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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도 꿀꿀하고 해서 미선이랑 서울 놀러왔어
오랜만에 랍스터 코스로 썰었다
미선이 이 기집애 엄청 좋아하더라구 버터향에 애가 넋을 놔

혜진아 랍스터야
좋은 인생이다

이러더라구ㅋㅋ
랍스터 먹는데 난 왜 홍게 생각이 나냐구
얼마전에 홍반장이랑 홍게 먹던거 홍반장 보조개에 홍게살 날리던거 생각나서 혼자 빵 터졌거든
버터 듬뿍 두른 랍스터보다 양념 하나도 안한 홍게가 더 맛있던데 훨씬 싱싱하고 달고 부드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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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완전 도시맞춤형 인간이라 시골 있다가 서울오면 엄청 신날 줄 알았거든
근데 생각보다 별로 재미가 없어
표미선이 나더러 이상하대
쇼핑으로 카드한도 터뜨릴 기세는 다 어디가고 뭐 하나도 안 사고 이상하게 남자옷만 기웃거린다고
내가 그랬나
공진-서울도 시차 있나 적응할 시간 필요한가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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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먹고 밖에 나오는데 갑자기 비가 와
비 예보 없었는데
주차장 금방이라 그냥 뛰어 가자고 했더니 미선이가 나보고 진짜 이상하대
비맞는거 세상에서 젤 싫어하면서 비맞고 뛰자니 왜 그러냐고


그러게
비 맞는게 너무 싫어서 늘 우산을 들고 다니던 나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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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고도 없이 내리는 빗속에
이제 홍반장이 보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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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선가 나타나 잃어버린 구두를 내게 건네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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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기 없는 인생은 없다고
우산을 써도 어차피 젖을거 그냥 확 맞아버리라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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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손을 먼저 내밀고
미끄러져 넘어지던 나를 잡아주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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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반장이 자꾸 생각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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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는척 하는 나를 모른척 업어주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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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구두 한짝 기어이 찾아 주고는
길가다 주웠다며 환히 웃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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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 넘어가게 달려와서 내 걱정부터 하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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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반장이 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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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아오른 빨간 얼굴을 차게 얼린 두 손으로 감싸 식혀주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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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겁다 너무,
한마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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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모르게 속절없이 끌려 입맞춰버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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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반장이 보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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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생각 없이 나를 활짝 웃게 해주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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얽히기 싫어하는 내게 함께하는 즐거움을 알게 해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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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반장 생각에 가슴이 뛰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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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낭만에 불을 붙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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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두고 가지 말라며 내 어깨에 기대 울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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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움에 떨며 품속으로 뛰어들던 나를 말없이 안아주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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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구하기 위해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몸을 던지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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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반장에게 가야겠어

김서린 창문처럼 흐릿하고 뿌옇던 내 마음이 소나기에 씻겨 선명해졌어
아, 나 홍두식 좋아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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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선아 나 미친년 같지
괜히 빗속으로 걸어가서 오는 비를 있는대로 맞고는
오늘 원피스는 하필 꽃무늬고 그치
담에 랍스터 코스 곱배기로 쏠께
호텔 침대 가로로 누워 써

나 먼저 공진에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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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반장 없을까봐 온천지를 뛰었는데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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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해
나 홍반장 좋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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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완전 계획형 인간에 온갖 조건 다 따지고
비싼 신발 좋아하고 선넘는거 딱 싫어하는 사람인거 알지
우리 뭐 제대로 맞는거 하나라도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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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그런거 다 모르겠고
그냥 홍반장이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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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뭐 어떻게 해달라는거 아냐
내 마음이 있는대로 부풀어 올라서 이러다가 아무데서나 터져버릴거 같아
나도 어쩔 수가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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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눈을 어디서 봤더라
호두 좀 챙겨먹어야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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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 아니지
꿈이면 깨우지 마
키스하면 종소리 들린다던데 폭죽소리 들은거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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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반장도 나 좋아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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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선아
키스다
좋은 인생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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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남자친구 생겼어


참,
홍두식 취득세 납부 완료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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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전드 10화 멋대로 건드린거 같아서 양심에 좀 찔리고 그렇다
혹시라도 불편했으면 미안하고 그냥 스루해주겐니
갯요일이잖아
좋은 날이다