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왜 오성 와인은 관전석에 있어야 하는가


이 글은 그냥 누구 한 명을 띄우려고 쓰는 글이 아니다.

지금 겟앰판이 어떤 지경까지 왔는지, 특히 골렘 쪽 분위기가 어디까지 굳어졌는지에 대해 한 번은 말해야 할 것 같아서 쓴다.


요즘은 실력보다 인맥이 먼저고, 플레이보다 관계가 먼저다.
누가 잘하느냐보다 누가 누구랑 친하냐가 더 중요해진 느낌이다.


이쯤 되면 게임을 하는 건지, 동창회 명단에 이름 올리려고 접속하는 건지 헷갈릴 정도다.

특히 철갑땅어와 정자3동이 있던 방을 들어간 사람이라면 알 것이다.


그때 차단당하고, 추방당하고, 은근히 밀려난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그중에서도 가장 억울한 피해자를 한 명 꼽으라면, 나는 단연 오성 와인을 말하고 싶다.



오성 와인은 누구인가


오성 와인은 그냥 지나가던 유저가 아니다.

예전에는 무신경이라는 닉네임으로도 활동했고, 당시 김대황, 김퍼컷 같은 군인 유저들과도 비비던 사람이다.


말 그대로 군인판에서 이름을 모르기 어려운 인물이었다.

게다가 이 사람은 단순히 게임만 한 게 아니다.


예전에 군인 분석론까지 썼던 사람이다.

여기서 중요한 건 이거다.


그 분석론이 그냥 “군인 이렇게 하면 좋아요~” 수준의 글이 아니었다.
본인이 긴 시간 군인을 플레이하면서 느낀 것, 고수들과 붙으면서 체득한 것, 선공과 후공의 개념을 자기 나름대로 정리한 글이었다.


그 글의 핵심은 단순했다.

군인은 선공과 후공이 전부다.


이 한 문장에 군인의 거의 모든 것이 들어 있다.



군인을 잘하는 법— 10년 관찰, 50명 이상의 고수, 그리고 하나의 결론


지금부터 하는 말은 장난이 아니다.

내가 군인의 역사를 직접 겪고, 수많은 고수들을 보고, 맞아보고, 이겨보고, 지면서 얻은 결론이다.

날카로운 통찰력.
노련한 판단력.
냉정하고 객관적인 분석력.
그리고 수많은 패배와 빡종의 기억.

이 모든 것을 바탕으로 말하겠다.

군인을 잘하는 방법은 결국 하나다.

후공이다.

물론 이 글은 어정쩡하게 선공만 휘두르거나, 중국산 후공법 비슷한 걸 흉내 내는 유저들에게는 별로 와닿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중국인이 아니다.

한국인답게 참고, 버티고, 갈고닦아야 한다.
스킬을 연마하고, 거리감을 익히고, 상대가 먼저 움직이는 그 찰나를 씹어먹어야 한다.

그게 군인이다.


첫 번째 결론: 후공


겟앰프드 시스템상, 후공은 선공보다 유리하다.

물론 무조건은 아니다.
좁은 맵이나 구석전에서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상대가 구석에서 선공을 마구 밀어붙이면, 후공만 노리다가 정신없이 두들겨 맞고 그대로 게임이 끝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넓은 지형.
서로 거리를 재고, 스텝을 밟고, 눈치를 보는 상황.

그곳에서는 후공이 선공보다 앞선다.

어느 순간부터 후공이라는 개념이 생겼고, 사람들이 그걸 이해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다들 후공을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때부터 이상한 말도 같이 생겼다.

“후공은 비매너다.”

언뜻 보면 그럴 수도 있다.
계속 기다리고, 먼저 안 치고, 상대 실수만 받아먹는 것처럼 보이니까.

하지만 그건 후공을 모르는 사람의 말이다.

후공은 비매너가 아니다.
후공은 실력이다.



후공은 단순히 늦게 치는 것이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후공을 너무 단순하게 생각한다.

