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리에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정말 좋아하는 TV 프로그램 중에 주택 리모델링 쇼(like 신동엽의 러브하우스)가 있어요.
아시죠? 아주 낡고 못생긴 집에서 시작해서
아주 멋진 집으로 바꿔놓는 거요.
아무튼, 제가 제일 좋아하는 부분은 '비포 앤 애프터(Before & After)'를 보여줄 때입니다.
정말 형편없는 사진을 먼저 보여주고,
방송 끝에는 아주 예쁘게 변한 모습을 보여주죠.
저도 그렇게 하고 싶습니다.
저는 스팀 페이지계의 '밥 빌라(미국 신동엽)'라고 할 수 있겠네요.
사람들 입이 떡벌어지게 만드는 페이지를 만들죠.
그래서 제가 여러분께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제가 배운 모든 노하우입니다.
작년 제 강연 제목은 '스팀과 공감하기: 구매자는 당신의 게임을 어떻게 보는가'였는데요.
정보는 많이 드렸지만,
실제로 페이지를 어떻게 더 낫게 만들지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론은 좀 부족했던거 같습니다.
올해는 전적으로 '페이지를 개선하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할 겁니다.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 보죠.
심지어 몇 년 전에 게임을 출시하고
업데이트를 안 한 지 오래되어 잊고 살았던 경우라도,
그 스팀 페이지는 여전히 존재하니까
베테랑 개발자분들에게도 도움이 될 내용일겁니다
스팀은 오래된 게임을 홍보하는 데도 꽤 능합니다.
이 강연이 묵은 거미줄을 걷어내고
여러분의 옛 게임을 업데이트하는 데 도움이 될 겁니다.
지금부터 보여드릴 예시는 실제 사례들입니다.
개발자분들께 허락을 구하고 보여드리는 거고요.
일부는 제 실제 고객이고, 일부는 제 강의를 듣고 "배운 대로 해봤어요"라며 수치를 공유해 주신 분들입니다.
처음 페이지가 별로였다고 해서
그분들이 나쁘거나 게으른 개발자라는 뜻이 아닙니다.
스팀 페이지는 준비되는 대로 최대한 빨리 공개해야 합니다.
너무 오래 기다리지 마세요.
완벽하게 만들려고 너무 애쓰며 고민하지 마세요.
저는 일단 페이지를 만들고,
바로 시작해서 라이브로 띄우는 개발자들을 칭찬합니다.
그게 정석입니다.
그러니 여러분의 페이지가 제 기준에 못 미친다고 해서 기죽지 마세요.
우리는 다 같이 배우려고 여기 모인 거니까요.
완벽해질 때까지 기다리는 것보다
일단 가지고 있는 걸 빨리 올리는 게 좋습니다.
오래 기다릴수록 위시리스트 수만 줄어들 뿐이니까요.
자, 제 책상 위로 올라오는 스팀 페이지들에서 보이는 가장 흔한 문제점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페이지가 눈에 띄지 않는다.
둘째, 장르가 불분명하다.
셋째, 게임을 뒷받침해 줄 스팀 알고리즘을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넷째, 게임이 죽었거나 스팀 페이지가 더 이상 업데이트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일명 공포의 '죽은 게임'이죠)
실제 예시를 통해 이 네 가지 문제를 해결하는 법을 보여드리겠습니다.
첫 번째 문제인 '페이지가 눈에 띄지 않는 문제'부터 다뤄봅시다.
스팀에는 게임이 정말 많습니다.
그리고 그중 상당수는 우리가 '셔블웨어(Shovelware, 저품질 양산형 게임)'나
'에셋 플립(Asset flip, 에셋만 사서 대충 만든 게임)'이라고 부르는 것들이죠.
취미로 하시는 분들이나 첫 게임인 경우,
혹은 유니티 에셋 스토어에서 다운로드한 걸로
빨리 게임을 만들어 팔려는 경우들이죠.
문제는 스팀 쇼퍼들이 이런 게임들에 아주 익숙하다는 겁니다.
그들은 무엇이 셔블웨어 같고 무엇이 에셋 플립인지 가려내는 감각이
아주 예리하게 발달해 있습니다.
