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김재동 객원기자]‘ 그리하여 그녀는 어쩔 수가 없게 됐다. 사회적 지위니 성격 불일치니 따위는 더 이상 고려할 가치도 없어지고 말았다.
날길이 15cm 과도가 그녀를 노렸을 때 그는 서슴없이 자신의 몸을 던져 그 칼을 막아냈다. 그러고는 오히려 멍든 그녀의 팔을 걱정했다.
가로등 꺼져 칠흙같은 어둔 골목길, 뒤에선 정체모를 발자국 소리가 그녀의 심장을 옥죄어 올 때 그는 환한 손전등 불빛과 함께 나타나 그녀의 불안을 씻어주었다.
30년 넘게 어색했던 아버지와 대하기 껄끄러운 새어머니가 방문했을 때 그는 남자 친구를 사칭하고 끼어들어 스스럼없는 반말과 격의 없는 태도로 그들 셋이 사실은 화목할 수 있는 가족임을 일깨워줬다.
그녀는 비를 싫어했다. 흐트러짐을 강요하는 질척임과 꿉꿉함을 싫어했다. 그리고 그는 그런 그녀에게 비에 젖는 쾌감과 자유로움을 일러줬다.
몇 달 할부의 부담을 감수하고 장만한 구두가 파도에 휩쓸려 사라졌을 때, 그것이 실은 안정된 고수익 페이닥터로서 자신에게 베푼 마지막 호사여서 더욱 안타까웠을 때, 그는 서핑보드에 올라탔다는 둥, 오다가 주웠다는 둥 부담갖지 말라는 티를 팍팍 풍기며 찾아줬었다.
이 밖에도 그는 사람 사이에 선을 긋는 행위의 부질없음을 알려줬고 소셜 포지션의 덧없음도 일깨워줬다. 그리고 그런 세속적 가치란 허물을 벗어던졌을 때 그녀 자신이 얼마나 사랑충만한 여성이자 인간일 수 있는 지를 알려줬다.
그리하여 그녀는 마침내 그를 향해 “좋아해!”라 말하지 않을 수 없게 돼 버린 것이다.
그도 역시 결국은 어쩔 수 없게 됐다.
(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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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인들 잡아먹는 아이’로 자라 사람들을 도우며 씻어내리고 씻어내려도 씻기지 않던 홍두식의 외로움도 이제는 씻어질만 하겠다." 아 울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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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 진짜 다 받는 글이다 - dc A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