전히 다른거임
그래서 아웃 오브 인덱스 나오는 게임들은 다 상업적으로 성공 하지 못하잖아. 그냥 재밌는 시도인거지.
나도 이 사람하고 궁극적으로는 생각이 비슷함. 정통이 재밌다는거 인정함. 기획단계에서 구상할 수 있는 재미의 포인트가 중요하다고 봄. 장르를 그냥 두개를 섞으면 보통 재미가 약해지거든? 그중에서는 서로 상반되는게 있을 수 있어서 충돌이 일어날 수도 있고.
30프로도 많다. 오리지널리티는 5프로만 있어도 됨 - dc App
덕분에 좋은 자료 잘 보고 있어. 고마워.
장르를 섞는 다는 거 자체가 애초에 모험이고 잘만들기가 힘듬.
크으
당연히 섞어야 한다. 단 그 비율이 문제지. 또한 같은 비율로 섞어도 어느 지점에 섞임의 속도가 급하냐, 느리냐도 중요
오늘도지식이늘었다. 좋은 내용 ㄳ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