여러분은 스팀 쇼퍼들에게 내 게임은 그런 게임이 아니라는 걸 증명해야 합니다.
그저 그런 에셋 플립 게임이 아니라는 걸 보여주며 차별화해야 하죠.
여기 비포 사진의 예시가 있습니다.
<Jupiter Moons Mecha>라는 게임인데요,
아주 훌륭한 개발자시지만 이건 초창기 버전 페이지 중 하나입니다.
몇 가지 문제가 보이지만 괜찮습니다.
모든 개발자는 시작점이 있으니까요.
이 페이지를 처음 봤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건
스크린샷들이 아주 비슷하다는 점입니다.
보이시나요?
초록색 배경에 똑같은 도시,
스크린샷 두 개에는 똑같은 로봇이 싸우고 있죠.
이렇게 에셋의 차이가 부족하고
스크린샷들이 전반적으로 비슷비슷하면(비슷한 색감, 비슷한 구도),
사람들은 "어, 이거 에셋 플립인가?" 하고 의심하기 시작합니다.
이건 제가 에셋 스토어에서 무작위로 가져온 'Hot Lava'라는 에셋인데요.
많은 초보 개발자들이 이 에셋 하나를 사서
여러 스크린샷에 돌려막기를 합니다.
때로는 게임 전체가 이 에셋 하나로만 만들어지기도 하죠.
만약 여러분이 이 용암 에셋 하나만 있는 스크린샷 여러 장을 올려둔다면,
스팀 쇼퍼들에게 "아, 이건 아마 에셋 플립일 거야. 에셋 하나 사서 게임 전체를 저기서 때웠네"라는 신호를 주게 됩니다.
스팀 플레이어들은 깊이 있는 게임 플레이를 좋아합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세 가지를 해야 합니다.
독특한 스크린샷을 보여주고,
정말 좋은 캡슐(메인 이미지)을 써야 하고,
게임 에셋이 페이지 전체에 걸쳐 고해상도 아트로 보여야 합니다.
먼저 독특한 스크린샷입니다.
다양한 환경,
다양한 시각 효과,
그리고 인게임 메뉴를 보여줘야 합니다.
네, UI를 보여줘야 합니다.
아주 비슷비슷한 스크린샷 여러 장보다는,
개수는 적더라도 독특한 스크린샷 몇 장이 훨씬 낫습니다.
애프터에서는 개발자가 다양성을 아주 잘 살렸습니다.
각 배경이 다르고, 등장하는 로봇도 다 다릅니다.
그리고 세 번째 스크린샷은 바로 UI입니다.
저는 UI를 포함하는 걸 아주 좋아합니다.
지루하게 들릴 수도 있고, 막 '와우'하는 효과는 없다는 거 압니다.
하지만 이건 스팀 쇼퍼들에게 여러분의 게임이 깊이가 있다는 신호를 줍니다.
에셋 플립 게임들에 없는 게 바로 그 게임 플레이의 깊이거든요.
이 복잡한 인벤토리 스크린샷을 보면,
정확히 무슨 상황인지는 모르겠지만 뭔가 있다는 게 느껴지죠
체력 수치도 보이고, 스탯도 많고, 요소들이 여기저기 있고 격자무늬도 보이죠.
이 스크린샷은 쇼퍼들에게 이렇게 말하는 거에요.
"이 게임은 깊이가 있어. 한번 파고들어 볼 만해."
다음으로 저화질 게임이나 에셋 플립 게임 같은 느낌에서 벗어나 차별화하는 방법은
'더 나은 캡슐(Better Capsules)'을 만드는 겁니다.
캡슐은 스팀에서 모든 게임의 오른쪽 상단 박스에 들어가는
작은 이미지를 부르는 용어죠
이건 <Dwarven Valley>라는 게임의 첫 번째 캡슐입니다.
게임 스크린샷을 그대로 썼죠.
건설 게임이라 마을 사람들을 위해 아이템을 만들고 작업장을 짓는 게임입니다.
저는 이 게임이 아주 아름답다고 생각하지만,
캡슐에 스크린샷을 그대로 쓰는 건 문제가 있습니다. 이유를 알려드릴게요.
스크린샷을 캡슐로 그냥 쓰면 스팀에게 "나 아트에 쓸 예산이 없어"라고 신호를 보내는 셈입니다.
