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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되짚어 보면 이세상 짠내가 아니다.
과거로부터 시간이 꽤 흘렀는데 두식이 손을 다잡으려해도 아직도 손이 덜덜 떨리는거 보면 아직도 자신때문에 다 떠나보냈다는 두려움과 공포가 말로 표현 못할만큼 심한것 같다.
부모님의 죽음 그리고 할아버지까지 떠나보내고 들었던
'사람 잡아먹는 팔자' 이 말이 어린 두식이의 명치끝에 걸려 있는 상태로 자랐겠지
저 말을 들었던 후부터 곁에 사람을 가까이 두지 않기 시작했을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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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홀로 서울 생활을 시작했던 스무살.
친구인지 형인지는 아직 모르겠지만 두식이 명치끝에 남아있던 그 말을 조금은 내려놓을 만큼 정말 가족처럼 정을 주고 받았던 사람이 결국 두식이를 떠났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명치 끝에 남아있기만 했던 그말이 두식이 마음 곳곳에 독처럼 퍼졌을 것 같아.
그 뒤로는 지금처럼 그 누구에게도 곁에 두지 않는 것 같고.
정을 주고 도와주고 싶어도 최소한의 시급을 받는게 나름의 선을 그어버리는 방식이라 생각한듯 하고.
성현이 나타나고 마을 사람들이 두식이를 찾지 않을때 내가 다 서운했는데 그게 두식이 원하던 자신의 자리라고 생각한 것 같기도 함.
여기저기 북적북적하게 사람들 틈에서 자신이 갖고 있는 깊고 깊은 외로움을 버티면서도 자신이 훌쩍 떠나도 그 빈자리가 덜 보일 수 있는 위치, 누군가 채워줄 수 있는 자리.이렇게 사는게 두식이 짊어진 외로움의 무게를 버티는 방식인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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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식이의 악몽을 다시 생각해봤는데 어쩌면 어두운 공간은 두식이의 외로움과 두려움이 가득한 내면이고, 그 안에 있는 두식이는 괴로워하고 숨이 막혀하는 것 같아 보이기도 하고 벗어나고 싶어 보이기도 해.
그런 두식이를 잡았던 그 손은 마지막으로 두식이 지켜봤던 지인의 죽음 = 두식이의 트라우마인듯 하고.
두식이 벗어나려고 해도 결국 그 기억이, 그 죄책감이 두식이를 붙잡는거지.
근데 이렇게 생각하니까 더 마음 아픈듯하다. 두식이 스스로 내면의 감옥을 만들어 본인을 가둔 것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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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의 말들이 그냥 단순히 오윤 형 대변하는 말인가 싶었는데 다시 생각해 보면 자기 자신을 얘기하는 것 같기도 하다.
평생이 울퉁불퉁 비포장 도로인 사람, 죽어라 달렸는데 그 끝이 낭떠러지인 사람.
두식이 자신이 지나왔던 삶을 얘기했던 느낌이 들어.
죽을 것 같은 외로움과 괴로움에 사무쳤을 삶인데 스스로 곁에 아무 생명조차 두지 않는 삶.. 이렇게 안쓰러운 삶이 어딨을까.
죽어라 달렸는데 그 끝이 낭떠러지였을 두식이 다시 죽어라 달려보고 있는 것 같아서 너무 눈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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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그렇게 살아온 두식이의 삶에 혜진이 나타나고서 혜진이를 신경쓰고 혜진이 다른 누군가를 신경쓰면 질투도 하고 혜진이 곁에 있고싶은 마음이 자신도 모르게, 자신도 제어 할 수 없게 불쑥불쑥 나오는 것 같아.
그래서 오늘 톰이 혜진이 옆에 있어 줄 수 있는 좋은 사람이 자네일 수 있다 라고 해줘서 너무 좋았음.
혜진이 곁에 있는게 절대 안된다고 스스로 거리를 뒀는데 그 말을 듣고서 두식이도 혜진이와 함께 한다는게 말도 안되는 꿈같은 얘기가 아닌 현실이 될 수 있다는 그 틈을 만들어 준 것 같아서.

두식아 이번엔 죽어라 달렸을 삶의 끝이 낭떠러지가 아닌 혜진이와 함께 걸을 수 있는 끝이 보이지 않는 꽃길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