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인디 개발자가 게임을 마케팅할 때 가장 중요한 조언 하나만 꼽자면 뭘까요?
크리스 주코프스키:
마라톤이라고 생각하셔야 합니다.
막판에 닥쳐서 할 수 있는 게 아니에요.
저는 항상 스팀 페이지를 아주 일찍 개설하고,
어떤 플랫폼이 내 게임에 맞는지 이것저것 시도해 보라고 조언합니다.
내 게임이 틱톡 감성인지,
트위터에 어울리는지 확인해 보는 거죠.
플랫폼마다 잘 되는 게임의 종류가 다르거든요.
사실상 틱톡, 트위터, 레딧 정도가 효과가 있고 인스타그램은 거의 효과가 없습니다.
그러니 일단 시도해 보세요.
내 게임이 어디서 반응이 오는지 확인한 다음,
그 플랫폼 하나에 집중해서 알고리즘을 깊게 파고드는 겁니다.
만약 3D 효과나 애니메이션이 화려하거나,
독특한 아트 스타일을 가진 시각적으로 인상적인 게임이라면
틱톡이나 트위터에서 반응이 좋은 경향이 있습니다
반면 3D로 어둡고 거친 느낌의 멋진 게임들은 레딧에서 더 반응이 좋고요.
Q:
만약 그런 시각적 특징이 없다면요?
크리스:
그런 게 없다면 무조건 '데모'로 승부해야 합니다.
'돔 키퍼(Dome Keeper)' 같은 게임이 딱 좋은 예죠.
스크린샷만 보면 그냥 좀 어려워 보이는 픽셀 아트 인디 게임 같잖아요?
하지만 막상 플레이해 보면
게임플레이 루프와 밸런스가 완벽하게 조율되어 있어요.
직접 해보기 전엔 그게 얼마나 대단한 게임인지 모르는 거죠.
그러니 비주얼 중심의 게임이 아니라면,
최대한 빨리 데모를 내놓고
스트리머들에게 연락해서 직접 플레이하게 하세요.
"와, 이 게임 진짜 재밌네"라는 반응이 나오면
친구들에게 추천하고,
스트리머들도 시청자에게 추천하게 됩니다.
내 게임이 '보기 좋은 게임'인지 '하기 좋은 게임'인지,
혹은 둘 다인지 파악하고
그 강점에 집중하세요.
Q:
제 친구이자 유튜버인 토마스 스튜어트 님의 질문인데요,
스팀에서 대박은 아니더라도
꾸준히 1만 달러에서 10만 달러 정도 벌면서
생계를 유지할 만한 소박하고 안정적인 전략이 있을까요?
크리스:
네, 일종의 공식 같은 게 있습니다.
우선 스팀이 선호하는 장르를 고르세요.
플랫포머는 아닙니다.
스팀은 픽셀 아트 플랫포머를 좋아하지 않아요.
(만약 만들고 계시다면 죄송합니다만 현실이 그렇습니다.)
스팀 유저들이 좋아하는 장르를 고른 뒤,
천천히 게임 출시작을 늘려가는 겁니다.
당연히 처음엔 잘 안 될 거예요.
첫 게임은 아마 말씀하신 1만 달러 정도 벌겠죠.
하지만 같은 장르를 유지하면
코드를 재사용할 수 있으니
게임을 자주 출시할 수 있습니다.
저는 항상 인디 개발자들에게
"작게 시작해서 첫해에 아주 작은 게임 3개 정도를 출시하라"고 조언합니다.
빠르게 출시하는 법을 배우는 거죠.
이렇게 작은 게임들이 쌓이면 일종의
'스노볼 효과'가 일어납니다.
팬층이 생기기 시작하거든요.
실제로 스팀은 출시 예정작보다
이미 게임을 여러 개 출시한 개발사의 게임을 더 밀어줍니다.
과거 출시작들을 활용해
신작을 마케팅하는 셈이죠.
"그런거 불가능하거든! 쒸익쒸익"라고 하실 수 있겠지만,
'Cozy Bee Games'라는 개발자를 보세요.
정말 똑똑하게 잘하고 계신 분인데,
힐링 경영 시뮬레이션 게임을 주로 만드십니다.