게임 자체가 아무리 아름다워도 말이죠.
그래서 저는 전문 일러스트레이터를 고용하시길 강력히 추천합니다.
왜냐하면 어떤 에셋 플립 제작자도
게임을 위해 전문 일러스트레이터를 고용하진 않거든요.
그들은 그냥 스크린샷을 찍어 씁니다.
싸고 쉬우니까요.
여러분은 그들보다 우위에 서서 "난 이 게임에 복잡한 요소도 갖췄고, 이런 투자도 할 수 있어"라는 걸 보여줘야 합니다.
그러니 캡슐에 스크린샷을 쓰지 마세요.
마찬가지로 만약 픽셀 아트 게임을 만들고 계신다면,
캡슐에는 픽셀 아트를 쓰지 말라고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스팀 커뮤니티에서 픽셀 아트 게임은 '저렴한 게임'이라는 안 좋은 평판이 좀 있습니다.
모든 픽셀 아트 게임이 싸구려라는 게 아니라,
과거에 픽셀 아트 게임들이 그랬던 적이 있어서
많은 스팀 유저들의 머릿속에 안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다는 거죠.
그래서 이런 인식 위로 올라서려면, 잘 나가는 탑티어 픽셀 아트 게임들을 보세요.
<Celeste>, <Neon Abyss>, 심지어 <Baba Is You>까지요.
아주 단순하게 그려진 캡슐이지만,
픽셀 아트가 아니라 일러스트로 그려졌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그러니 픽셀 아트 게임으로 차별화하고 싶다면,
완전히 일러스트로 그려진 커버에 투자해야 합니다.
자, 여기 '애프터' 캡슐이 있습니다.
개발자가 돌아가서 아주 훌륭한 일러스트 캡슐을 만들어 왔죠.
사실 게임 이름을 <Kingdom Workshop>으로 바꾸기도 했는데,
맹세컨대 같은 게임 맞습니다.
바뀐 걸 보시면 캐릭터가
완전히 일러스트로 그려져 있죠?
게임 내 모델링을 쓴 게 아닙니다.
이 새로운 캡슐 이미지를 적용한 뒤에 일어난 상승세를 한번 보세요.
새 캡슐을 적용하자마자 그래프가 확 치솟았죠?
적용 즉시 결과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던 겁니다. 정말 대단한 일이죠.
전문 일러스트레이터가 그린 캡슐을 사용하는 건
그만한 비용을 들일 가치가 있습니다.
보통 캡슐 하나에 미화로 500달러에서 1,000달러 정도 드는데요.
비싸죠, 큰 돈인 거 저도 압니다.
하지만 그럴 가치가 충분합니다.
여러분이 이 게임에 진지하게 투자하고 있다는 신호가 되니까요.
만약 게임이 여러분의 비즈니스라면, 여기에 투자하셔야 합니다.
가장 돈을 잘 쓰는 방법 중 하나거든요.
자금이 부족하다면 쿠키를 구워 팔든, 남의 집 잔디를 깎든,
뭘 해서라도 돈을 마련해서 전문 아티스트에게 캡슐 작업을 맡기세요. 그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앞서 말했듯이 게임이 '비싸 보이게' 하려면
페이지 곳곳에 게임 에셋을 배치해야 합니다.
무슨 말이냐면, '말하지 말고 보여주라(Show, Don't Tell)'는 겁니다.
텍스트로 구구절절 설명하지 마세요.
여러분이 스팀 페이지를 멋지고 매력적으로 꾸밀
예술적 역량이 있다는 걸 증명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보여드릴게요.
이건 제가 컨설팅했던 <Whisker Squadron>이라는 게임입니다.
하단에 '게임 소개(About This Game)' 섹션이 보이시죠?
예전에 스팀을 쓰던 분들은 이 부분을 텍스트로만 꽉 채우곤 했습니다.
논리적으로는 맞아요, 스팀도 그렇게 하라고 하니까요.
하지만 텍스트가 너무 많으면
대부분의 스팀 유저들은 읽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 개발자는 게임 플레이 움짤을 따서 넣었습니다.
이 게임은 아트가 선명하고
애니메이션이 훌륭한 아름다운 게임이거든요.