상대가 먼저 치면 나는 나중에 친다.
이 정도로 이해한다.

하지만 군인을 오래 해본 사람은 안다.

후공은 단순히 “나중에 때리는 것”이 아니다.
상대의 거리, 리듬, 심리, 타이밍, 습관을 모두 읽고 들어가는 행위다.

후공에는 여러 종류가 있다.
선공에도 여러 종류가 있다.

겉으로 보면 똑같이 치고 빠지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전혀 다르다.

어떤 후공은 상대를 기다리는 후공이고,
어떤 후공은 상대가 치게 만드는 후공이고,
어떤 후공은 선공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후공이고,
어떤 선공은 먼저 치는 것 같지만 후공을 깔아둔 선공이다.

말이 복잡해 보이지만, 고수들은 이걸 몸으로 안다.



후공을 잘하면 선공도 잘하게 된다


여기서 중요한 말이 있다.

후공은 선공과 그 경지를 같이 한다.

이건 군인 컨트롤에서 진리에 가깝다.

후공을 잘하는 사람은 결국 선공도 잘하게 된다.
왜냐하면 후공을 연마하는 과정에서 상대의 빈틈을 보는 눈이 생기기 때문이다.

상대가 언제 들어오는지 안다.
상대가 언제 멈칫하는지 안다.
상대가 지금 치고 싶어 하는지, 빠지고 싶어 하는지 안다.

그걸 알게 되면 선공도 자연스럽게 좋아진다.

그러니까 선공은 억지로 배우는 게 아니다.
후공을 파고들다 보면 자연스럽게 길러지는 것이다.

선공은 익히는 것이 아니라 길러지는 것이다.
선공은 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저절로 하게 되는 것이다.

이 말이 이해된다면, 당신은 이미 군인의 입구에 서 있는 것이다.



군인 초고수의 길


군인 초고수가 되는 길은 단 하나다.

후공을 완벽에 가까울 정도로 반복 연마하는 것.

방법도 단순하다.

1대1 방이나 5점 방을 잡는다. 후공을 계속 연습한다. 상대가 먼저 움직이게 만든다. 상대의 선공을 받아먹는다. 지면 다시 한다. 또 지면 또 한다. 빡치면 잠깐 물 마시고 다시 한다.

이걸 반복해야 한다.

항상 머릿속에 박아둬야 할 말은 하나다.

후공 장전.

게임 시작 전에도 후공 장전.
스텝 밟을 때도 후공 장전.
상대가 갑자기 달려올 때도 후공 장전.
내가 말렸을 때도 후공 장전.

후공 장전이 몸에 배어야 한다.



“너무 당연한 말 아니냐?”라고 생각했다면


맞다.
어찌 보면 너무 당연한 말이다.

후공 잘하면 좋다.
연습 많이 하면 잘한다.
고수랑 많이 하면 는다.

누가 모르냐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대부분 여기서 끝난다는 것이다.

알고는 있는데 안 한다.
중요한 건 아는데 대충 한다.
후공이 핵심인 건 아는데 막상 게임 들어가면 또 성급하게 선공부터 날린다.

그러고 진다.
그러고 상대 욕한다.
그러고 맵 탓한다.
그러고 캐릭 탓한다.
그러고 “아 오늘 컨디션 안 좋네” 한다.

하지만 냉정하게 말하면, 그냥 후공이 부족한 것이다.



내가 증명한 것


나와 5점이나 길드전을 해본 사람들은 알 것이다.

내 플레이의 핵심은 대단한 콤보가 아니었다.
화려한 무빙도 아니었다.
완벽한 워킹전도 아니었다.

그냥 후공이었다.

나는 워킹전이 뛰어난 편도 아니고, 가드나 반격기가 압도적인 것도 아니었다.
하지만 후공 하나만큼은 집요하게 팠다.

그 결과, 수많은 군인 유저들이 후공에 밀려 패배했다.

그들은 뭔가 엄청난 기술에 당한 게 아니다.
복잡한 심리전에 무너진 것도 아니다.

