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만 붙었다 하면 자기가 이길 때 비로소 그제서야 드디어 끝이 나고


알량한 승부욕만 뒤지게 세서 이따금씩 자기의 위치를 망각하고


5 서버의 반냐소라 불리는


고수 채널의 혁찬이라 불리는


진정한 괴물들이 다 떠난 현재


우물 안을 지배하는 상처투성이의 만년 2인자


망자의 미궁 지하 한 판에 부엌칼 할복빵을 기꺼이 응했으나


결국 쑤시진 못한 남자


겟앰프드 1위


황소개구리


링칼의 이야기


링칼은 유년기 부모의 관계 불화로 인한 이른 이혼과 동네 또래 아이들의 집단 괴롭힘으로


남들보다 의기소침하고 조용한 아이였다


시큼한 내음의 까무잡잡한 곰팡이가 서린 벽지를 끼고


퇴근 후 돌아와 저녁밥을 차려주시는 아버지의 투덜거림이


링칼의 눈에 비치는 세상의 전부였다


뛰어 놀을 일도 같이 뛰어 놀아줄 이도 없었던 링칼에게


아버지의 1990 박스 모니터와 빛바랜 본체로 실행되는 겟앰프드는


지뢰 찾기와 핀볼과는 사뭇 다른


어쩌면 그보다 더 짜릿한


알 수 없이 빗발치는 알싸함을 선사했다


그의 나이 11세였다


너희들이 그랬 듯


처음에 그는 겟앰프드라는 게임을 단지 게임으로서 즐겼다


사이버돌쇠의 부랄만한 배꼽


zxc를 눌러 갑옷을 빤스 바람으로 만드는가 하면


순간 무엇이 떠올랐는지


액정 너머로 누런 치아가 훤히 드러났다


링칼의 구부정한 허리춤을 슬며시 지켜본 아버지


한 마디 하려 입을 열었으나 이내 침묵하게 한 아이의 표정


언제였을까


그 순수 여린 밝은 표정을 마지막으로 봤던 날은


싸늘했던 어머니의 빈 자리를 뜨끈한 호롱불로 녹록히 채워주는줄 알았던 겟앰프드 란 존재가


향후


아이를 하나남은 가족이 자신을 지독히도


병들게 하리란걸


아버지는 이를 아는지 모르는지 지켜만 보았다


그렇게 링칼은 점점 더 겟앰프드에 빠져 하교길


날아오는 축구공을 피하기 위해 구비해놓은


집에 도착하기까지 최단시간의 샛길로 발걸음을 옮겼고


하루가 저물수록


링칼의 겟앰프드 실력은 늘어만갔다


예견된 비극의 촉쇄와 함께


16세가 되던 해


비록 베타 서버의 변변치 않은 잔챙이밖에 되지 못했지만서도


여태껏 자신을 옭아매던 고통의 정체를 알아내고야 만다


그것은 바로 위열


지배하는 이와 지배 당하는 이


먹는 이와 먹히는 이


강간하는 이와 강간 당하는 이


이 세계가 아무리 숨기려 악에 받쳐


전신을 뒤틀고 핏발 선 눈깔을 뒤집은 채 괴악스리우만치 청명을 지르며 게거품과 변치레를 낭자히 흩뿌리고선 토사물일랑 게워싸 오지를 발발 떨지만


링칼이란 약자에겐 한없이 드려다 보이는 것


이족보행 하는 가축들의 위선 이중성 강약약강


지금까지 자신이 겪은 역한 수모의 편린들이 한데 모이니


이는 정립되어


링칼은 생각하고


외친다


" 더는 지지 않을거야 "


전설 시리즈는 총 3부작으로 다음 편에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