텍스트로 설명하는 것보다 훨씬 임팩트가 크죠.
그러니 이런 움짤들을 통해
게임이 얼마나 생동감 넘치는지 보여줘야 합니다.
또 다른 훌륭한 페이지로 <Return to Nangrim>이 있습니다.
게임 전체, 캡슐, 스크린샷, 공지사항, 심지어 작은 장식 요소들까지
모두 동일한 색상 팔레트를 쓰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아트 디렉팅이 얼마나 잘 된 게임인지 보여주는 거죠.
은근히 비싼 게임 같은 느낌을 주고,
스팀 페이지가 아닌 것 같은 느낌마저 듭니다.
아티스트가 수백 시간을 들여 만들었을 법한
작은 장식 디테일들이 정말 멋져 보입니다.
정리하자면,
게임과 스팀 페이지가 '비싸 보이고', 투자받은 티가 나게 하려면
다양한 스크린샷을 보여주고,
일러스트로 된 캡슐을 사용하고,
훌륭한 아트를 뽐내는 그래픽 에셋으로 페이지를 꽉 채워야 합니다.
자, 많은 스팀 페이지에서 보이는 다음 문제로 넘어가 보죠.
바로 '불분명한 장르'입니다.
"그래서 이 게임에서 뭘 하는 거지?"
이게 스팀 유저들이 페이지에 들어왔을 때 흔히 겪는 문제입니다.
많은 초보 개발자들이 스팀 페이지에 이걸 제대로 표현하는 데 어려움을 겪곤 하죠.
스팀 유저들은 장르에 빠삭합니다.
우리 같은 개발자들은 잡식성이라 어떤 게임이든 해보고 싶어 하지만,
일반적인 게이머들은 좋아하는 게임과 싫어하는 게임이 아주 분명합니다.
제 연구 중에 이런 말을 많이 들었습니다.
"이거 마리오 파티 같네. 그럼 안 해."
고려조차 안 합니다.
파티 게임 같아 보이는데 본인은 파티 게임을 싫어하니까 그냥 넘어가는 거죠.
이런 반응이 스팀 유저들에겐 흔합니다.
자기 장르가 아니면 떠납니다.
나쁘게 들릴 수도 있지만,
반대로 말하면 자기 장르일 때는 아주 좋아한다는 뜻이기도 하죠
그러니 장르를 매우 명확하게 해야 합니다.
예를 보여드릴게요.
게임 이름은 가렸습니다.
(특정 게임을 험담하고 싶진 않으니까요ㅋ)
하지만 이 설명은 분명 개선할 점이 있습니다.
한번 보시죠.
"1983년, 세계는 파괴의 가장자리에 서 있고 냉전의 차가운 손아귀가 조여온다.
동도 서도 믿지 마라.
모든 것을 의심하라.
스파이 대 스파이의 대결,
인류의 운명이 당신 손에 달렸다."
아주 분위기 있는 설명이지만, 도무지 장르를 알 수가 없습니다.
여러분은 아시겠어요?
제가 힌트를 안 주려고 사진은 뺐지만, 생각해보세요.
이게 FPS인가요? 비주얼 노벨? RPG? 전술 전략? 실시간 전략?
뭐든 될 수 있잖아요.
게임 플레이가 아니라 껍데기만 묘사하고 있는 겁니다.
이게 문제입니다. 장르를 결정하기 어려우니까요.
이걸 고치는 방법은 이렇습니다.
더 나은 짧은 설명을 쓰고,
장르를 암시하는 더 나은 스크린샷을 보여주고,
캡슐 이미지에서 장르적 문법(Trope)을 철저히 따르는 것입니다.
많은 짧은 설명들이 감정이나 그래픽, 느낌을 묘사하는 실수를 저지릅니다.
왜냐하면 바로 옆에 사진이 있거든요.
<블레어 위치 프로젝트> 게임 페이지를 보세요.
굳이 "이건 무서운 게임입니다"라고 쓸 필요가 없어요.
스크린샷만 봐도 "아, 숲속에서 벌어지는 공포 게임이네"하고 바로 알 수 있으니까요.
그러니 설명에서 그런 단어들은 다 빼고
게임 플레이에 집중할 수 있습니다.