그냥 후공 하나에 밀린 것이다.

하지만 이 “하나”가 결코 작지 않다.
군인에서 후공 하나가 무너지면 모든 게 무너진다.



두 번째 결론: 후공 vs 후공에서의 선공법


후공이 중요하다는 걸 알았다면, 다음 문제는 이것이다.

상대도 후공을 하면 어떻게 할 것인가?

둘 다 후공만 노리면 게임이 멈춘다.
둘 다 “너 먼저 쳐봐” 하고 있으면 겟앰이 아니라 눈싸움 대회가 된다.

여기서 선공이 필요하다.

다만 이것도 아무 선공이 아니다.
후공을 바탕으로 한 선공이어야 한다.

즉, 선공을 하되 후공의 감각을 잃으면 안 된다.



선공과 후공의 이지선다 상황


군인전은 결국 수많은 이지선다의 반복이다.

칠 것인가, 기다릴 것인가.
들어갈 것인가, 빠질 것인가.
유도할 것인가, 받아칠 것인가.
상대가 참을 것인가, 먼저 터질 것인가.

대표적인 상황은 이런 것들이다.


1. 넓은 지형에서 스텝 밟으며 대치할 때

이때 기본 마인드는 후공 장전이다.

상대의 스텝을 보고, 거리 조절을 하면서, 상대가 먼저 들어오게 만든다.
상대가 조급하면 선공이 나온다.
그걸 받아먹으면 된다.

하지만 상대도 참을 줄 안다면, 선공 유도가 필요하다.

살짝 거리를 내주거나, 들어갈 듯 말 듯 움직이면서 상대의 버튼을 끌어내야 한다.
이게 안 되면 둘 다 제자리에서 춤만 추다가 시간만 간다.


2. 거리가 가까워졌을 때

가까운 거리에서는 판단이 더 빨라야 한다.

여기서 선공을 칠지, 후공을 기다릴지 결정해야 한다.
이 판단이 늦으면 이미 맞고 있다.

고수들은 가까운 거리에서 상대가 뭘 누를지 거의 감으로 안다.
이건 경험 없이는 안 된다.


3. 말렸을 때

페이스를 잃었을 때는 억지로 싸우면 안 된다.

이미 리듬을 뺏겼는데 거기서 무리하게 선공을 넣으면 더 맞는다.
그럴 땐 멀리 빠져야 한다.

물러나서 다시 호흡을 잡고, 1번 상황으로 돌아가야 한다.

쉽게 말해, 멘탈 리셋이다.


4. 애매한 중간 거리

여기가 제일 위험하다.

참기에는 답답하고, 치기에는 애매한 거리.
이때 못 참고 선공을 날리는 유저가 많다.

그리고 대부분 그 선공은 읽힌다.

중간 거리에서는 참는 능력이 실력이다.
조금 더 기다릴 수 있는 사람이 이긴다.


5. 스피디하게 치고받는 접전

이 상황은 중요도 별 다섯 개다.

여기서는 선공과 후공이 거의 동시에 섞인다.
페이크 선공, 즉시 후공, 짧은 거리 낚시, 상대 반응 유도까지 전부 나온다.

여기서 밀리면 그냥 실력 차이가 난다고 봐야 한다.


6. 개돌하는 척하면서 후공하기

이건 상당히 고급 기술이다.

무퍼할 것처럼 달려든다.
상대는 “아 얘 들어온다” 하고 선공을 누른다.
그 순간 나는 멈추거나 살짝 빼고 후공한다.

겉으로는 내가 공격적인 것 같지만, 실제로는 상대 선공을 유도한 것이다.

이런 게 군인의 재미다.



세 번째 결론: 나보다 고수와의 무한 1대1


실력을 올리고 싶다면 결국 답은 하나다.

나보다 잘하는 사람과 계속 해야 한다.

비슷한 사람과만 하면 편하다.
이길 수도 있고, 자존심도 덜 상한다.

하지만 실력은 크게 안 는다.