커리어 초반에 첫해에 게임 3개를 내고,
6개월 뒤에 하나,
또 6개월 뒤에 하나... 이런 식으로 내셨어요.
지금은 말 관련 게임을 만드느라
1년 반 정도 걸리고 있는데
그게 가장 오래 걸린 프로젝트예요.
이분은 다른 사람들이 게임 하나 만들려고 끙끙댈 시간에
이미 수많은 게임을 출시했습니다.
작은 게임들을 꾸준히 내면서 정말 훌륭한 성과를 내고 계시죠.
과소평가된 인디 개발자인데 꼭 한번 찾아보세요.
Q:
다음은 스팀 페이지 트래픽을 늘릴 수 있는 기발한 꼼수(?) 같은 건데요.
재밌게도 스팀에서 권장하는 방법입니다. 한번 볼까요?
크리스:
게임 본편 말고 '스팀 상점 페이지'만 번역하는 겁니다.
스팀 웍스 설정에 보면
게임이 번역됐는지,
아니면 상점 페이지만 번역됐는지 체크하는 박스가 있어요.
페이지만 번역하면
스팀이 유저들에게
"이 게임의 상점 페이지는 번역되었으나 게임 자체는 번역되지 않았습니다"
같은 경고 문구를 띄워줍니다.
유저 언어 설정에 맞춰서 뜨죠.
이걸 활용해서 내 게임이 어느 국가 시장에서 반응이 오는지 테스트해 볼 수 있어요.
예를 들어 전략 게임이라면 독일 유저들의 위시리스트 추가 비율이 높게 나올 겁니다.
독일인들이 전략 게임을 엄청 좋아하거든요.
스팀 웍스에서 위시리스트가 어느 나라에서 오는지 확인하는 방법이 있는데
좀 복잡하니 제 블로그를 검색해 보세요.
가끔 한국이나 중국 스트리머들이 게임을 다루면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한국이나 중국 스트리머가 데모나 게임을 방송하면
위시리스트가 폭발적으로 늘어나요.
이 두 나라 게이머들은 스트리머의 영향을 정말 많이 받거든요.
"왜 갑자기 위시리스트가 늘었지?" 싶을 때
비리비리(Bilibili, 중국의 유튜브 같은 곳)같은 곳을 검색해 보면
중국 스트리머가 방송한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저는 밸브가 말하는 대로
중국어, 한국어, 일본어를 먼저 번역하라고 추천합니다.
유럽 유저들은 보통 영어로 된 내용을 읽는 데 거부감이 덜한 편이지만,
아시아권 언어는 번역 유무가 큽니다.
예산이 한정되어 있다면 아시아 언어 페이지부터 번역하고 반응을 보세요.
또 하나 중요한 점은,
제가 앞서 말한 스팀의 '인기 출시 예정(Popular Upcoming)'이나
'신규 및 트렌딩(New and Trending)' 위젯은
번역된 지역에 따라 노출이 결정됩니다.
스팀 페이지를 해당 언어로 번역하지 않으면,
그 나라 스팀의 '인기 출시 예정' 목록에 아예 뜨지 않아요.
그러니 적어도 출시 2~3주 전에는
꼭 페이지 번역을 해두세요.
그런 지역화된 페이지들의 순위 차트는
해당 지역에 맞춰서 나오거든요.
그 순위 차트에 들어가는 게 노출에 엄청난 도움이 되기 때문에
꼭 신경 써야 합니다.
번역이 안 되어 있으면 아예 차트에 뜨지도 않으니까요.
예를 들어 독일 시장을 겨냥한 전략 게임을 만들고 있는데
독일어로 번역을 안 해놨다면,
독일 스팀의 '인기 출시 예정(Popular Upcoming)' 페이지에 노출되지 않는 겁니다.
그러니 꼭 하셔야 합니다.
그리고 해당 국가 유저들에게서 반응이 오는지 확인해 보세요.
만약 반응이 있다면 더 예산을 투입하거나 뭔가 조치를 취해야겠죠.
아니면 적어도 커뮤니티에 공지라도 해야 합니다.
"안녕하세요, 아직 독일어는 지원하지 않지만
업데이트될 예정이니 기다려 주세요"같이 말이에요
Q:
마지막으로 크리스 님께 '관심 우선(Interest First)' 게임 개발 방식에 대해 물어봤습니다.