분위기와 느낌은 스크린샷과 트레일러에 맡기세요.
텍스트를 낭비하지 마세요.
대신 저는 짧은 설명을 '동사(Verb)' 중심으로 쓰는 걸 좋아합니다.
게임에서 문자 그대로 무엇을 하는지 적으세요.
그럼 어떤 동사를 쓸까요?
짧은 설명을 쓰기 위한 팁을 드리자면,
이런 사고 실험을 해보세요.
컨트롤러 버튼을 누를 때마다 어떤 동사(행동)가 발생하나요?
그 동사들이 설명에 들어가야 합니다.
죽으면 어떻게 되나요? 영원히 죽나요, 세계가 리셋되나요?
이게 로그라이크인지 아닌지를 암시해주죠.
시간은 어떻게 흐르나요? 실시간인가요, 턴제인가요?
좋은 예시를 보여드릴게요. <Dead Cells>을 보세요.
"로그라이크, 메트로배니아에서 영감을 받은 액션 플랫포머."
장르가 바로 보이죠?
<폴 가이즈>도 정말 좋습니다.
"대규모 멀티플레이어 파티 게임. 최대 60명 온라인, 난투, 혼란 속에서 최후의 1인이 남을 때까지."
완벽합니다.
장르, 동사, 멀티플레이 여부까지 완벽하게 요약했죠.
가장 중요한 건 명확해야 한다는 겁니다.
짧은 설명은 다른 모든 에셋과 함께 작동합니다.
설명에서 '으스스한 게임'이라는 걸 깜빡했어도 괜찮습니다.
옆에 있는 스크린샷이 그 분위기를 다 보여줄 테니까요.
다음으로 더 나은 스크린샷으로 장르를 명확하게 보여주는 법을 봅시다.
이건 <레지던트 이블 빌리지>의 스크린샷인데요.
훌륭한 게임이고 마케팅도 잘했지만, 스크린샷만 봐선 장르를 알 수 없습니다.
그냥 땀 흘리는 남자가 소리를 지르고 있습니다.
좀비인가요? 장르가 뭡니까?
제가 저 남자를 조종하나요, 쏘는 건가요?
아니면 제 군대에 있는 유닛인가요?
스크린샷만 봐선 모릅니다.
유명한 시리즈니까 망정이지,
여러분의 첫 게임이라면 이런 사치는 못 부립니다.
과거 작품을 통해 장르를 알 수 있는 게 아니니까,
스크린샷에서 구체적이어야 하는거에요
한번 고쳐보죠
제가 유튜브 플레이 영상을 캡처해 왔는데요.
이게 훨씬 낫네요
딱 봐도 FPS잖아요?
앞에 총이 있고, 총알이 10발 남았으니 자원 관리가 중요하겠네요.
왼쪽 인벤토리를 보니 무기를 골라야 하고,
칼이 있으니 근접 전투도 있겠죠.
적은 한 명이니 꽤 강할 거고요.
땀 흘리는 좀비 아저씨 얼굴보다 훨씬 많은 정보를 줍니다.
그러니 여러분의 장르를 강조하는 스크린샷을 고르세요.
마지막으로 장르적 문법을 따르는 캡슐입니다.
눈치채셨는지 모르겠지만 캡슐은 장르를 강하게 암시합니다.
제작/건설 게임이라면? 망치를 넣어야 합니다.
저 게임들 보세요, 다 망치가 있죠?
시뮬레이터 게임이라면 탈것을 보여주고,
굵은 이탤릭체 폰트에 검은 테두리를 둘러야 합니다.
왜인지는 모르지만 다들 그렇게 생겼어요.
우주 게임이면?
핑크빛 도는 보라색 배경에 행성이 있고,
우주선 뒤로 궤적이 그려져야 합니다.
흰색 텍스트로 제목을 쓰고요.
제가 정한 규칙이 아닙니다. 자연스럽게 그렇게 굳어진 거죠.
그러니 여러분 장르의 다른 게임 캡슐들을 연구하세요.
최신 트렌드를 봐야 합니다.
사람들이 캡슐을 딱 보고 무의식적으로
"아, 보라색 우주 배경이네. 우주 게임이겠구나"라고 느끼게 해야 합니다.