나보다 잘하는 사람에게 계속 맞아야 한다.
내 선공이 왜 막히는지, 내 후공이 왜 늦는지, 내 스텝이 왜 읽히는지 몸으로 배워야 한다.

나는 전역 후, 2013년 초에 망가진 실력을 다시 끌어올리기 위해 길드전, 1대1, 5점만 반복했다.

하루에 5점을 10번 넘게 한 적도 많았다.
상대가 유명하든 아니든 가리지 않았다.
그냥 붙었다.

처음에는 많이 졌다.
당연하다. 다들 잘했다.

그런데 계속 하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 보이기 시작했다.

상대가 언제 참지 못하는지.
누가 선공 유도를 잘하는지.
누가 후공만 노리는지.
누가 가까운 거리에서 강한지.
누가 멀리서 약한지.

그렇게 하나씩 보이기 시작하면서 실력이 올라갔다.



당시 기억나는 군인 고수들


당시 나에게 훌륭한 스승이 되어준 유저들이 있다.


보거스
나와 5점을 가장 많이 한 사람이다. 압도적으로 많이 했다.
내 후공 감각이 날카로워지는 데 큰 영향을 줬다.


황선
보거스와 번갈아가며 계속 5점을 했다.
올선공 개돌 플레이의 선두주자 같은 느낌이었다.


울퉁몬2세(현 혁찬)
후공만 놓고 보면 정상급이었다.
내 플레이와 거의 도플갱어 수준이었다.


생망
개인적으로 가장 힘들었다.
처음에는 정말 아무것도 못 하고 졌다.


제르딘
보거스와 함께 만났던 유저.
후공 정상급이었다.


장교
5점 경험은 없지만 길드전에서 가끔 보거나 1대1을 구경했다.
특히 선공 유도는 달인 중의 달인이었다.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배울 게 있었다.


공전
거의 10년 동안 알고 지낸 유저라 따로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다.


역린

2011년부터 봤고, 길드전과 5점에서 자주 만났다.
후공 정상급이었다.


릴리
길마님 보고 싶다.


미네
선공과 후공의 밸런스가 좋았다.
극후공을 싫어했고, 내 후공도 욕했다.

이런 사람들과 계속 부딪치면서 실력이 완성되어 갔다.



다시 오성 와인 이야기로 돌아가자


여기까지 읽었다면 알 것이다.

오성 와인은 그냥 지나가던 사람이 아니다.
군인이라는 스타일을 이해하고, 분석하고, 직접 부딪치며 쌓아온 사람이다.

그런 사람이 골렘에서 무시당하고, 차단당하고, 추방당하고, 관전석에 머물러야 하는 상황이 맞는가?

나는 그게 이상하다고 본다.

오성 와인은 챙섭의 스승이고, 혁찬의 스승이기도 하다.
단순히 “옛날에 좀 하던 사람” 정도로 치부할 인물이 아니다.

그런데 지금은 인맥 구조에 밀려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이게 내가 말하고 싶은 핵심이다.

겟앰은 결국 게임이다.
게임에서 가장 먼저 봐야 할 건 실력이고, 플레이고, 그 사람이 쌓아온 시간이다.

누가 누구 라인인지,
누가 누구랑 친한지,
누가 방 분위기를 잡고 있는지.

이런 것들이 실력보다 앞서기 시작하면 그 판은 썩는다.

그리고 지금 골렘은 그 냄새가 난다.



결론


골렘 카르텔이라는 말이 과하게 들릴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 분위기를 보면, 최소한 “인맥 중심의 폐쇄적인 구조”가 있다는 의심은 피하기 어렵다.

그 과정에서 실력 있는 유저들이 밀려나고, 말할 자리를 잃고, 관전석으로 밀려난다면 그건 문제다.

특히 오성 와인 같은 유저가 그렇게 취급받는다면 더더욱 그렇다.


그리고 커뮤니티는 결국 사람을 어떻게 대하느냐로 수준이 드러난다.

오성 와인이 왜 관전에 있어야 하는가.

나는 아직도 그 이유를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