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행자:
장르 이야기를 좀 해볼까요?
이런 수준의 반응을 얻기 쉬운 특정 게임 장르가 있나요?
장르가 미치는 영향은 어떤가요?
크리스:
마케팅에 대해 깊이 파고들어 진짜 마케팅 이야기를 하자면 이렇습니다.
사람들은 보통 마케팅을 광고나 트윗 정도로 생각하는데요,
하버드 같은 곳에서 진짜 마케팅을 공부하면
그런 건 마케팅의 한 가지 요소일 뿐이라는 걸 알게 됩니다.
진짜 마케팅의 핵심은 바로 여러분이 만드는 제품 그 자체입니다.
제품이 곧 마케팅이죠.
"나는 이런 종류의 게임을 만들 거야"라고 말하는 순간,
여러분은 이미 가장 큰 마케팅 결정을 내린 겁니다.
많은 분들이 "게임을 다 만들었으니 이제 마케팅을 고민해 봐야지"라고 생각하는데,
너무 늦었어요 (Too Late).
어떤 게임을 만들지 결정했을 때
이미 첫 번째 마케팅 결정을 내린 셈이니까요.
스팀, 모바일, 웹사이트, 플래시 게임 사이트 같은 플랫폼마다
선호하는 게임 유형이 다릅니다.
"스팀에 출시할 거고, 이런 종류의 게임을 만들 거야"라고 결정하는 순간
마케팅 결정의 90%는 이미 끝난 겁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스팀에서 절대 안 팔리는 게임들이 있어요.
트윗을 얼마나 많이 하든, 이미지가 얼마나 화려하든
상관없이 안 팔립니다.
비건 식품 협동조합에서 햄버거 고기를 파는 거나 마찬가지예요.
"이건 최고의 버거야!"라고 외치고,
멋진 모델을 세우고,
바이럴 영상을 만들어도 비건 매장에선 고기가 안 팔리겠죠.
스팀도 마찬가지예요. 특정 장르는 그냥 안 팔립니다.
저는 매년 스팀에서 성공한 게임들을 하나하나 살펴봅니다.
생존자 편향에 대한 이야기는 제 블로그에 자세히 써뒀으니 참고하시고요.
제가 하는 방식은 매년 리뷰 1,000개 이상을 달성한 게임들을 전수 조사하는 겁니다.
지난 3년 동안 스팀에서 인기 있는 주요 장르들을 분석해 왔어요.
화면 옆에 보이는 목록이 바로 스팀에서 잘 나가는 장르들입니다.
괄호 안의 숫자는 리뷰 1,000개 이상을 달성한 게임 수예요.
흥미로운 점은, 개발자들이 일반적으로 잘 안 만드는 장르들이
스팀에서 대박을 터뜨린다는 겁니다.
가장 대표적인 게 바로 호러 게임입니다.
스팀은 기본적으로 거대한 호러 영화관이나 다름없어요.
스팀 유저들은 호러를 정말 사랑합니다.
그런데 인디 개발자들 사이에서는
호러 장르가 충분히 대우받지 못하는 것 같아요.
물론 호러를 좋아하는 어두운 취향의 인디 개발자들도 있지만,
대부분은 귀여운 게임을 만들려고 하죠.
하지만 스팀은 호러입니다.
그리고 사람들은 트렌드가 매년 바뀐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굉장히 일관적입니다.
트렌드를 좇으라는 게 아니라 스팀의 문화를 이해하라는 겁니다.
이 트렌드는 매년 거의 똑같거든요.
제가 Crafty build strategy simulation이라고 부르는 장르들이 특히 강세입니다.
선형적인 스토리라인을 따라가며
칼 든 주인공이 보스를 무찌르는 게임보다는,
샌드박스처럼 도시를 건설하거나 기지를 짓고
상점을 운영하는 게임들이 스팀에서 훨씬 잘 됩니다.
작은 인디 팀이 도전해 볼 만한 장르이기도 하고요.
진행자:
정말 흥미롭네요. 질문이 몇 개 들어와서 좀 살펴볼까요?
더그 데밍(Doug Deming) 님은
"11위부터 20위까지 순위도 볼 수 있나요? 이미 장르를 결정해 버려서 돌이킬 수 없는데 어쩌죠?"
라고 물으셨어요.
그런데 더그 님의 질문처럼
이미 장르를 결정했다면 어떡하나요?
장르가 전부인가요, 아니면 다른 방법이 있을까요?
크리스:
가끔 이런 질문을 받아요.
솔직히 말씀드릴게요.
비건 매장에서 햄버거 고기 파는 것과 같은 상황이 있습니다.
VR 게임
플랫포머 게임
퍼즐 플랫포머
퍼즐 게임
매치 3 퍼즐 게임...
이런 건 정말 팔기 힘들어요.
2D나 3D 플랫포머도 마찬가지고요.
(*물론 짤의 게임들은 다 성공한 게임들입니다)
물론 "셀레스트는? 피자 타워는?" 하고 예외를 드는 분들도 계시겠죠.
하지만 제 블로그에서 장르 분석 글을 보시면 아실 겁니다.
플랫포머로 성공하려면 그래픽이 정말 압도적으로 좋아야 해요.
'스트레이'처럼 고양이가 나오는 게임 보세요.
정말 아름답잖아요.
아트 담당 없이 개발자와 기획자만 있는 팀이라면
플랫포머로 성공하기는 정말 어렵습니다. RPG도 그래픽이 중요하고요.
아트 실력이 부족하면 성공하기 힘들다고
솔직하게 말씀드리는 게 제 역할입니다
그래도 이미 만들고 계시다면, 제가 말씀드린 모든 걸 해보세요.
스트리머에게 연락하고, 데모 만들고, 페스티벌 참가하고...
틱톡 댄스까지 췄는데도 반응이 없다면?
과감하게 접으세요.
매몰 비용 오류(Sunk cost fallacy)에 빠지지 말고
최대한 빨리 출시해 버리세요.
기능 더 추가하지 마세요.
뉴 게임 플러스(New Game Plus)나 레벨 에디터 같은 거 넣지 마세요.
레벨 에디터는 개발 시간만 늘릴 뿐
게임을 더 좋게 만들지는 않아요.
그냥 빨리 출시하고 다음 게임을 준비하세요.
진심입니다.
물론 최선을 다해 버그 없이 잘 만들어서 출시해야죠.
배우는 게 많으니까요.
하지만 시장이 관심 없다는 신호를 보내면
미련 갖지 말고 빨리 털고 나가야 합니다.
출시 전 위시리스트 7,000개가 좋은 기준점인데,
온갖 노력을 다 했는데도 그 숫자에 도달하기 힘들다면,
그건 비건 매장에서 고기 파는 거나 마찬가지예요.
그냥 "고기 살 사람?" 하고 내놓고 아무도 안 사면,
옆집 가서 완두콩이나 으깨거나
스테이크 하우스로 가서 고기를 팔아보는 게 낫습니다.
어쨌든 출시는 해야 합니다.
많이 출시해 봐야 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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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 가이의 링크드인 프로필, 의외로 개발자 출신!)
뭐 아재가 늘상 하는 소리긴 한데
걍 가져와봄ㅋㅋ
참고로 크리스가 유독 퍼즐 플랫포머에 공격적인 이유가 밝혀졌는데
그 이유는 그 장르가 잘 안팔리기도 하지만
본인이 개발자 시절 만들어서 실패했던 장르였다고 ㅋㅋ
원본 링크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