요약하자면, 장르를 명확히 하려면
게임 플레이와 장르적 문법을 설명하는 짧은 설명을 쓰고,
UI가 포함된 스크린샷을 사용하고,
해당 장르의 다른 게임들과 결이 맞는 캡슐을 사용하세요.
보너스로 자주 받는 질문 하나 할게요.
"제 게임은 장르가 섞였는데 어떡하죠?"
스스로에게 솔직해지세요.
보통은 '몸통'이 되는 주 장르가 하나 있고,
다른 장르는 곁가지로 붙어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게임의 75%를 차지하는 주 장르를 따르세요.
만약 정말 솔직하게 50대 50이라면,
스팀 페이지를 한 달씩 번갈아 가며 바꿔보세요.
어느 장르에 반응이 더 좋은지 테스트해보는 겁니다.
세 번째 문제, '스팀 알고리즘을 활용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이건 스팀을 이해해야 풀 수 있는 문제인데요
스팀이 돈을 버는 방식은 간단합니다.
유저들이 어떤 게임을 얼마나 플레이하는지 분 단위까지 알고 있죠.
알고리즘은 유저가 많이 플레이한 게임을 보고
같은 장르의 다른 게임을 추천해 줍니다.
"당신이 이 게임을 좋아하니까, 이것도 좋아할 거예요"라면서요.
그래서 여러분은 태그(Tag)를 이용해
알고리즘이 여러분의 게임을 해당 장르 팬들에게 보여주도록 '프로그래밍'해야 합니다.
태그가 스팀 알고리즘의 모든 것을 결정합니다.
스팀은 거창한 머신러닝으로 여러분 게임 장르를 파악하지 않아요.
오로지 태그만 봅니다.
이걸 돌파할 방법은 이렇습니다.
여러분 장르에서 가장 잘 나가는 게임 3개를 찾으세요.
엑셀에 그 게임들의 태그를 쭉 나열하고,
3개 게임 모두에 공통적으로 들어가는 태그를 찾으세요.
그게 바로 여러분이 써야 할 태그입니다.
여기 <Just Read the Instructions>이라는 게임의 예시가 있습니다.
FPS 게임인데 태그 설정이 좀 부족했죠.
이 개발자들도 제 조언을 듣고 태그를 수정했습니다.
FPS 태그를 넣고, 온라인 협동을 넣고, 너무 광범위한 액션 태그는 뺐죠.
결과가 어땠을까요?
태그를 바꾸자마자 그래프가 치솟았습니다.
트래픽과 위시리스트 수가 동시에 올랐죠.
스팀이 이제야 "아, 이거 FPS 게임이구나! FPS 팬들에게 보여줘야지"라고 인식했기 때문입니다.
마지막 네 번째 문제입니다.
일명 '죽은 게임(Dead Game)'입니다.
저도 이 용어 싫어하지만 스팀 팬들은 항상 쓰죠
얼리 액세스나 업데이트 안 된 지 오래된 게임에 주로 씁니다
이걸 해결하려면 스팀 업데이트 이벤트를 하고,
포럼에 글을 쓰고,
캡슐에 텍스트를 추가해야 합니다.
유저들은 게임은 업데이트되는데
패치 노트가 없으면 아주 답답해합니다.
"이벤트도 없고 아무것도 없네"라고 하죠.
그러니 이벤트를 써야 합니다.
<치킨 폴리스>를 보세요.
개발 일지가 교과서적입니다.
개발자의 일상과 게임 이야기를 잘 섞었죠.
<퀘스트 오브 던전스>는
포럼에 버전 넘버와 변경 사항 목록을 쫙 정리해서 고정해 뒀습니다.
이렇게 하면 활발한 개발자라는 걸 보여줄 수 있죠.
그리고 포럼에 FAQ를 고정해 두세요.
스위치 버전 언제 나오냐,
울트라 와이드 지원하냐, 이런 거요.
포럼을 안 본다면 디스코드 링크라도 남겨서
어디서 소통할 수 있는지 알려주세요.
소통하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게 중요합니다.
여러분이 게임을 방치하지 않았다는 걸,
게임이 죽지 않았다는 걸 보여주는 겁니다.
마지막으로, 게임을 업데이트하거나
세일을 할 때 캡슐 이미지에 텍스트를 추가하세요.
