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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초등학교


지금은 헤어진 형과 재미있게 놀던 때


팔랑크스가 신규 캐릭터로 나오던 때


연습모드에서 스파이 XX로 세우기를 처음 발견하던 때


배틀 슬래셔 ZX와 어택 마스크로 구름전 패왕을 차지하던 때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그때 그 시절


형과 나는 즐겁게 겟앰프드에 몰두했었지.


형은 특수학교로, 나는 공립 중학교로 가는 바람에 우리 둘의 사이는 점점 멀어졌고


지금은 형이 살아있는지도 모르겠어.


규환이 형, 합콤 영상 찍었던 거 기억해?


내가 메카핸드 ZXC로 냐소를 날리면 형이 일렉소드 건 DXC로 곧잘 콤보를 넣었잖아.


그때가 정말 그립다.


지금 어디서 뭐해?


보고 싶다.


난 그냥저냥 살고 있어.




















2. SP 길드에 들어가다.


지하감옥에서 격투가 + 파이어 크로스 조합으로 후까시를 잡던 때


유치한 욕을 일삼으며 내가 겟앰 정점이라고 생각하던 때


그런 오만함에 젖어있을 무렵, SP 길드 김정곤이라는 유저에게서 길드 초대를 받았지.


그 길드에 들어가 온갖 갈굼을 당하면서 사회의 쓴 맛을 인터넷으로나마 미약하게 맛볼 수 있었어.


날 초대한 정곤이 형은 성격이 정말 이상했어.


자기 밑으로 용병 제자가 4명이라는 둥


매주 휴대폰 결제로 40만원을 쓴다는 둥


허세가 심했고 입도 정말 거칠었지.


난 그런 형한테 게임머니와 리얼머니를 아낌없이 바쳤어.


얼마 못 가 길드를 탈퇴해서 다행이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어설프게나마 닉네임 양식을 맞추며 소속감을 느끼던 그때가 그립기도 해.


정곤이 형!


군인 개념이랑 용병 + 함정가방 조합 잘 썼던 건 인정하는데,


형 인성은 형이 생각해도 정말 더러웠던 거 같지?


형 덕분에 알게 된 도발 매크로도 3개나 있어.




















3. 중학교


겟앰프드에 소원하던 때


당시 친하게 지내던 친구가 PC방에서 겟앰프드를 하는 걸 보고 다시 키보드를 잡았지.


이미디어트 뮤직을 중심으로 여러 고수들의 플레이 영상이 범람하던 때


승욱, 린, 우기명, 선녀와 나무꾼은 겟앰프드 역사에 전설로 남을 인물들


아는 친구가 단대를 존경해서 단대와 비슷한 스킨을 끼고 다녔는데,


공방에서 그 스킨을 낀 채로 단대를 만났다고 자기 블로그에 인증샷을 올렸던 기억이 나네.


그 스킨은 자기가 아니라 (그 당시 사귀던) 자기 여친이 만들어준 거라고 자랑하고 다녔지.


부러웠어.




















4. 고등학교


겟앰프드가 조금씩 무너지기 시작하던 때


본격적인 쇠락기의 시작을 알리던 때


그래도 개인전 서바이벌은 살아있었고 팀래에서 팀킬로 어그로를 끄는 재미도 있었지.


박각태 밑에서 팀킬의 새로운 경지를 느꼈고 느린닌자와 현실에서 직접 만나 술과 담배도 배웠고


담배는 아직도 못 끊고 있어.


하교하고 집으로 돌아오면 닌자에 점핑슈즈를 끼고 독고다이로 팀전 래더를 하는 유저들만 골라 팀킬했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쓰레기 같은 짓이었어.


나도 곱게 죽기는 틀린 것 같아.


스카우트 + 트랜스 볼 조합도 애용했지.


도망치는 재미가 쏠쏠했어.


N 키보드에서 아이락스 키보드로 바꾼 뒤에는 닌자 컨트롤이 예전만큼 안 되더라.


6170, 6431 하도 떠들어대서 큰 마음을 먹고 질렀는데 대각대쉬만 안 될 뿐이지 반응속도는 N 키보드가 훨씬 좋았어.


로지텍 키보드도 미리 사둘 걸 그랬나?


지금 가격이 10배 가까이 뛰었던데




















5. 고3부터 현재까지


GM 네이스가 퇴사하고


래더 동접자 수가 두 자릿수대로 떨어지고


개인전 서바이벌이 임종을 맞이하고


에픽 액세서리까지 출시되면서 고일대로 고여버린 현재의 겟앰프드


총기를 잃고 현실에 찌든 지금의 나와 다를 게 없어졌지만,


앞으로도 겟앰프드는 영원하리!


겟앰프드 수명이 다하는 날,


나도 인생이라는 게임에서 회원탈퇴를 하게 될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