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입장에서 이번 데브캠프 심사 봤을 때 이해 안 가는 점들 정리해봄

 

나만 이상하다고 느끼는 건지 모르겠는데, 이번 데브캠프 심사 구조를 뜯어보니까 황당한 부분이 한두 개가 아님. 감사 나오면 어떻게 설명할 건지 궁금한 수준.

 

 

1. 공고문에 없는 기준으로 심사함

 

운영사무국이 "빌드 있으면 안 된다"고 하는데, 공고문 어디에도 그런 말 없음. 정부 지원사업은 공고문이 기준인데 공고문에 안 써놓고 적용하면 행정절차법 위반 소지 있음. 지원자는 공고문 보고 지원 여부를 판단하는 건데, 공고문에 없는 기준이 있으면 지원자 입장에서 예측이 불가능함.

 

 

2. 전화로만 안내하고 문서에는 안 씀

 

"빌드 있으면 안 된다"는 기준을 접수 기간에 전화 문의한 사람한테만 안내했음. 전화 안 한 사람은 이 기준을 알 방법이 없음. 1,461건 접수됐는데 그중 전화 문의한 팀이 몇 팀이나 됨? 전화 안 한 팀은 공고문만 보고 지원한 건데, 그 팀들한테 공고문에 없는 기준이 적용됐으면 이건 정보 비대칭에 의한 차별적 처우임.

 

 

3. 같은 기준을 일관되게 적용하지도 않음

 

"빌드 있으면 안 된다"고 해놓고, 개인 트랙 선정작 중에 스팀 페이지 개설된 과제가 있고, 스팀 얼리 액세스로 출시까지 한 기존작이 있는 개발사의 후속작도 선정됨. 이거 지적하니까 운영사무국 답변이 "확인을 못 해서 뽑은 것"이라고 함. 심사하면서 기준 적용 여부를 확인 못 했다는 건 심사 절차 자체가 부실했다고 스스로 인정하는 거임.

 

 

4. 선정 발표 후에 사후 취소하겠다고 함

 

이미 선정 결과를 홈페이지에 공지해놓고, 이제 와서 "빌드 있는 팀 싹 탈락시키겠다"고 함. 선정 공지는 행정행위임. 이미 공지된 결과를 운영사무국 실수를 이유로 뒤집으려면 명확한 법적 근거와 절차가 필요함. "확인 못 했다"는 본인들 실수를 선정된 팀한테 떠넘기는 건 신뢰보호 원칙에 반함.

 

 

5. 심사 물량 대비 심사 기간이 적정한지 의문

 

심사위원 43명이 1,461건을 이틀간 심사함. 한 조 6명이 209건 봄. 하루 8시간이라 치면 한 건당 약 15분임. 기획서, 과제요약서, 영상, 팀 구성, 빌드 유무까지 15분 안에 다 보고 점수를 매기는 게 공정한 심사라고 할 수 있음? 심사위원 종합의견에도 "식사 시간과 추가 시간을 할애했다"고 적혀 있는데, 이건 기본 배정 시간이 부족했다는 뜻임.

 

 

6. 사업 취지와 제출 요건이 모순됨

 

사업 목적이 "초기 기획 단계의 유망 인디게임 발굴"이라고 해놓고, 제출 요건에 팀원 구성, 팀원 동의서, 아트 자료가 들어가 있음. 초기 기획 단계면 기획자 혼자 아이디어만 있는 상태도 정상인데, 팀원 동의서까지 요구하면 사실상 "팀이 이미 꾸려진 상태"를 전제하는 거임. 기획 단계라면서 팀 확정을 요구하고, 기획 단계라면서 빌드 있으면 탈락시키겠다는 건 기준이 앞뒤가 안 맞음.

 

 

7. 트랙 간 형평성 없음

 

기업 트랙 경쟁률 3대 1, 개인 트랙 경쟁률 20.8대 1임. 같은 사업인데 경쟁률이 7배 차이남. 그리고 기업 트랙이든 개인 트랙이든 이미 스팀 페이지가 개설된 과제, 다른 기관과 협약을 맺고 공개까지 한 과제가 선정되어 있음. "빌드 있으면 안 된다"는 기준이 트랙 불문하고 일관되게 적용되지 않은 거임. 한쪽에서는 스팀 출시된 게임의 속편이 붙고, 다른 쪽에서는 빌드 있다는 이유로 탈락시키겠다고 하면, 같은 사업 안에서 동일한 기준이 존재한다고 볼 수 없음.

 

 

결론

 

이번 심사가 전체적으로 일관된 기준 아래 공정하게 진행됐는지 의문이 많이 듦. 공고문에 없는 기준, 구두로만 안내한 기준, 일관되지 않은 적용, 부실한 확인, 사후 번복까지. 감사 나오면 이거 어떻게 소명할 건지 진짜 궁금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