이건 아주 멋진 방법입니다.
예를 들어 <네온 어비스>는 '타이탄의 강림(Titan's Advent)' 이벤트를 했고,
<엘리트 데인저러스>는 '신규 콘텐츠 이용 가능',
<폴 가이즈>는 '시즌 2 라이브',
<포션 크래프트>는 '새로운 데모'가 있다는 식이죠.
이렇게 하면 한눈에 게임의 새로운 소식을 알 수 있습니다.
정말 큰 도움이 됩니다.
대규모 세일, 특히 겨울 세일 같은 시즌 세일이나
업데이트를 할 때마다 꼭 이렇게 해보세요.
정리하자면 '죽은 게임' 문제를 해결하려면
스팀 이벤트 업데이트를 올리세요.
팬들은 그걸 찾고 있고, 실제로 읽습니다.
포럼에 글도 쓰고, 캡슐에 텍스트도 넣으세요.
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실제로 게임을 업데이트해서 활성 상태로 유지하는 겁니다.
그래야 죽은 게임이 안 되죠.
자, 이걸 어떻게 적용할까요?
결과는 상황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
제가 설명한 것 중 어떤 게임은 딱 하나만 필요할 수도 있고,
다른 게임은 다른 게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그냥 다 시도해보고 실험해 보셔야 합니다.
한 가지 말씀드릴 건,
이미 아트 퀄리티가 아주 높은 게임이라면 이런 변화가 큰 효과를 못 볼 수도 있습니다.
아까 <드워븐 밸리>처럼 저품질 캡슐에서 고품질로 바꿀 때는
퀄리티 상승폭이 커서 효과가 크지만,
이미 고품질 게임이라면 그런 극적인 효과는 없을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죄송한 말씀이지만, 게임 자체나 아트가 별로라면
이런 변화들이 도움이 안 될 수도 있습니다.
스팀 유저들은 매우 눈치가 빨라서 속일 수 없거든요.
그러니까 기본적으로 좋은 게임을 만드셔야 합니다.
과학적인 사고방식을 가지세요.
변화에 열려 있어야 합니다.
효과가 있는지 확인해보고,
없으면 다른 걸 시도해 보세요.
포기하지 마시고요.
"가망이 없어, 아무것도 안 바뀌네" 이러지 마시고,
제 말을 검증해 보세요.
제가 하는 말을 무조건 다 믿지 말고,
직접 테스트해 보고 무엇이 효과가 있는지 확인하세요.
그리고 성과를 모니터링할 때,
저는 노출 수 대비 전환율이나 클릭률 보는 걸 별로 안 좋아합니다.
좀 불분명한 수치거든요.
스팀 데이터는 노이즈가 많습니다.
저는 위시리스트 수만 봅니다. 그게 핵심 지표입니다.
매주, 매일 위시리스트 수를 추적하세요.
태그를 개선하면 '맞춤 대기열(Discovery Queue)'에서
트래픽이 급상승하는 걸 볼 수 있을 겁니다.
제가 트래픽 통계에서 유일하게 신경 쓰는 부분인데요.
이 페이지에 가서 태그 변경이 효과가 있었는지 확인해 보세요.
맞춤 대기열에서 트래픽이 튀어 오른다면 태그를 잘 설정했다는 뜻입니다.
변화를 줄 때마다 일지를 쓰세요.
매일 이 데이터를 추적하시고요.
더 멋진 스팀 페이지를 만들어 봅시다.
ㄷㄷㄷ 긴 글이네요 고생하셨습니다 - dc App
이거 진짜 너무 도움되는 글이다 ㄳㄳ
이 글 삭제 안 됐으면 좋겠다
캡슐에 데모 출시 이런거 스팀에서 금지하고 있지않나?
4년 전 영상
유익추
상업적으로 진짜 엄청 유익하네..
캬 이 형님은 다른 것보다 이런 마케팅 부분 글이 전문성이 느껴짐. 그나저나 캡슐 이미지라는게 상점 메인 이미지 말하는 거겠지?
와우, 감사합니다!
디게 읽기 좋게 정리하네
항상 감사드립니다
완전 정곡이네... 4개 다 하고 있잖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