리스크를 줄이는 방법이죠.
제 친구이자 후르츠 닌자 디자이너인 루크 머스캣과 얘기했던 주제인데요,
루크는 본격적인 개발에 들어가기 전에
유튜브 개발 일지로 게임을 먼저 검증한대요
아주 똑똑한 전략이죠.
크리스 님의 생각은 어떤지 들어볼까요?
스팀에 게임 페이지를 여러 개 올린다음 반응을 살피고
가장 반응이 좋은 게임을 개발하는 것에 대해 말입니다
크리스:
네, 그 아이디어 정말 좋아합니다.
하지만 스팀에서는 절대 그렇게 하지 마세요.
실제로 폴란드의 '플레이웨이(Playway)'라는 회사가
이 방식을 쓰다가 스팀한테 제재를 받았습니다.
가짜 게임 페이지를 여러 개 올려서
위시리스트 반응이 좋은 것만 남기고
나머지는 지우거나 취소했거든요.
너무 많이 하니까 스팀한테 걸린 거죠.
3개까지는 괜찮고 10개는 안 되는지 그 기준은 모르겠지만,
인디 개발자라면 스팀한테 밉보여서 좋을 게 없습니다.
하지만 관심이 있는지 먼저 측정한다는 아이디어 자체는 아주 훌륭합니다.
우리가 말하는 마케팅의 핵심이거든요.
가장 중요한 건 '게임 그 자체'입니다.
마케팅은 사람들을 세뇌하는 게 아니에요.
사람들이 먼저 게임을 좋아해야 합니다.
마케팅은 그저 좋아할 만한 관객을 찾아주는 거고요.
아무도 원하지 않고, 멋져 보이지도 않고, 흥미롭지도 않은 컨셉이라면
마케팅은 소용없습니다.
"와, 총 든 다람쥐 게임이라고? 저건 꼭 해봐야 돼!"
같은 마법 같은 반응이 있어야 해요.
그래서 대안을 알려드리자면,
이번에도 '돔 키퍼(Dome Keeper)'가 썼던 방법인데,
Itch.io에 게임잼 결과물들을 계속 올리는 겁니다.
그들은 한 달에 한 번씩 게임잼으로 만든 게임을 올렸어요.
그러다가 어떤 게임 하나가 다른 것보다 트래픽이 4배나 터진 거죠.
플레이도 잘 되고 재밌으니까
사람들이 "혹시 레벨 더 만들어주실 수 있나요?" 하면서
뜬금없이 이메일을 보내기 시작한 겁니다.
그게 바로 좋은 신호입니다.
저도 정답은 모릅니다.
사람들이 저한테 "이거 좋은 아이디어인가요?"라고 묻는데,
저도 몰라요.
아무도 모릅니다.
그냥 세상에 내놓고 대중이 좋아하는지 봐야 해요.
그런 면에서 Itch.io가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어요
보통 Itch.io에서 게임을 팔려고 하면 잘 안 팔리지만,
무료 버전을 올리는 건 꽤 괜찮거든요.
'페글린(Peglin)'도 똑같은 방식을 썼습니다.
게임잼 게임들을 잔뜩 올렸는데
페글린이 그중 하나였죠.
사람들이 계속 페글린에 대해 이메일을 보내고
업그레이드되냐고 물어보니까
개발자가 "어? 나 이 게임 만들어야겠는데?"라고 생각한 거죠.
그게 신호였던 겁니다.
그러니 제 추천은, "이 아이디어 괜찮나?" 고민될 때 그냥 만드세요.
한 달 정도 걸려서 작은 게임잼 버전을 만들고 Itch.io에 올리세요.
다운로드가 얼마나 나올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그러니 4~5번 정도 반복해 보세요.
그중 하나가 다른 것보다 압도적으로,
자릿수가 다를 정도로 반응이 좋을 겁니다.
사람들이 "이거 더 만들어주세요, 진짜 재밌어요"라고 피드백을 줄 거예요.
시스템을 속일 필요 없이, 그게 바로 진짜 신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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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한국인이기 때문에 비용이 하나 줄어든건가?ㅋ
여튼 일본어, 중국어로 스팀페이지 번역은 반드시 하시길
한국인이라 기뻐요
크리스 존나 겜잘알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